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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자주 하는 후회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7. 30. 04:51

살면서 자주 하는 후회

 

 

 

 

 

 

제가 살면서 자주 하는 후회 중에 하나는

“내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도 됐었는데….”하는 후회입니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사실 별 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크게 화를 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성급한 결정으로 일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든 경우가 제법 많았기 때문입니다.

 

엊그제는 사소한 말다툼 도중에 아내 되는 사람이 “그럼 우리 이혼할까?” 이 말 한 마디를 했다가 정말로 이혼을 해버린 부부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이혼을 하고 부부는 2년을 따로 살다가 최근에 아내가 2년 전에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정중히 사과를 하고 다시 재결합을 한 부부였습니다.

 

부부가 애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남자가 바람을 피웠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니었는데 홧김에 한 말 때문에 2년 동안 부부와 두 자녀가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남편은 혼자 원룸을 얻어서 생활하고 있었고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살았는데 서로 자존심이 강했던지 누가 먼저 “미안하다”는 말이나 “우리가 이러면 안 되잖아.” 이 말을 하지 못해서 떨어져서 살았다고 합니다.

 

 

 

 

 

 

 

 

 

 


 

저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와 비슷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했다가 결국 사람도 놓치고 일도 뒤죽박죽되어 버린 경우가 있었거든요.

 

제가 지금도 깊이 반성하는 것은 저의 생각만 가지고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고 함부로 단죄한 일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옹졸한 생각이었고 부끄럽고 미안한 일입니다.

 

불길이 너무 강하면 고구마는 익지 않고 껍질만 탄다고 하지요. 화가 날 때 말이 많으면 나중에 후회할 일만 잔뜩 생기는 법입니다. 그래서 화가 난 상태에서는 말을 많이 하거나 어떤 결정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의 수위도 대단히 조심해야 합니다.

 

벽에 못을 박으면 나중에 그 못을 뺀다 해도 못자국은 남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화가 나는 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그때 내가 왜 그렇게까지 화를 냈는지 후회될 때가 많습니다.

 

요즘 저는 화낼 일이 거의 없지만 혹시라도 화가 치밀어 오르면 ‘내가 모르지만 뭔가 다른 속사정이 있을 거야.’하고 제 자신을 다독입니다.

 

그렇게 화를 누르고 나중에 알아보면 상대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요.

 

어떤 이유로든, 나이나 직위로 내뿜은 화는 상대가 누구이든 간에 또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내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