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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방역수칙·자가격리·집회 독려 ‘3가지 거짓말’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8. 18. 04:56

사랑제일교회, 방역수칙·자가격리·집회 독려 ‘3가지 거짓말’

등록 :2020-08-17 21:54수정 :2020-08-18 02:46

 

방역수칙 지켰다?
유튜브 영상·교인 아들 증언 보면
“마스크 없이 좁은 예배당서 찬송가”
방대본 “많은 신도들 교회에서 숙식”

자가격리 지켰다?
전광훈 목사 15일 오후 3시20분에
“열도 없는데 구청서 격리대상 통보”
교회 “15일 오후6시 격리통리서 받아”

집회 독려 안했다?
전 목사 11일 보수 유튜브 채널 출연
“교회 팔아서도…나와주기만 하면 돼”
사랑제일교회도 “낮 12시 광화문” 공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서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300여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합숙예배’와 ‘마스크 미착용 설교’ 등 보건당국이 강조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경찰은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전광훈 담임목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랑제일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당국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 교회 쪽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방역수칙 지켰다?

 

전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회는 첫 확진자가 확인되자 당국이 시설 폐쇄 조치를 하기 전에 교회 출입을 금하고, 성도들의 출입을 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2일 직전까지 대규모 실내예배와 합숙예배가 진행됐는데, 예배에 참석한 교회 관계자들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교인 20여명과 함께 이 교회에서 합숙한 70대 여성 ㄱ씨의 아들은 이날 <한겨레>에 “어머니가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과 함께 교회 강당에서 철야기도를 하고 숙식을 했다”고 밝혔다. ㄱ씨가 합숙한 시기에 교회 쪽에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일부 교회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 9일 촬영된 영상에는 전광훈 목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진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8·15 광화문 집회를 앞두고 열린 ‘사랑제일교회 매일기도회’에선 신자들이 좁은 예배당에 모여 두시간씩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연단에서 노래하는 목회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많은 신도와 방문자들이 이 교회에서 숙식을 한 부분도 확인이 됐다”며 “사랑제일교회에서의 전파가 여러 날에 걸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연재 사랑제일교회 자문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들어가는 골목길에서 열린 서울시의 전광훈 목사 고발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의 자가격리 의무 위반 반박, 허위사실 유포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자가격리 위반 아니다?

 

교회 쪽은 전 목사가 자가격리를 위반한 사실이 없고, 집회 참석을 독려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전광훈 목사는 (이전에) 어떠한 통지도 받은 적이 없다. 15일 오후 6시께 격리통지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5일 집회 때의 영상을 보면 전 목사는 오후 3시20분께 “나는 이렇게 멀쩡하고 열도 없는데 구청에서 우리 교회를 찾아와 나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통보했다”고 발언했다. 방대본도 이날 “성북구청 직원이 교회 쪽에 자가격리 통지서를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16일 전광훈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전 목사가 15일 오후 2시 서울시로부터 자가격리 명령을 받고도 오후 3시10분께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자가격리를 위반했다”며 “교회가 서울시에 제출한 출입자 명단에 전 목사의 이름이 누락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교회 쪽이 교인의 코로나 검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ㄱ씨 아들은 “어머니가 12일부터 발열과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지만 집회 관계자가 전화해 ‘8·15 집회 이후에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가족의 권유로 ㄱ씨는 집회에 참석하지 않고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교회 쪽은 “교회 차원에서 합숙을 진행한 적은 없고 개별적으로 참석한 교인들이 새벽기도를 하면서 잠을 잔 것 같다”며 “12일 확진자가 나온 뒤 모든 예배를 중지하고 보건소의 지시에 따르라고 공지했다. 집회 이후에 검사를 받으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지난 15일 오후 3시께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통지를 받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연설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집회 참가 독려 안 했다?

 

경찰은 전 목사가 교회 신자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광화문 집회 참여를 독려한 영상을 확보하고 전 목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 목사는 지난 11일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우한(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집회 금지령을 내린다고 국민들이 모이지 않겠나”라며 “교회를 팔아서도 집회를 하는데 그날(8월15일) 나와주기만 하면 된다. 1천만명 가까이 나올 거 같다”고 했다. 해당 영상에서 전 목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여성 택시기사가 (코로나19) 3주 전에 교회에 예배를 와서, 참석자들에게 몸에 열이 오르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신고하라고 했는데 확진자가 없었다. 야외에선 번지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 집회가 열렸던 15일 당일 사랑제일교회에 전화를 걸면 무인 응답을 통해 “광화문역 6번 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낮 12시부터 8·15 국민대회가 진행됩니다”라는 공지가 나왔다.

 

강재구 이재호 김양진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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