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거중조정 역할 힘실린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거중조정 역할 힘실린다

등록 :2020-12-31 20:06수정 :2021-01-01 02:42

 

문 대통령과 호흡 맞춰온 신현수
박범계-윤석열은 연수원 동기
법무부-검찰 협조 관계 복원 관심

 

31일 오후 서울 청와대에서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0. 12. 31 청와대사진기자단=한겨레 이종근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임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이다. 문 대통령이 집권 5년차에 접어들어 검찰 출신을 처음으로 민정수석에 기용한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혈투 끝에 치명상을 입은 청와대에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그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법무부-검찰의 안정적 협조 관계’를 복원해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 수석은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04년부터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과 호흡을 맞춘 친문 핵심 법조인이다. 신 수석은 2012년 대선 땐 문재인 캠프 법률멘토를 했고, 2017년 대선 땐 법조계 좌장으로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공헌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에는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기용돼 국정원 개혁을 주도했다. 2018년 8월 국정원 기조실장에서 물러난 뒤 2년여 만에 다시 참모로 돌아와 문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검찰 출신 민정수석 기용은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서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진단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1년간 추-윤 갈등에 대해 민정수석실은 ‘검찰개혁을 위한 진통’이라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민정수석실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정지에 맞서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될 것이라는 보고를 올리는 등 상황 판단에도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에게 전권을 위임한 뒤 실패에 따른 책임도 문 대통령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이전과 달리, 검찰을 잘 아는 신 수석은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거중조정 역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사실은 지난 8월 사퇴한 김조원 수석 후임이 신 수석이었는데 본인이 고사하고 대통령도 부담을 주기 싫어서 김종호 수석을 임명했던 것”이라며 “상황이 심각해진 만큼 신 수석도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1년간 법무·검찰의 혼란상이 추-윤 갈등에서 비롯된 만큼 박범계 후보자와 윤 총장의 관계도 관심거리다. 지난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두 사람은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박)-“과거에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냐”(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는 게 검찰 안팎의 설명이다. 윤 총장이 2013년 11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로 좌천되자 박 후보자가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형”이라고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위로하는 등 사법연수원 동기인 두 사람은 동기모임 등을 통해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국감에서 설전을 벌이긴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가 검찰에 요청해 서울고검 청사에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설치한 것도 검찰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유화 제스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서울고검에 마련된 것도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박 후보자는 31일 청문회 준비단과 상견례를 하며 “여의도에는 민심이 있고 서초동에는 법심이 있다. ‘민심에 부응하되 법심도 경청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청에 사무실을 정했다”고 설명했다.검찰의 한 간부는 “검찰개혁의 제도적 완성과 안착을 위해 검찰 출신의 민정수석이 현장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장점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며 “박 후보자와 윤 총장의 관계도 나쁘지 않아 불필요한 감정 대립이나 소모적 다툼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이완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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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6801.html?_fr=mt2#csidx34e2a9092ac5d3aa87b4d48c52674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