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선장들의 의식개혁

성령충만땅에천국 2014. 4. 30. 13:55

4월의 묵상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헤치느니라-요10:12-

 

미국의 어느 시골 어항에 원양으로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오랜만에 돌아오는 고깃배를 환영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그들은 만선으로 고기를 잡고 돌아온 배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고 배’를 보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고 합니다. 그 배는 언제나 특종 사고를 내고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그때도 무슨 사고를 내고 돌아왔을까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모여 들었는데 선원들이 어느 때 같지 않게 당당히 내리는 것입니다. 이게 웬 일이냐고 묻자 ‘사고 배’의 선원은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합니다. “선장이 바뀌었거든요.”

 

선장이 문제입니다. 이번 청해진 해운의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이 원인은 선장에 있습니다. 450여명을 태우고 인천항에서 제주도를 향해 떠난 선장(69세)은 그 많은 귀한 인명이 자기에게 맡겨졌다는 청지기 의식이 없었습니다. 배를 속옷 바람으로 선장이 맨 먼저 탈출해 나오고 연이어 선원들이 탈출해 나왔는데 기자들이 한 선원에게 비상탈출 매뉴얼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노약자, 아이들, 임산부 순으로 하선을 시키고 승객들이 다 내린 뒤 선원은 선장과 함께 선내 순찰을 하여 한 명이라도 더 있나 확인한 후 배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합니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질문에 “(배가 기울었는데) 객실에 어떻게 갑니까? 진짜 이 양반들 희한한 양반들이네”라고 화를 냈다고 합니다. 알려진 바로는 이번 선장은 벌써 정년퇴임을 했는데 세월호 선장이 휴가를 간 동안 일 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었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시키는 대로 일해 주고 임금을 받는 삯꾼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조된 뒤에도 물에 젖었던 5만 원 권 지폐를 뜨거운 구들장에 말리고 있던 한심스러운 사람입니다.

 

가정에도 선장이 있습니다. 직장에도 선장이 있습니다. 교회에도 회사에도 선장이 있습니다. 나라에도 선장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복지를 책임 져야할 선장들입니다. 누구의 삯꾼들도 아닙니다. 자녀들을 학대하는 가장, 자기의 재물과 명예를 위해 하수인으로 보이는 직원을 거느리는 회장, ‘예수천당, 불신지옥’, ‘삼박자 축복과 무병장수’로 무속화하여 건물의 대형화와 교인 수 확장에만 힘쓰는 목사, … 이들은 삯꾼들입니다. 하나님께 일을 맡은 청지기가 아닙니다.

 

내 자신은 어떤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세계 2위라는데 저는 운전대를 잡은 선장으로 누구를 태우고 가든 한 번도 기도를 하고 운전을 한 일이 없습니다. 보험회사의 콜센터 전화번호도 단축키로 제 핸드폰에 저장해 놓은 일이 없습니다. 대형 교통사고를 매일 같이 보면서도 이렇게 비상수칙도 없고 완전히 안전 불감증에 걸려 있는 사람이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기도:

하나님, 작고 큰일에 청지기로 써주신 하나님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게 해 주십시오. 아멘.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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