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말이 없는 자연

성령충만땅에천국 2014. 7. 23. 18:13

7월의 묵상

낮은 낮에게 그의 말씀을 전해 주고, 밤은 밤에게 그의 지식을 알려 준다. -19:2-

 

   도심을 떠나 시골의 자연에 안기면 먼저 소음이 없습니다. 경쟁하는 광고판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무 사이에 앉아 있으면 어떤 신비한 음성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다윗은 그런 신비한 체험을 한 모양입니다.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시고 빛과 어둠을 나누었는데 말이 없는 자연은 그 속에서 빛인 낮은, 낮에게 속삭이고 어둠인 밤은, 밤에게 속삭여서 창조의 신비를 자연 속에서 계시하고 있습니다. 이 영광스런 모습을 보고도 불신자는 왜 창조주 하나님을 보이라고 하는 것일까요?

 

   이번에 저는 2회 세종 산야초 힐링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운주산 기슭에서 자라는 하얀민들레, 엉겅퀴, 와송, 곰보배추, 자색돼지감자, 수퍼여주 등 각종 산야초를 내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이 힐링 축제는 자연식에 길들여졌던 우리가 갑자기 육류와 기름진 서양 음식으로 식습관이 바뀌어져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에 자연 선호적인 옛날 음식 습관으로 되돌아가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만든 축제인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말씀하시되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3:18)”라고 말했는데 우리는 단 것과 기름진 고기와 밀가루 음식과 카페인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다니엘은 바벨론 왕의 음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고집하여 아름다운 용모를 유지했음을 잊은 것입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또 놀란 것은 이 산야초들이 많이 자라고 있는 운주산 기슭의 뒤웅박 고을에 장류동산 테마공원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간장, 된장 등 장류 독이 수백 개가 놓여 있는 뜰이 있는데 그곳에 한국의 한 어머니가 평생을 장독대를 어루만지며 정화수를 떠서 정성을 다하여 빌며 온 가족과 이웃들의 먹거리인 장을 담그고 된장을 담가서 섬겨 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분의 아들 손동욱 씨와 그곳 임직원 일동이 어머니가 아들처럼 아껴서 쓰던 장독을 그대로 유지하고 가꾸면서 거기서 나오는 간장과 된장을 사용하여 동산의 중턱에 세운 식당 醬鄕館에서 음식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습니다. 손동욱 씨는 1985715일에 이 장류동산을 세우게 되었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이 조각마다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 장류동산 테마공원을 다 돌아 박물관을 지나서 주차장으로 다 온 자리에서 이북에서 201110월에 작고한 동생 오영재의 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사모하며 쓴 늙지 마시라는 시였는데 2000년 제1차 남북 이산가족 만남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그렇게 그리던 어머니는 5년 전에 작고하고 안 계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시가 지금 바위 시비에 새겨져 땅위에 솟아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손동욱 씨가 자기 어머니를 그리며 마음으로 외쳐 어머니를 부르던 소리가 땅 속에서 어머니를 그리던 동생을 불러 서로 마음이 소통하여 그 시비를 땅에서 솟아나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기도:

하나님, 말없는 자연이 신비의 대화로 우리에게 하나님을 깨닫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멘.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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