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성경 말씀 묵상
2월의 말씀 산책
사순절은 부활절 전까지 주일을 뺀 40일 동안을 말한다. AD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춘분이 지나고 만월이 된 후 첫 주일을 부활주일로 지키도록 결정하게 됨으로 금년(2016년) 부활절은 3월 27일이 된다. 따라서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재의 수요일)은 2월 10일 구정이 끝나는 마지막 날이다. 각 교회마다 사순절 절기 행사를 준비한다, 성탄절처럼 요란하지는 않지만 ‘은총의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 등이다. 이 기간 동안에 그리스도의 삶, 십자가의 고난, 부활 등을 생각하며 근신하고 회개하는 깊이에 따라 은총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교인들의 특새(특별 새벽기도) 참여자 수가 줄어든다. 평소에 새벽기도에 안 나왔던 교인들이라도 이런 절기만은 나와서 기도하면 신앙의 깊이가 생기고 예수님께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텐데 교인들은 영적인 성장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참석만 해주어도 될 것 같은데 전혀 모이기에 힘쓰지 않는다. 어떤 대형교회에서는 40쪽짜리 퍼즐 게임판을 주문해서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만 매일 한쪽씩을 준다. 40일 새벽 기도회를 완주하면 그 그림이 완성 되는 것이다. 40일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규칙생활을 해냈다는 기쁨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다. 한번 익힌 규칙생활은 또 다른 규칙생활을 유도한다. 그래서 변화된 삶을 살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행사다. 자력으로 퍼즐을 주문할 수 없는 교회는 유치하지만 새벽기도를 결신한 교인들의 이름을 기도실 문 앞에 붙이고 40일 동안 매일 참석한 날만큼 별을 붙이게 한다. 그런데 이것은 결신하지 않은 사람을 부끄럽게 하며 또 열심히 참석한 사람은 자만심이 생겨서 중직자가 사순절 기도회도 나오지 않는다고 비난도 하고 또 규례와 명령과 법도를 잘 지키는 정도로 신앙의 척도를 삼으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새벽기도, 십일조, 주일성수 등으로 장로나 권사 후보자를 선정하는 교회도 생기고 있다. 이는 예수님의 생명의 성령의 법에 어긋난 일이다. 예수님은 이런 비본질적인 율법에 얽매인 바리새인이나 율법학자들을 질타하셨다. 유교 사상도 본질보다는 형식만 남아 나라를 망치는 우를 범한 일이 있다. 예수님은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의 본체이셨으나 이를 버리고 지상으로 내려오시어 인간으로 종이 되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다. 그래서 사순절 기간 동안은 우리가 그의 낮아짐과 순종과 자기를 버리는 삶을 묵상하고 그의 부활을 기다리는 기간이다. 그러나 아무리 새벽기도를 열심히 해도, 40일 금식을 해도, 아무리 자기를 죽이는 고행을 해도 주님을 따를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땀이 땅에 떨어질 때 핏방울처럼 되기까지 기도하셨는데 돌아와 보니 제자들은 잠을 이기지 못해 자고 있었다. 인간은 그렇게 약한 존재다. 그 때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고 당부하실 뿐이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엄격한 규율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이해하는 일이다. 인터넷에서 사순절 기간 동안 묵상하는 글들을 읽었는데 외국인들의 글에서 이런 것을 발견 했다. 오후의 간식을 포기하자. 저녁때는 한 시간 동안 스마트 폰을 꺼놓자. 얼마동안 커피나 초콜릿 등 기호 식품을 삼가자.
이것은 뜨거운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너무 미지근한 권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나쁜 버릇을 버리는 습관을 남에게 공개하는 것뿐이다. 한국 사람은 고춧가루 정신이 있다. 그래서 미지근한 것은 싫어한다. 금연 광고도 ‘후두암 1mg 주세요. 폐암 하나 주세요. 뇌졸중 두 갑주세요.’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흡연하지 않은 사람이 흡연하는 사람의 건강을 걱정하는 체 하면서 만든 광고이다. 예수님이라면 금연이 잘 안 되는 흡연자에게 이런 상처를 주는 권고는 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사순절은 남에게 버리라고 강요하는 기간이 아니고 자기 것을 버리는 연습을 하는 기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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