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성경공부와 경옥고

성령충만땅에천국 2016. 10. 24. 11:07

성경공부와 경옥고|성경 말씀 묵상

은혜 | 조회 163 |추천 0 |2016.10.22. 10:08 http://cafe.daum.net/seungjaeoh/J75F/189 

10월의 말씀 산책

 

내가 주일학교 성경공부를 맡았던 때부터 내 성경공부 교사 경력을 따지면 50년이 넘는다. 처음에는 성경의 말씀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고 뽐내며 교사 노릇을 하였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와서는 내가 가르치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내 방에 그들을 모아 찬양하고, 성경 읽고, 말하고 들으며 기독교 분위기를 느끼는 일들을 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자기들의 수학 실력을 너무 잘 아는 교수와 성경공부를 한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지만 오히려 나와 사귀면서 더 공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성적이 좋아지기도 했고 또 학교를 떠난 뒤로도 그 때 감사했다는 편지를 보내온 학생도 있었다. 대학 교수 동료들과도 성경공부를 했다. 처음 1970년대 승용차가 많지 않아 학교버스로 통근할 때는 수업 전 다락방으로 기도회를 했지만 점차 자가용이 많아지면서부터는 교수들의 다락방기도회가 없어졌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희망하는 교수가 모여 다락방기도회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매주 한 사람씩 성경을 읽고 깨달은 것을 간증하고 서로 그에 대해 문답한 뒤 기도하고 마치는 형태로 진전되었다. 목사님을 지도자로 모셔 와서 성경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이것이 그러한가?”하고 성경을 읽다가 스스로 깨달은 것을 이야기하고 삶을 나누는 그런 방식이었다. 그리고는 연 말에는 이 내용들을 책으로 만들어 삶으로 나타나는 신앙이라는 소책자를 발행하여 교수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교회에서의 성경공부는 제도에 매인 것이 되어 좀 의무적인 것이 되었다. 1990년 초가 되자 교회 교인의 분포는 가까운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먼 거리에서 참석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따라서 유치부도 프로그램만 좋으면 먼 거리에서도 어른들이 자녀를 데려와서 교회학교에 맡기고 예배가 끝나면 같이 귀가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러나 밤 예배에는 참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주일 밤 예배를 오후 2시에 당겨 드리기로 했는데(말도 안 된다고 반대하는 교인도 많았다.) 12시에 대 예배가 끝난 뒤 2시까지 공백이 생겼다. 그래서 예배 후 점심을 교회에서 준비하고 그 뒤는 전 교인 성경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제직회나 각부서 모임 등으로 공부를 빠지는 사람이 많아 1,3주는 제직회와 각 기관모임을 집중적으로 하기로 하고 2,4주 만 성경공부를 했다. 따라서 성경공부는 교인들을 붙들어 놓는 대타 역할이어서 자기 일이 있으면 빠지고 없으면 참석하는 꼴이었다. 그것도 하루걸러 공부하는 것이어서 연속성이 없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반은 늘어서 장년 1,2,3,4, 청년, 교사, 새가족, 새가족양육반 등으로 나눠지다가 결국 헤쳐모여를 몇 번 한 결과는 새가족확신, 새가족양육, 핵심성경공부, 구약성경맥잡기, 신약성경맥잡기, 성경책별연구, 그리고 65세이상경로반 등으로 나눠졌는데 결국 다음 예배 대기를 위한 성경공부의 성격을 벗어나지를 못했다.

성경공부가 본질에서 벗어나게 된 이유는 지도자의 부족도 있었다. ·구약성경맥잡기란 신·구약을 망라한 것이어서 어떤 신학자도 감히 이 공부를 인도하겠다고 나서기 어려운 분야였는데 전문성이 없는 평신도가 인도해서 핵심을 찌른 공부가 될 수 없었다. 교인들을 위한 성경공부란 신학공부를 시키는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구원의 확신이 없는 자들에게는 구원이 무엇인지 말씀에 입각하여 바른 신앙을 갖게 하고 또 구원 받은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로 어떻게 증인의 삶을 살 것인지 말씀을 통해 주께 가까워지는, 자기 삶을 조명해 보는 훈련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나는 성경책별연구반이라는 것을 맡아 2015년 말까지 인도하다 은퇴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 동안 성경공부를 인도하면서 늘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책별연구기 때문에 요한복음(주상윤), 누가복음(ESF), 갈라디아서(IVP), 데살로니가전·후서(옥한흠), 히브리서(IVP), 요한계시록(총회유사기독교연구위원회) 등을 취급했는데 말씀 내용의 어려운 것은 저자의 주석을 읽고 또 우리 의견을 통해 토의 하며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주님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과정의 공부였다. 그런데 반원들은 식당 봉사, 각 선교부 모임, 또 자기가 속한 부서의 책임들 때문에 늘 빠져서 어떤 때는 인원이 3,4 명밖에 되지 않아 맥이 빠지고 공부를 인도하고 있는 기쁨을 잃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2015년 말에는 집이 교회에서 승용차로 50분 거리에 있었고 나이가 많아 힘들다는 이유로 은퇴하고 나니 하나님과 그래도 열심이었던 몇몇 교인들에게 너무 죄송하였다. 성경에 매혹된 제자들을 기르지 못한 것이 더욱 죄송하였다.

이번 109일 한글날에 성경공부 반원이었던 박 집사가 우리 집을 좀 방문해도 되느냐고 전화를 해왔다. 부부 둘이 사는 작은 방이었지만 청소를 한다고 해도 눈이 좋지 않아 젊은 사람들에게는 구석구석 먼지가 보인다고 아내는 가정방문은 사양해 오던 터였지만 박 집사는 내 공부반 소집책으로 오랫동안 수고를 한 분이어서 허락하였다. 남편이 믿지 않아 늘 속상해 하고 나에게 상담도 해오곤 했던 사람인데 남편과 같이 방문하겠다고 해서 부부가 같이 믿는 가정의 모습을 그녀의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아 허락한 것이다. 가끔 명절에는 과일도 사오고 경옥고도 갖다 주었던 사람이었다. 방문 전에 찾아올 때는 뭘 사오는 것은 사양한다고 말했더니 알겠다고 말하며 집을 찾아왔다. 차를 마시면서 이것저것 우리 가정 이야기를 묻고 또 자기 가정사도 애들 결혼과 대학 진학문제 등 이야기 하며 우리처럼 장로 권사로 건강하게 교회를 섬기는 모습이 부럽다고 말하며 떠나갔다. 가면서 작은 꾸러미하나를 주었는데 오다가 잣을 좀 샀다고 말했다. 우리는 입이 둘 뿐이어서 무얼 많이 먹을 수가 없다고 말하며 지난해에도 우리에게 갖다 준 경옥고를 지금까지도 다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좀 당황한 표정이었다. 떠난 뒤 꾸러미에는 경옥고가 또 한 단지 들어있었다. 사실 나는 지난해에 받은 경옥고를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냉장고에 넣어둔 상태였다. 나는 지금까지 경옥고가 얼마나 귀한 약재인지를 모르고 있어서 밤에 인터넷을 뒤져 경옥고를 찾아봤더니 허준의 동의보감은 몸을 보하는 보약부터 출발하는데 동의보감의 첫 번째 처방이 경옥고라는 것이었다. 늙은이를 젊게 하며, 온갖 병을 낫게 해 주며, 전신을 좋게 하고, 오장을 충실케 하며, 흰 머리를 검게 하고 힘이 넘쳐 말처럼 뛰어다니게 한다. 만성피로, 허약체질, 위장기능저하에 효과가 있으며 당뇨병, 변비, 마른기침 치료제로도 특효가 있다. 밥을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게 하는 명약 중의 명약이라고 씌어 있었다. 더욱 놀란 것은 그 값인데 1.2kg 단지에 40만원, 700kg25만원이었다.

다음 주 교회에서 박 집사를 만나 너무 고마웠다고 말하며 그렇게 고가의 약을 왜 가져 왔느냐고 김영란 법에 걸리고 싶으냐고 말했더니 자기가 무슨 대가성 뇌물을 줄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에 요한계시록 공부를 했는데 최후의 심판 때는 신자와 불신자가 다 부활하여 크고 흰 보좌 앞에 서는데 그 때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믿지 않고 죽은 사람에게도 천국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냐고 물었다. 박 집사는 교회를 안 나오는 그러나 선한 남편이 너무 걱정된 모양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은 뒤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궁금하다. 성경공부 시간에 배포했던 무디성경학교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차트가 생각난 모양이었다. 믿는 자는 죽으면 영은 낙원으로 가고 육신은 무덤으로 가며 불신자는 영은 스올로 가고 육신은 무덤으로 간다. 우리가 살이 있는 동안 주께서 재림하면 신자는 구름 속으로 끌어 올려간다(휴거) 그러나 죽은 신자의 몸도 부활하여 구름 속으로 끌어올림을 받는다(첫째 부활). 사탄을 무저갱(無底坑)에 넣어 잠그고 1000년 동안 인봉하는데 그 뒤 잠시 놓여 사탄이 전쟁을 일으키나 하늘에서 내린 불로 사탄을 태워버리고 그들을 불과 유황못에 던져 버린다. 그런 뒤 크고 흰 보좌에 앉으신 분이 마지막 심판을 하는데 이때 살아 있는 불신자와 죽은 불신자들이 다 부활하여(2의 부활) 보좌 앞에 서는데 그들이 자기 행위를 따라 생명책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박 집사님, 남편은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된다고 믿으십시오. 생명책에 기록된 사람은 지옥불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잃은 양 하나를 아끼시는 주님께서 사랑하는 남편을 그냥 두시겠습니까?”라고 나는 말하였다.

이 계시록은 로마제국에 의해 핍박 받고 있는 기독교인을 걱정하는 요한에게 하나님께서 지금은 지상의 도성하나님의 도성이 대결하고 있음을 말하고 사탄과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부패의 나락에 빠져가고 있는지상의 도성을 종말에는 주께서 심판하고 그리스도가 세상의 주권자로 통치하는 새로운 천년왕국 시대가 열린다고 알려주는 하나님의 큰 그림입니다. 그림을 그림으로 받아드려야지 왜 사사로운 일과 연관하여 괴로워합니까? 학대 받는 신자들에게 주는 이 소망의 그림은 믿는 자들을 두렵게 하거나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소망을 주는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나는 이렇게 덧붙이고 싶었다.

 



'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나 묵상 31일  (0) 2016.11.09
헛된 꿈과 계획  (0) 2016.11.05
하나님의 음성(콩트)  (0) 2016.10.08
고려장  (0) 2016.10.04
김준곤 목사를 회고한다  (0) 201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