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교회 다닌다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6. 12. 18. 08:52

교회 다닌다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우리들의 이야기

황성하 | 조회 80 |추천 0 |2015.08.04. 08:01 http://cafe.daum.net/seungjaeoh/J3t5/22 

                          교회 다닌다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이자익 목사와 조덕칠 富子 이야기

                                                       (김제 금산교회 답사기踏査記)

                                                                                                                            글 : 황성하

날로 날로 기독교의 타락이 깊어가는 이 무잡蕪雜한 시대에 지나간 근현대사적 이야기이긴 하나 가슴 뭉클한 아름다운 귀감이 있어 회자되는 이 스토리의 감동을 현지를 방문하여 알게된 자료를 바탕으로 나의 조악粗惡한 문자 언어로 적어본다. 

 

우리 부부는 익산의 나바위성당(한옥으로된 성당)과 두동교회 답사에 이어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는 김제에 있는 금산교회를 찾았다. 익산과 김제의 이 두 교회는 옛날의 나무로 된 종탑과 자 형 건물 그리고 국내에 둘 밖에 남아있지 않은 희귀성으로 유명하지만 특히 금산교회는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한 번 방문하고 나면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다. 아름다운 지구촌의 극히 일부이지만 그래도 방문했던 명소에 대한 감동을 말해 보라면 단 5분도 말하기 어렵다. 특히 그렇게도 감동했던 오지리(오스트리아)의 노이슈반슈타인城을 본 감상을 말해 보라면 그저 “참 좋아요”이상의 말을 하기 힘든다. 그러나 짧은 여행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는 큰 감동을 준 이야기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전북 김제시 금산의 금산교회에 담긴 실화 한 토막이다. 

 

 

이자익李自益(1879~1958. 10.9, 享年79세)은 경상남도 남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부모를 여의고 전라북도 김제로 가서 그 곳의 거부巨富였던 조덕삼趙德三(1867~1919, 享年 52세)의 마부가 되었고 성실하여 주인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1904년 이 자익은 조 덕삼과 함께 두정리 교회(현 금산교회)를 태동시켰으며 같은 해에 테이트 선교사의 주례로 김 선경과 결혼하였다. 그리고 1906년에 테이트 선교사(Lewis Boyd Tate, 한국명 최 의덕)에 의해 주인 조 덕삼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

 

1907년 금산교회에서는 장로피택 투표가 있었는데 이때 모두들 당연히 조 덕삼이 피택 되는 것으로 알았으나 예상을 뒤엎고 이 자익이 장로로 피택이 되는 기상천외한 일이 일어났다. 세례교인 75명 중(총 교인 수 200명) 이 자익은 찬성표가 2/3를 넘었으나 조 덕삼은 2/3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때 모두들 놀라 이 사실을 받아드리기까지 시간이 걸렸으나 조 덕삼은 이를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기꺼이 받아들였으며 이 자익이 자신보다 인격과 열의가 뛰어나다고 칭찬하며 자기 수하 사람인 이 자익을 금산교회의 지도자로 기꺼이 받아들였다. 당시 장로는 실제적으로 설교도 하고 교회를 이끌어 가는 총책임자 역할을 했다. 그래서 수석장로를 영수領首라고도 했다. 고로 교회에서는 주인인 조 덕삼이 머슴인 이 자익의 인도를 따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 덕삼이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은 이 자익이 장로가 된 이상으로 엄청난 사건인 것이다. 자기보다 12년이나 어리고 자신의 머슴신분인 사람이 같은 조직체의 경쟁에서 자기를 이기고 장로가 된 것을 받아들여 그를 지도자로 섬긴 일,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과연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이 자익의 유능함 보다 조 덕삼의 사람됨을 더 높이 평가한다. 이 자익의 능력은 노력으로 따라 잡을 수 있으나 조 덕삼의 인품은 노력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저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같으면 어떠했을까?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교회 항존직 투표 때 어떤 사람은 자기 이름만 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여러분의 비서가 당선되고 나는 떨어졌다면 순순히 비서를 장로로 섬길 수 있을까? 하여튼 다른 사람은 모르겠으나 나는 못할 것 같다.

 

실제로 있었던 비슷한 이와 정반대가 되는 예를 소개한다. 1893년 설립된 서울의 승동교회에서는 백정 출신인 박성춘 집사가 먼저 장로로 피택이 되자 이에 반발한 양반측 교인들이 이탈하여 안국동에 안동교회로 분립分立하여 나갔으며 1894년 설립된 연동교회에서는 갖바치 출신의 고잔익 집사가 장로로 피택이 되자 이에 반발한 교인들이 종묘 근방의 묘동교회로 분립하여 나갔던 사실이 조 덕삼의 수락이 작은 사건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학문 중에서 가장 불확실한 분야가 역사이다. 역사는 망각과 기록자의 편견에 의해 왜곡되고 심지어는 힘 있는 당사자와 해당국가의 이권에 따라 사실과 전혀 다른 거짓들이 사실로 기록된다. 기독교 역사도 이에 다를 바 없다. 손에 들고 읽기도 힘들 정도로 두터운 볼륨의 3권으로 된 방대한 십자군원정사를 쓴 이태리로 귀화한 일본의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 “역사는 필요에 의해 기록되고 고쳐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금산교회의 이야기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 진 게 아니고 하나님의 필요에 의해 실제로 행해진 아름다고 고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진한 감동이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물결치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는 그것이 주는 메시지가 없다면 들을 가치가 없다. 전하는 말이나 글이 짧아도 그것이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면 그 글이나 말은 훌륭한 것이다. 호머의 기나긴 서사시敍事詩도 좋지만 윤동주의 짤막한 서시序詩가 더욱 강력하고 부단한 감동을 주는 것이 그 예다. 숭고한 조덕삼 장로의 짧은 이야기는 우리에게 오늘을 사는 보람과 움츠려 든 기독교인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준다. "교회에 다닌다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세인들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이 따가운 반어적 독설을 불식拂拭시키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6.25전쟁 당시 금산리 마을이 다 불바다가 되어 전소되었으나 금산교회는 불타지 않고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교회 11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끝-                                 


 

<Appendix>

1910년 이 자익 조 덕삼의 후원으로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어 통합 합동 분리 이전의 장로교회 총회장을 세 번이나 역임하였고, 1949년 은퇴 후 대덕한빛교회의 이재화 초대初代 목사가 사역했던(1961~1978년)대전오정장로교회를 세웠으며(1953년), 1954년 8월 대전신학교를 설립하여 초대 교장으로 활동하다, 1959년 지병으로 소천 하였다. 이 자익 목사의 손자 이규완 장로는(대전제일장로교회)는 공학박사로 대덕연구단지에서 근무했다.

 

조덕삼 장로의 후손으로는 손자 조 세형 장로(1931~2009)가 있으며 그는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 후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주일 대사를 역임하였다.

 

금산교회(전북 문화재자료 제 136호)

주소 : 전북 김제시 금산면 모악로 407   

지번 :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290-1

전화 : 063-548-4055



  주차장에서 본 옛날 금산교회와 현재의 금산교회, 1907년 전후의 금산교회가 현재의 금산교회보다 출석교인이 많았다고 한다.

  

 

  1904년 이자익과 조덕삼이 태동시켜 1905년 조덕삼이 헌금하고 교인들이 힘을 모아 지은 110년된 금산교회와 종탑

 


 


   110년을 지켜온 자형 금산교회 전경


  

   110년을 견뎌온 나무로 된 종탑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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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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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닌다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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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pa 15.08.11. 09:28
은혜로운 글 감사합니다.
한번 가보고 싶은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