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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영익기자의 ‘글 잘 쓰는 법’

성령충만땅에천국 2016. 12. 30. 06:58

중앙일보 한영익기자의 글 잘 쓰는 법


분명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한영익.                                                         

연세대 졸.

중앙일보 2010년 입사.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내 이름이 적힌 글조금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블로그,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은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내년부터 고등학교의 모든 교과를 논술형 평가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말 가꿈이로서 우리도 글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번엔 신문기자를 만나봤다.

 

 


한영익기자가 말하는 글 잘 쓰는 법.

글을 쓰기 전에 주제를 잡을 때는 그때 독자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를 잡아야 합니다. 저는 칼럼을 안 쓰고 기사를 쓰니까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가령 11월 중앙일보 뉴스클립에서 하얀 눈 이야기를 썼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니까, 여름에 눈 이야기를 쓰면 누가 보겠습니까. 첫 눈 올 때가 되니까 시기가 맞아서 그때 맞는 주제를 씁니다. 인터뷰기사 같은 경우는 시기와 상관없이 아주 유명한 사람. 예를 들어 이번에 한국에 온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시기와 무관하게 항상 주목받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글을 쓸 때는 시기가 적절하든지사람 자체가 아주 특이해서 눈길을 끄는 사람이든지, 이게 중요합니다.

인터뷰 기사 쓴 것 중에서도 장성택의 실각을 예견한 소설책(서른 살 공화국,언론인 출신 김동익 전 장관)이 있습니다. 6월 달에 나온 책인데 인터뷰 기사는 오늘로 썼습니다. 그건 지금이니까 가능 한 겁니다. 평소 때 같으면 전혀 기사가 안 되겠죠. 옛날에 장관도 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할아버지가 쓴 소설이겠구나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주제를 잡은 후 개요를 쓸 때

기사를 쓸 때도 골격을 정해두고 씁니다. 기사 종류에 따라서 달라지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엄청 유명한 사람, 가령 조용필이다. 조용필이 뭐 하는 사람인지 다 아는데 굳이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죠. 근황이나 향후 앨범에 대해 기타 등등을 쓰는 게 더 중요할 겁니다. 그게 아니고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인데, 처음 신문에 나오는데 인생이 드라마틱해요 그러면 어렸을 때부터의 삶을 전체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죠. 사람에 따라서, 주제, 글에 따라서 개요가 달라집니다.

글을 쓰는 목적은 독자들이 사건이나, 사람들에 대해 잘 알도록 하는 것입니다. 정해진 형식과 개요로 글을 쓰기보다 목적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표를 쓸 수 도 있고. 본인이 쓸 글의 성격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격에 따라 개요도 달라지는 거죠. 너무 형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게 그런 거죠.

   

우리말을 가꾸는 것에 대한 생각.

기사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불필요한 부분을 안 쓰는 거예요. 아주 잘못된 표현이 아닌 이상 사람들이 많이 쓰고 친숙한 표현을 대체로 많이 쓰죠. 예를 들어 외래어이긴 하지만 랜드마크마루지를 두고 쓸 때 마루지보다는 랜드마크를 쓰긴 하죠. 사실 국립국어원에서 효율성보다는 순수성을 중요시하잖아요. 근데 기사는 순수성보단 효율성이 중요한 글이죠. 왜냐면 언론에서는 효과적인 전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물론 순수성을 지켜줘야 할 책임이 있지만 이미 대세가 넘어간 상태에선(우리말보다 외국어가 쓰이는 상태) 그걸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면이 있죠. 책임감 차원에서 올바른 한국말을 쓰자는 우리말 바루기캠페인으로 하지만.

   

퇴고는 항상 하죠. 얼마나 중요한대.

기사를 쓸 때 개요 자체를 아주 대충 짭니다.

6`25 전쟁을 겪은 할머니에 대해 쓴 기사를 예로 들겠습니다. 이 할머니는 6,25 때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다리가 없어지고, 남편이 총 맞아 죽고, 유복한 집에 살다가 지금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고 계십니다.

머릿속으로 인터뷰 때 가장 흥미로웠던 걸 생각합니다. 할머니가 해주셨던 이야기 중에 내가 어릴 땐~’이라고 해주셨던 말이 인상 깊어서 이 말을 가장 앞에 씁니다. 그다음에 결혼, 전쟁, 재혼한 이야기, 이런 식으로 개요를 짜고 일단 기사를 쓰기 시작합니다.

돌이켜 봤을 때 뭔가 중간 쯤 들어간 내용이 더 재밌어서 이걸 앞으로 올리고 싶을 땐 구성을 바꾸기도 합니다. 처음에 써놓은 글을 읽어보면서 큰 구성을 바꾸는 걸퇴고할 때 제일먼저 합니다. 그 다음에 이음새를 자연스럽게 다듬는 게 대체로 두 번째. 띄어쓰기, 맞춤법은 제일 마지막에 하죠. 다시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 할머니의 표현 중에 물의가 되는 건 없는 지도 꼭 확인합니다. 나중에 다 쓰고, 어떨 때는 고치는 시간이 길 때도 있고요. 하지만 시험 용 글은 이런 글이 아닙니다. 제가 얘기 한건 자료 찾기가 충분하거나 기사 쓸 때 등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시험에서는 치밀하게 준비해서 딱!!! 써야죠.

   

글 쓸 때 어려울 때는.

첫 문장, 첫 문장이 제일 중요합니다. 제일 고민이죠. 뭘 앞세울지. 그리고 기사 쓸 때 항상 제목을 생각하고 씁니다. 뭐가 제목이 될 수 있을까? 이건 모든 글에 해당 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글은 한 문장으로 글이 나와야 합니다. 제목이 눈에 들어오고 분명할수록 좋은 글입니다. 왜곡되지 않고,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분명히 뚜렷할수록 좋은 글입니다.

제목을 보고 이 글이 분명하고 사실 적인 글이 파악되는 글이 좋은 글이죠. 사실에 기반 해 쓰면서 애매하지 않고 분명하게 쓰면서, 잘 읽히고, 그 이상 뭐 바랄 게 있겠습니까. 그게 제일 중요 한 거죠. 글의 존재의 이유잖아요. 정보 전달이 목적이니까 존재이유에 가장 충실한 글이 되는 거죠.

 

그 글을 읽었을 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글. 좀 더 수준을 높이자면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죠.

가령 사회부에 있을 때 임대견(애완견을 빌려주는 사업)’에 대해 쓴 짧은 기사가 있습니다. ("몰티즈 한 마리 예약이요" 애완견 빌려드려요, 2012.4.16) 진짜 짧고 내용도 간단한 기사입니다. 기사에는 딱 내용만 썼습니다. 독자들에게 굉장히 회자됐습니다. 생각할 여지를 준거죠. 특별히 내 주관을 개입한 게 아니고 이런 일이 있다고 알려 준건데, 그 사건을 갖고 대중들 사이에서 얘기를 하는 거는.

글이 길고 짧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긴 글에 사람들이 많이 반응하고 짧은 글에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는 게 아니죠. 뭘 다루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어떤 면에서 한 면의 기사를 쓴 것보다, 원고지 3600자 짜리 기사가 한 면 통째로 쓴 기사보다 더 좋은 기사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그게 중요 한 거죠. 모든 글을 쓸 때 마찬가지입니다. 분량과 관계없이 사람들의 생각이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중요한거죠.

대신에 애완견 기사가 사실에 기반 하지 않고 소설이었다? 그러면 별로 가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