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준비절차서 신속 진행 의지 밝혀
안봉근·이재만·윤전추·이영선 증인 채택
1월10일 3차 변론에서 최순실 등 증인신문
“박 대통령 세월호 당일 잘 기억 못해’”
대통령 대리인 발언 뒤 번복해 논란
안봉근·이재만·윤전추·이영선 증인 채택
1월10일 3차 변론에서 최순실 등 증인신문
“박 대통령 세월호 당일 잘 기억 못해’”
대통령 대리인 발언 뒤 번복해 논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수명재판관인 이진성, 이정미, 강일원 헌법재판관(왼쪽부터)이 30일 오후 서울 북촌로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제3회 준비절차 기일에서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헌법재판소가 30일 열린 3차 준비절차 기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임을 강조하며 형사소송법 준용을 요구하는 박 대통령 대리인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날 박 대통령 대리인 쪽은 기자들에게 세월호 당일 행적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가 번복해 논란을 빚었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3차 준비절차 기일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의 ‘지연작전’에 선을 그으며 신속한 탄핵심판 진행 의지를 보였다. ‘최순실씨 등의 형사재판을 지켜보자’는 박 대통령 대리인의 의견에 대해 강일원 재판관은 “탄핵심판은 일반재판 결과를 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최씨 사건) 재판 진행에 연연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형사재판처럼 엄격한 전문법칙(제3자의 증언이나, 진술을 기재한 서류 등은 일정한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증거로 쓰지 않는 것)이 적용돼야 한다는 박 대통령 쪽 주장에 대해서도 강 재판관은 “형사 절차를 준용하되 탄핵심판의 성격에 맞춰 형사소송법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탄핵심판은 100% 형사재판처럼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기록을 한 번 읽는 데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며 박 대통령 대리인의 촉박한 변론기일 지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진성 재판관은 “시간이 충분치 않다 하더라도 변호인들 숫자도 꽤 되니까 준비해 줄 거로 믿는다”고 물리쳤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협조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헌재는 지난 1차 준비기일 때 세월호 7시간 의혹의 석명을 요구했으나 박 대통령 쪽은 1주일이 넘도록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강 재판관은 “탄핵심판 관련해 여러 사실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피청구인 아니겠냐”라며 “피청구인께서 조금 더 신속하게 답변을 해주셔야 관련된 쟁점 정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추가로 증인으로 채택된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윤전추·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등 4명에 대해서도 강 재판관은 “청와대 행정관들은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말하면 참석시킬 수 있지 않느냐”며 출석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 쪽이 신청한 사실조회도 미르재단 등 7곳만 인정하면서, 강 재판관은 “청와대 관련해 대검찰청에 질문하는 부분(대검찰청에 롯데그룹 내사 등 정보보고 내역 사실조회 신청)은 피청구인 측에서 자료를 더 가지고 있을 것 같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했다.
이날 재판정에서 세월호 당일 석명 요구에 대한 답변서를 신속하게 내겠다던 박 대통령의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준비기일 절차 이후 기자들이 세월호 7시간 의혹에 관해 묻자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사건 결재를 많이 하고 바쁘셨기 때문에 정확한 기억을 잘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기억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 발언이 대통령의 ‘모르쇠’ 전략 아니냐며 논란이 되자 이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기억 못 한다는 내용은 오보다. 대통령께서 일부 기억을 잘못하고 있는 부분은 소추 사실 중 일부”라고 해명했다.
헌재는 3차례에 걸친 준비절차가 이날 마무리하고 1월3일 첫 변론기일을 열어 본격적인 탄핵심판에 들어간다. 5일에 열리는 2차 변론기일에서는 추가 증인인 안 전 청와대 비서관 등 4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10일에는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증인신문이 예정돼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