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분들을 기억하시는지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인 은화 엄마와 다윤이 엄마입니다. 이분들의 소원은 세월호 유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미수습자이기 때문에 유가족 신분을 갖지 못한 분들이랍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다윤이 엄마는 날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도를 한다고 했습니다. “제발 내일 아침에 눈을 뜨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한답니다.
이분들은 아이들이 아직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데 어떻게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겠냐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줄곧 이곳 팽목항에 있는 차가운 컨테이너 안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어머니들입니다.
이 분들은 머리를 감지 못해 늘 빵모자를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니 이분들에게 아쉽고 서러운 것이 많나 봅니다. 지원도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도 민간단체도 심지어 4.16연대회의조차도 자신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실규명을 위해 싸우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이 유실되지 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소원이라 했습니다. 이분들은 9명의 숫자가 너무 작아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분들은 자신들의 뜻이 왜곡되는 것이 두렵고, 사람들에게 잊히는 것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먼저 청했습니다. 그리고는 허름한 나무 의자에 두 분이 먼저 앉아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문재인 대표님을 만날 기회가 있으세요?”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문재인 대표님에게 꼭 전달해 달라며 저에게 미리 써놓았던 편지 한 통을 주었습니다. 눈물로 쓴 편지라고 했습니다. 미수습자 유가족의 심정을 여기에 다 적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말 못할 사연이 들어있는 편지 같았습니다.
저는 그 편지를 받아들고 수일 내에 문재인 대표님에게 이 편지를 전달하고 그 인증샷 찍어서 어머님들에게 확인차 보내드리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팽목항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어제 저는 광주에서 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님을 만났습니다.
양 최고위원님은 내일 문재인 대표님과 만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굳이 제가 서울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미수습자 가족의 편지가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팽목항에 있는 은화 엄마에게 심부름 잘 했다며 인증샷을 찍어서 보내드렸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퀵서비스에 어머니들은 심부름을 빨리 했다며 좋아라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으로 저는 어제 밥값을 한 것 같습니다. 설도 가까워지는데 조만간 이분들을 위로하는 작은 이벤트라도 하나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웃고 있는 사이에 또 누군가는 이렇게 속울음으로 울고 있었나 봅니다. 그것이 참 미안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가까이하면 은연중에 그 사물을 닮아 간다고 합니다. 우리가 꽃을 가까이하면 꽃 같은 인생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날마다 좋은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늘 가까이 하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고운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대원(大原) 박 완 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