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수사 착수 이후 첫 기소자
2010년 12월~2012년 12월 52억원대 예산 불법지급
‘공범’ 원세훈 전 원장은 추가 조사 뒤 기소 예정
2010년 12월~2012년 12월 52억원대 예산 불법지급
‘공범’ 원세훈 전 원장은 추가 조사 뒤 기소 예정
이명박정부 때 국가정보원 아래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온라인에서 불법 선거운동 등을 한 혐의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외곽팀’에 50억원대 국정원 예산을 지급해 불법 선거·정치개입을 하도록 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이 7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뒤 첫 기소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날 민 전 단장을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사이버외곽팀’에 활동비 명목으로 52억5600만원을 지급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민 전 단장은 2013년 9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외곽팀 존재 등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마치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외부 조력자의 존재를 알았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사이버외곽팀은 당시 심리전단으로부터 ‘주요 이슈와 대응 논지’ 등의 지침을 받으면 인터넷 사이트 토론글을 게시하거나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정부, 여당 또는 정부추진 정책들을 지지하고 야당 또는 야당 정치인들을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해선 수사를 좀 더 진행한 뒤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민 전 심리전단장의 재직기간 외의 범행, 다른 공범과의 관계 및 국정원 추가 수사의뢰 사항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향후 이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원 전 원장은 국고손실 혐의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