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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7. 11. 3. 금요일 [성장주의 형 독재는 가라.]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1. 5. 02:14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7. 11. 3. 금요일


생사를 건 교회개혁 읽기 (17)


넷째, 목회를 전문화 하는 것이다.

우리는 보건소와 종합병원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 보건소에는 주로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들이 진료를 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고시에 합격하면 의사가 된다. 일단 의사가 되면 어느 과목이든 진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일반의에 머무르지 않고 전문의 과정을 밟는다. 그 힘들고 어려운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또 전문의 시험을 거쳐서 전문의가 된다.

일반의는 모든 과목을 진료할 수 있다. 전문의도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자기가 전문으로 하는 과목만을 진료한다. 보건소는 의사 한 사람만 있어도 얼마든지 문을 열 수 있다. 한 사람이 모든 과목을 다 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합병원은 한 사람의 의사만으로 문을 열수 없다.

사람들은 할 수 있다면 종합병원을 가려고 한다. 가벼운 질병이라면 보건소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심각한 병이 생겼는데 보건소를 가려고 하는 사람은 아주 가난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마 없을 것이다.

교회도 영적인 의미에서 병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교회를 병원이라고 할 때 한국 교회는 보건소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담임목사 한 사람이 모든 과목을 다 책임지고 진료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규모가 작은 교회는 그렇게 해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큰 교회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규모가 크던 작던 목회 제도를 놓고 볼 때 보건소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모든 것이 다 담임목사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임목사의 힘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고 그것이 교회의 발전과 건강성을 해치고 있다.

나는 교인들에게 우리 동안교회를 보건소 수준의 교회가 아닌 종합병원 수준의 교회가 되게 하겠다고 98 8 2일 주일 설교에서 말했다.

"
여러분은 보건소와 종합병원의 차이를 아십니까? 한국 교회는 보건소 수준의 교회입니다. 아무리 큰 교회도, 부교역자가 아무리 많은 교회도 목회의 질과 수준으로 놓고 볼 때 다 보건소 수준의 교회입니다. 부교역자들이 있지만 간호사와 일반 행정직원 수준의 일을 합니다. 모든 진료는 담임 목사 혼자서 다 감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예배, 교육, 선교, 구제등등 교회의 전반적인 모든 일의 책임을 혼자서 다 맡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 영적 진료의 수준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우리 동안교회를 종합병원 수준의 목회로 끌어 올리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 동안 교회를 덩치만 큰 보건소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야만 우리 동안 교회가 21세기를 섬길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

목회가 전문화 되지 않고 독재로 치닫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목사가 목회의 모든 부분을 다 관장하고 장악하는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목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면 독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목회의 연륜이 한 교회에서 10년만 넘어가게 되면 대개 대부분의 교회 목사는 교회의 전권을 장악하는 독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성장주의 형 독재는 가라.

독재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목회가 신속하고 강력해 질 수 있다. 특별히 독재는 성장 드라이브를 걸기에 좋다. 독재자가 부정 축재에 눈이 어두워 사리사욕을 챙기는 데에 정신을 쏟지 않는다면 독재만큼 고속성장을 약속하는 리더쉽도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 면에서 그 동안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독재정치의 덕을 좀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긍정적인 면에서 재조명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박 대통령 재임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고속성장을 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제를 잘 모르지만 그것은 우리나라의 경제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우리 나라가 경제빈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발돋움을 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 대기업일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다시 IMF와 같은 어려움을 맞게도 되었지만, 대기업의 경제 분야에서의 기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가 발빠르게 성장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재벌총수의 제왕적 독재경영에 힘입어 급성장한 면이 있다. 총수의 명쾌한 의사결정, 확고부동한 리더쉽, 저돌적인 추진력이 단시간 내에 재벌기업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독재정권과의 야합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아무튼 재벌촟수의 막강한 경영력에 의해 초고속 성장이 이루어진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독재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독재는 성장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일단 성장한 후에는 해가 되고 독이 된다. 독재는 성장은 만들어 낼 수 있을는지 모르나 성숙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계속적인 성장은 성숙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독재로 어느 정도까지는 성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그것도 아주 빠른 고속 성장) 계속적인 성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성숙의 단계를 구축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은 어느 순간 멈출 수 밖에 없다. 바로 그 현상이 지금 우리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독재적인 정치와 독재적인 경영으로 인해 어느 정도 고속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나 국민소득 만 불을 기점으로 더 이상 독재적인 정치, 경영이 주도 이념이 될 수 없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전의 군부독재 때보다는 많이 민주화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정치는 독재의 잔재가 구석구석 남아 있어서 완전한 민주화까지는 요원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치가 민주화 되고 경제도 재벌 총수의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이 개선되어야만 IMF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요즘 우리들이 생명을 걸고 이루려고 하는 구조조정이 바로 그와 같은 작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치와 경제의 민주화 작업이 없이는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이와 같은 패턴이 한국교회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교회는 교회사에서 그 유례를 쉽게 찾아 보지 못할 정도의 고속성장을 한 교회 중에 하나이다. 현재 세계 50대 교회 중(물론 출석 숫자로만 보아서)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을 보면 그것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가 짧은 시간 내에 그와 같은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담임목사 중심적인 목회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국 교회에서 담임목사는 거의 하나님의 대리인 정도로 인식되었다. 거기다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유교적인 문화까지 겹쳐져서 담임목사의 말은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겨져 독재 아닌 독재가 교회 안에서 이루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교회가 작고 가난했기 때문에 목회자들이 사심을 가지고 욕심을 부릴 수 없었기 때문이고, 교인들도 장로가 되어 교회 살림과 행정에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분명 지금 우리들 보다는 선배 목사 장로들의 신앙이 더 순수하고 열정적이기도 했었다.

덕분에 교회는 많이 성장하게 되었다. 교회 안에 이런 저런 힘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교인 숫자가 주는 힘과 저들이 내는 헌금으로 인한 적지 않은 돈의 힘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 힘이 작지 않아 어느 한 사람과 집단이 독식하려 한다면 교회 안에 세상과 똑같은 세속적인 타락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 때문에 교회는 다시 무너지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한국 교회가 바로 그런 처지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은 이미 무너지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다.

한시 바삐 목회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당회는 민주화 되어 당회가 독점하고 있는 권력을 제지 제직회와 나누고 서로 견제하며, 서로 협력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담임목사도 담임목사의 권력과 권한을 분산 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팀목회(team ministry) 혹은 전문목회(speciality ministry)이다. 다시 말해 교회를 보건소가 아닌 종합병원 시스템으로 바꾸자는 이야기다.

나는 내가 섬기고 있는 동안교회가 보건소 수준의 교회가 되지 않고 종합병원 수준의 교회가 되게 하기 위하여 앞에서 이야기한 팀목회 또는 전문목회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나름 오랜 연구와 기도로 준비해온 일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한번 시행해 보려고 하고 있다.


출처 : 삶과 신앙
글쓴이 : 스티그마 원글보기
메모 :  성장주의 형 독재는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