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訴訟]=자유 평등 정의

채용비리 검찰 수사 ‘깃털’만 건든 이유는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2. 22. 04:12

채용비리 검찰 수사 깃털만 건든 이유는

한겨레 등록 :2017-12-21 10:12수정 :2017-12-21 17:41

 

권성동 등 강원랜드 연루 국회의원 다 빠져염동열만 27일 소환
지난 4월 춘천지검 1차 수사 봐주기 탓지적
당시 춘천지검장 이번에도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수사 맡아


검찰의 채용비리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보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의혹들이 전부 빠져 있다. 최종이 아닌 중간 수사 발표이긴 하지만, 또다시 몸통은 숨고 깃털만 처벌받는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현직 국회의원 7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현재 최흥집 전 사장과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인 박아무개씨를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불법 채용의 ‘뒷배’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7명의 의원 가운데 염동열 의원만 다음주 27일 소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권성동, 한선교, 김기선 등 다른 현직 의원들에 대한 소환 계획은 아직 없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소환조사는 필요성이 있는 사람만 한다. 수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염 의원 외에 다른 의원 소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염 의원의 경우, 직속 부하인 박 전 보좌관이 강원랜드 면접 시험이 마무리된 뒤 21명의 추가 합격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는 등 소환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한 축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경우 2012~2013년 강원랜드 공채 때 응시자 11명의 청탁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본인 비서관 출신인 김아무개씨가 별도의 과정을 거쳐 강원랜드에 불법 채용된 사실까지 드러났지만 여전히 검찰 소환 대상에 오르지 않고 있다. 권 의원의 또 다른 비서관 김아무개씨도 2013년 광해관리공단에 공채 과정을 거치지 않고 특채 입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이재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강원랜드 응시자 8명의 청탁에 연루됐지만 소환조사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자칫 검찰 수사가 의원 보좌관이나 비서관,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등 ‘깃털’만 처벌하고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건 발생 시점이 5~6년 전인데다, 검찰이 지난해 진행한 첫 수사 때 ‘봐주기’로 일관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원성 청탁을 자주 주고받는 의원들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직접 연락을 취하지 않고 보좌관을 통해 대리 진행하는 수법 등을 쓰곤 하는데, 검찰이 이를 파헤칠 만큼 충분한 수사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한겨레> 보도로 재수사가 이뤄지기 전, 춘천지검은 강원랜드 사건을 1년 넘게 수사한 끝에 지난 4월 최흥집 전 사장과 권아무개 전 인사팀장 등 두 명만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에도 검찰은 권 의원과 염 의원의 관여 정황을 파악했지만, 염 의원은 서면조사만 하고 권 의원은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명백한 봐주기 수사였다.

당시 춘천지검장으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지휘한 이는 최종원 현 서울 남부지검장이다. 그는 2015년 12월부터 올 7월까지 춘천지검장으로 근무하면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시작과 기소를 모두 담당했었다. 남부지검은 현재 금융감독원 불법채용 수사를 맡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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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24483.html#csidx2e175330430a40a84dcd584a7724eb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