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으로부터 피해 입은 성희롱 사실을 밝혀 ‘검찰 내 성폭력’을 공론화 한 서지현 검사(45)가 31일 “제가 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지에 주목해달라”고 밝혔다.
서 검사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전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장례식장 안에서 있었던 일(성추행 사실)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목소리를 냈을 때 왜 조직이 귀 기울일 수 없었는지에 주목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 검사는 “조직 내 성폭력 피해자는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며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얘기했을 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력피해자에 대한 편견깨기, 성폭력 범죄에 대한 편견깨기부터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 검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제가 어떤 추행을 당했는지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무엇이 문제였으며, 어떻게 (이를) 바꿔 나갈 것인지 언론과 시민들께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집요하게 관심을 가져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입장문에서 밝혔다. 아래는 서 검사가 전한 입장문 전문.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엄마로, 공무원으로 살던 제게는 큰 결심이었습니다.
대중 앞에 서는 것도, 제 이름을 밝히는 것도, 그리고 제가 겪었던 일을 제 입으로 말하는 것도 말입니다.
까마득한 터널 속에 있는 기분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공감, 응원 덕분에 저는 이제 여러분과 같은 세상 속에 있습니다.
저에 대한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조직 내부, 외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장례식장 안에서 있었던 일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 후 제가 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지, 혼자만의 목소리를 내었을 때 왜 조직이 귀 기울일 수 없었는지에 대해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한민국 검사입니다. 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피해를 법적 절차에 따라 구제받지 못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구제 요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것은 저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82년생 김지영의 문제가 김지영만의 문제가 아니듯 말입니다.
조직 내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는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합니다. 폭력피해자에 대한 편견깨기, 성폭력범죄에 대한 편견깨기부터 시작되면 좋겠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제가 어떤 추행을 당했는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문제였으며,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가에 언론과 시민들께서 우리사회 미래를 위해 집요하게 관심가져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저는 제 사건에서 언급된 분들에 대한 지나친 공격, 인격적 공격을 원하지 않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검사 서지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