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62)가 1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72억9427만원의 추징을 선고받았다. 2016년 11월20일 재판에 넘겨진 지 1년3개월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최씨가 받은 혐의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광범위한 국정개입으로 국정에 큰 혼란을 초래했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사태까지 왔다”며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임을 방기하고 헌법상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근혜 전)대통령과 사익을 추구한 최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하고 429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70억원의 추징명령을 내렸다. 신 회장은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훈련비용을 지원한 혐의(뇌물)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라고 대기업들을 압박한 혐의(직권남용·강요)에 대해서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가 지난 5일 선고 때 삼성전자가 최씨에게 말의 소유권을 넘겨주지는 않았다며 말에 해당하는 36억여원을 뇌물액수에서 제외한 것과 달리 최씨 재판부는 말까지 포함해 당초 기소된 77억여원에서 차량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뇌물로 판단했다.
월드타워 면세점 승인 등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하남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 받은 뒤 돌려준 혐의(제3자뇌물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유죄로 봤다.
면세점 승인 등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지원금 89억원 요구한 혐의(제3자뇌물요구)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편의를 받는 대가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혐의는 무죄가 나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어 부정한 청탁의 대상인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