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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뉴에 열광했던 아베, ‘칸 대상’에 침묵하는 이유는

성령충만땅에천국 2018. 6. 3. 05:59

하뉴에 열광했던 아베, ‘칸 대상’에 침묵하는 이유는

등록 :2018-06-02 17:24수정 :2018-06-02 17:37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만비키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만비키가족’


수상 축하메시지 발표 적극적인 아베, 영화 ‘만비키가족’ 수상엔 침묵 일관

 안보법 반대 등 반 아베 성향 감독 무시?…“말로만 쿨재팬” 비판 여론

자국의 스포츠 스타나 문화예술인의 해외 무대 수상 소식에 떠들썩하게 열광하기로 유명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유독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레에다 감독이 반(反)아베 성향 인사인 데다, 영화가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어서 아베 총리가 의도적으로 축하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고레에다 감독이 '만비키(좀도둑질) 가족'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탔지만, 아베 총리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칸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화제로, 일본 영화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1997년 '우나기'의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 감독 이후 21년 만이다. 이는 아베 총리가 역대 일본 총리 중에서도 특히 '축하' 코멘트를 내놓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피겨킹' 하뉴 유즈루(羽生結弦)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훌륭한 연기에, 정말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감동, 고맙습니다"고 적으며 축하했다. 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 선수에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하한 뒤 직접 전화통화까지 했다. 아베 총리는 작년 10월에는 일본인이 아닌 '일본계 영국인'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일본에도 많은 팬이 있다.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코멘트를 발표했었다.

상황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그는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서는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자기토바 선수에게 아키타견을 증정하는 자리에까지 참석하기도 했다. 이런 아베 총리가 유독 고레에다 감독의 수상에 대해 침묵하는 것에 대해 도쿄신문은 감독의 반아베 성향과 연관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안보관련법 집회에 참가했고 방송에 대한 정부·여당의 압력을 걱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사회파' 감독인 그의 작품 중에는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 적지 않다. 이번에 수상한 '만비키 가족'만 해도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2004년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던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 '아무도 모른다'는 부모에게 버려져 생활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로 실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이런 아베 총리의 '침묵'에 대해서는 프랑스 신문 '피가로'가 인터넷판 기사에서 비판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수상 직후인 지난달 12일 게재된 '만비키 가족 황금종려상 수상에 일본 정부의 곤혹' 제목의 기사다. 피가로는 "해외에서의 수상에 찬사를 보내온 일본 총리가 고레에다 감독의 수상에 침묵하고 있다"며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와 인터뷰가 일본의 정치를 고발해 왔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일본의 현대사상학자인 세키 오사무(關修·메이지대 강사) 씨는 도쿄신문에 "칸영화제 수상은 영화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영예"라며 "'쿨재팬(일본 문화를 세계에 알리자는 일본 정부 차원의 프로젝트)'을 내세우는 일본 총리가 타국의 문화와 예술을 평가하는 지식과 교양을 갖지 않은 것에 피가로가 화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배우가 정치적인 주장을 하거나 정권을 비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며 "'만비키 가족'도 일본 사회의 시점이 평가받은 것이다. 총리가 영화의 내용을 포함해 감독을 축복할 수 있는 도량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847410.html?_fr=sr1#csidxc600e55b2150f2cbce37eae2f6c8f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