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일 학생의 날에 <포럼 동행>에서 ‘교육, 여수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박용성 선생님을 모시고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박용성 선생님은 그날 강의에서 요즘은 수능으로 좋은 대학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상황이라면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야말로 지역의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주었습니다.
더욱이 학종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비인간화되는 어두운 입시 터널에서 벗어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생각도 깊어지고 마음도 넓어지며 행동도 발라지는 그런 빛나는 삶으로 우리 아이들을 걸어가게 할 수 있는 전형이라고 그 실전적 사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밖에서는 진보교육을 말하다가, 집에서는 입시교육을 챙기는 것은 위선이거나 기만이라고 질타하였습니다. 내 자식 성적을 걱정하듯이 남의 자식 성적도 걱정하는 것이 올바른 진보교육의 내용이고 혁신학교의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진보가 실용과 결합하지 않으면 허상이라는 비판은 날카로웠습니다. 이제 지역이 중앙에 목소리를 내고, 더 이상 지역은 중앙의 식민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청중들이 공감하는 바가 컸습니다.
그 강연회가 끝나고 정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니 생각이 다듬어졌습니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는 다짐을 했습니다. 유치원 비리에 대하여 수많은 시민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한 것을 보면, 그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숨 막혀 죽을 것 같은 삶을 견디어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포럼 동행>은 이 일에 나서기로 하였습니다.
지역이 중앙을 향해 목소리를 내고, 교육부나 교육청에도 지역의 목소리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고 가만히 있다가 우리 아이들을 또 그렇게 떠나보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세월호의 아이들이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흡입하는 공기 중의 산소농도가 낮으면 산소결핍증에 빠지고,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적으면 산소결핍증에 빠집니다. <포럼 동행>은 우리 사회의 산소농도를 높이는 일에 앞장서고, 우리 스스로 사회에서 부족해진 헤모글로빈 노릇을 하겠다고, 이미 다짐한 바 있습니다.
<포럼 동행 설립 취지문>에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포럼 동행>이 가는 길에 동행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넷째, 여수는 ‘교육이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야 합니다.
아직도 교육은 신분상승의 사닥다리입니다. 우리는 비록 고단하게 살지만 우리 자식만은 좀 더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은 시민들의 열망입니다.
대학입시를 둘러싸고 정시(수학능력시험)와 수시(학생부종합전형)의 논쟁이 뜨거울 때, 과연 중소도시의 입장에서 무엇이 더 유리한가에 대한 논의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입시제도도 중앙으로 대변되는 가진 자의 요구가 그대로 관철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이해와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 정책을 토론하고 실천하는 공론장을 <포럼 동행>은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포럼 동행>
공동대표 박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