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4. 19. 금요일 / 친구니까|김동호목사의 페이스북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4. 19. 금요일 친구니까.
1. 11년 전쯤 탈북민들의 자활을 위해 박스 공장을 세웠습니다. 예배당 짓는 대신. 그걸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성전건축이라 불렀습니다. 근사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근사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탈북자 20여명과 함께 전혀 경험이 없는 공장을 해서 살아남는다는 건 미션임파서블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근사한 일은 댓가 지불이 큰 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2. 피가 말랐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이유는 여러분 상식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막막하고 불안하고 깜깜하고... 밤에 잠을 잘 수도 없었습니다. '씨를 뿌릴 때에 나지 아니할까 슬퍼하며 심히 애탈찌라도'라는 찬송가 가사가 그렇게 마음에 와 닿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심히 애가 탔었습니다. 3. 교회를 은퇴하기 전 부모의 유산 7억 원 가까이를 들여 피피엘이라는 재단을 세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의 몫을 기쁘게 포기해 주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런 저런 일을 많이 벌리고 또 실제로 많이 했습니다. 잘 된 일도 있었고 잘 안 된 일도 있었습니다. 잘 된 일의 열매는 탈북자나 청년사업자들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잘 안 된 일의 열매(?)는 고스란히 재단이 떠 안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4. 오랜 만에 재단 사무실에 나갔습니다. 상임이사로부터 재단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 들었습니다. "올해까지는 버틸 수 있는데 내년에는 어렵습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밖에도 이런저런 답답하고 묵직하고 좀 캄캄한 이야기들을 제법 오랜 시간 들었습니다. 5. 속 썩이는 자식은 없습니다. 아들 며느리 손주들 까지도 비교적 개인적인 일과 가정의 일로는 별로 신경 쓸 일이 그 동안 없었습니다. 앞으로까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좀 하려 하면 늘 이렇습니다. 늘 이렇게 힘듭니다. 정말 많이 힘듭니다. 사탄의 방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6. 그래도 하나님이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 일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답답해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날 위해 십자가 지신 예수님을 위하여 요만한 막대기라도 걸머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7. 그래도 누가 조금만 좀 함께 거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한 심정입니다. 예수님도 힘드셔서 제자들에게 '일어나 함께 가자' 하셨잖습니까? 결국 혼자 가셨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예수님보다 낫습니다. 함께 가 주는 300여명의 후원자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8. 고난주간 넋두리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친구니까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친구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