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5. 28. 화요일 /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김동호목사의 페이스북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5. 28. 화요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1. 아들 중에 영화 하는 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에 둔 하다. 본 영화도 몇 달 후에 보면 처음 보는 영화인 줄 안다. 싫어하는 건 아닌데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2. 그래도 좋은 책을 만나면 읽고 또 읽고 하듯 좋은 영화를 만나면 보고 또 보고 한다. 내가 좋아서 일부러 여러 번 본 영화 중에 '빠삐용'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전체도 좋았지만 내가 그 영화를 반복해서 벌써 여러 번 본 이유는 영화 중에 나오는 대사 하나 때문이다. 3. 죄 없이 정말 죄 없이 억울하게 잡혀와 그것도 중형을 선고받고 탈출도 할 수 없는 섬에 갇혔을 때
그 억울 함 때문에 분노할 때 꿈에 저승사자처럼 보이는(하나님이었으면 좋았을터인데) 분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자 그 저승사자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다가 딱 한 마디만 한다. '너는 세월을 낭비한 죄가 있느니라' 빠삐용의 침묵이 잠시 흐른 후 나오는 명대사
'유죕니다' 4. 암 선고를 받으면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남은 세월 즉 생명 잔고 확인이다. 무한정 쓸 수 있는 줄 알았던 아직도 충분히 넉넉히 남아 있는 줄 알았던 세월과 생명의 잔고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을 객관적으로 아니라 주관적으로 현실적으로 아주 생생하게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당황하고 불안해 하고 절망한다. 5. 보통 세월을 물 쓰듯 산다. 우리는 다 빠삐용의 죄를 범하며 어리석게 심지어는 악하게 살아가고 있다. 암에 걸리면 생명의 귀함을 깨닫는다. 세월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낭비한다. 그 소중한 시간을 온 통 다 암에게만 쏟아 부으며 산다. 암에 사로잡혀 불안하고 절망하고 원망하고 낙심하고 우울하고 맥 없이 귀한 시간 귀한 생명 다 허비하며 산다. 그렇지 않다고해도 그냥 투병과 치료에만 온 정신을 다 빼앗겨 산다. 6. 투병 할꺼다. 성실히 열심히 투병할꺼다. 그러나 그렇게 얼마남지 않은 내 소중한 시간을 다 쓰고 싶진 않다. 삶의 양과 길이는 적고 짧아졌지만 대신 삶의 품질을 높혀야지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고 보람 있고 훌륭하고 가치 있는 일을 위해 힘써야지
암을 통해 깨달은 소중한 생명을 그냥 목숨만 유지하는 일을 위해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7. 우선은 항암이 남았으니 열심히 항암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고 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꺼다. 무리하지도 않을꺼다. 지나치지도 않을꺼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을 할꺼다
새롭게 받은 소명 comfort my people도 열심히 하고 세습 반대 운동도 또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할꺼다. 정신 차리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가끔씩 내 페이스 북에 들어와 깨우쳐 주시는 그 쪽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깟 암 때문에 정의를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8. 한 배를 탄 사랑하는 암 친구 여러분. 암에 걸려서 더 귀하고 비싸진 우리의 시간과 생명과 세월을 낭비하지 말고 잘 삽시다. 패배자처럼 어깨 떨어트리지 말고 암에게 사로 잡히지 말고 더 기쁘게 더 행복하게 잘 삽시다. 9. 이것도 어느 영화에서 나왔던 대사 같은데...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그깟 암이라고 건방지게 말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깟 암에 걸렸다고 가오까지 죽을 순 없지 않은가? 우린 예수 믿는 사람들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