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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파괴자가 기록한 언론·사상·자유의 고갱이 [리영희 선집: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0. 31. 07:28

우상파괴자가 기록한 언론·사상·자유의 고갱이

등록 :2020-10-30 05:00수정 :2020-10-30 10:07

 

 

리영희 선집: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

 

리영희재단 기획, 백영서·최영묵 엮음/창비·2만5000원

 

리영희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평전 <진실에 복무하다>와 함께 선집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가 출간됐다. 리영희재단 기획으로, 평전은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전 한겨레신문 편집인)가 정리했고 선집은 백영서 리영희재단 이사장(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과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가 함께 엮었다.

 

선집은 리영희 선생이 생전에 내놓은 저서와 번역서 20여권과 7500여면에 달하는 저술에 담긴 글 350여편 중 22편을 엄선했다. 선별 기준은, 리영희 사상의 줄기를 더듬어 볼 수 있는 대표작, 사회적 충격을 안긴 문제작, 청년세대가 공감할 만한 글이다. 한반도와 국제정치, 냉전시대 세계관, 사상과 언론의 자유, 편지와 에세이 등 개인적 글을 4부로 엮었다. 과거 글에서 사실관계 및 출처 오류 등을 바로잡는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선집 제목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는 1970년대 농민잡지 기고글 ‘농사꾼 임군에게 보내는 편지’의 “생각하고 저항할 줄 아는 농민”이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이 글은 리영희 선생이 1977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을 때 검찰이 특히 문제를 삼았던 글이다. 당시 검찰은 생각하고 저항할 줄 알기 바라는 리영희 선생의 마음을 공산혁명을 위한 민중선동으로 둔갑시켰다. 이글은 기존 저서에서 생략됐으나, 이번에 되살렸다.백영서 이사장은 지난 27일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리영희 10주기 선집·평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날도 불확실한 한반도 상황과 코로나19로 드러난 미국 사회의 문제들, 일본의 우경화 등 리영희 선생이 비판한 내용을 돌이켜보면 여전히 현재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태선 대표는 “오로지 진실에만 복무하겠다고 한 리영희 선생의 삶이 오늘날 언론 현실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리영희 선생의 한양대 제자로 연구실 조교까지 지낸 최영묵 교수는 “리영희 선생은 완고한 스타일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소탈하고 붕어빵 좋아하시고, 같이 부침 먹으러 다니길 즐기셨다”고 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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