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아름다운 부부

성령충만땅에천국 2013. 4. 6. 08:10

4월의 묵상 

“주님, 이제 주께서는 주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이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눅 2:29-

 

미국에 사는 제 친구가 이번에 자기 아버님의 병환으로 한국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오래 못 사실 것 같다는 동생 가족의 말을 듣고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미국으로 공부하겠다고 떠나서 거기에 정착한 뒤 오랜만에 고국에 나온 그는 자기가 나그네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또 거동을 못하고 늘 누워만 있는 부친의 간호를 하고 있으면서 성경의 잠언서에 있는 ‘헛되고 헛되다’라는 말씀이 생각나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다고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크고 무섭던 아버지가 아흔 두 살의 나이가 되자 백지장처럼 가벼워져서 모든 의욕도 잃고 천정만 쳐다보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3주 예정으로 비행기 표를 끊고 왔는데 둘째 주가 다 가기 전에 부친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그는 귀국할 수가 없었습니다. 두 살 위인 아흔 네 살의 어머니도 남편의 장례를 치룬 뒤 아파 누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비행기 여정을 3주를 더 연장했습니다. 평소 남편과 금술이 좋았던 그분은 자기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얼마 동안 더 살다 가야 한다는 그것이 평생의 소원이었고 그것을 바라며 하나님께 기도해 왔다고 합니다. 크게 바라는 것도 없고 욕심도 없이 평범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온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모친은 남편을 보낸 뒤 정말 소원대로 2 주 만에 돌아 가셨습니다.

아버지의 출상은 겨울인데 날씨가 너무 좋았고 어머니의 출상은 눈이 많이 오는 추운 날이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내 친구의 모친은 부친 사망 후 곡기를 끊고 전혀 먹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식사를 하지 않으면 멀쩡한 사람도 죽는다고 아무리 식사를 권해도 입맛이 없다고 들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어쩌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스스로 결단하여 포기한다는 것은 자살행위가 아닐까요? 그러나 남편을 잃고 살만치 살았다고 생각한 그분은 마치 예루살렘에서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고 소원하던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안고 ‘이 종이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 갈 수 있게 해 주셨다(눅 2:29)’고 찬송하듯 그분도 자기 기도를 들어 주시고 자기 생명을 2주 만에 거두어 가시는 하나님께 감사 했던 것이 아닐까요? 천만금을 준다한들, 아들이 곧 대통령이 된다한들, 자살하면 천국 못 간다고 위협한들, 그분은 촛불처럼 꺼져가는 자기 목숨은 아무 것에도 구애 받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게 된 것만을 감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포기했다고 하나님은 노하셨는지 나쁜 날씨를 주셨습니다.

 

기도.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주가 마련한 처소에 가고자 하는 이분의 영을 받아주십시오. 아멘.

 

          벚꽃 구경<슬라이드쇼>로 보기 :  http://picasaweb.google.com/sjo518/CerryBlossom#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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