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13 어머니와 아들 ( 요 2:1~11 )
성경본문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의 청함을 받았더니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오늘 어버이주일입니다. 지난 주간 월요일에 노인대학에서는 효도잔치가 있었습니다. 식당을 빌려서 어버이들을 모시고 아주 흥겨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봉사 중에 노인대학 봉사가 제일 어려워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어른들을 흡족하게 해드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런 미안한 마음에 효도잔치에 같이 가서 흥겹게 이 날만이라도 기쁘게 해드리고자 했습니다. 윤수일의 <아파트>를 부르면서 춤도 췄는데 그 동안 어머님들에게 미흡한 것, 또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에게 못다한 것을 갚고자 하는 속마음이 있었죠. 그날 순서 중에 우리 마음을 울리는 <친정엄마>라는 시낭송이 있었는데요, 시인 이영숙 집사님이 나와서 한 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큰소리 탕탕치며 살아왔건만
느긋한 걸음걸이도 입가에 걸치는 엷은 웃음도 빠글빠글 머리 모양새도
친정집 다녀올 때마다 눈언저리에 맺히던 눈물방울도
어느 세월 이슬비에 옷이 젖듯
시나브로 친정엄마를 닮아간다
깊고도 넓은 인생의 거친 바다 한가운데
엄마와 딸로 맺어진 애틋한 인연
가난했지만 정직하고 가난했지만 순박하게 가난했지만 허물 가려주며
마르지 않는 샘처럼 때론 바보처럼
사랑의 단물을 퍼주고 퍼주어
이젠 어린 아이처럼 작아만 지셨다
화 많은 세월 안고 살아오는 동안
언성 한 번 높이지 않으시고 다섯 남매 키워 오신 온유함
동그마한 얼굴에 자글자글 고운 주름으로
박꽃처럼 피어났다.
때론 미안해서 괜한 억지투정 부려도
잔잔히 품고 흐르는 사랑, 친정엄마
물 한 방울 허투루 쓰지 않으시면서 월사금 제 날짜 맞춰주시려
아침부터 뛰어다니시던 어머니
문득 어머니 유난히 작아 보이던 날
담모퉁이 돌아서서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서글퍼서 서글퍼서 남 몰래 흐르던 눈물
내 몸 어디에선가 신열이 올라왔다
어느 세월 가랑비에 옷이 젖듯
시나브로 친정엄마를 닮아간다
여인의 변신은 무죄라고 해요. 딸에서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 그 가운데 엄마가 가장 강하죠. 하나님이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일일이 돌보기엔 너무 손이 바빠서 대신 엄마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럴진대 예수님은 어머니와 어떻게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과 아버지의 얘기는 없는데 예수님하고 어머니의 이야기는 여러군데 있어요. 요셉은 일찍 세상을 떠났죠.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고 얘기했죠.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의 이름이 성경에 나와 있어요. ‘요셉, 야고보, 유다, 시몬, 그리고 누이들’ 하는 것으로 봐서 적어도 여섯 이상은 낳은 거죠. 예수님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목수일을 했죠. 과부가 된 마리아에게 있어서 그 아들은 남편이기도 했죠. 아들 예수에 대해서는 특별한 하나님의 계시를 남모르게 마음에 품고 있었던 거죠. 아들을 볼 때마다 뭔가 다 이해되지는 않지만 특별한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고 하는 믿음을 가지고 과연 그 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을 기대하는 거죠.
요한복음을 읽어보면 1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을 만나는 장면이 나오고 2장에서 첫 표적을 행하셔요. 이제까지 가정에 매여서 가장으로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며 살아야 했던 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공생애, 모든 인류를 위한 삶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첫걸음이 오늘 바로 가나 결혼잔치에 있었던 거죠. 재미있게도 예수님의 첫 표적사건에 어머니 마리아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어요.
원래 유대인의 결혼식은 한 일주일간 계속 되요.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고 많은 사람을 초청해요. 가나와 나사렛이 먼 길이 아니라고 하지만 막상 가보면 짧은 길도 아니에요. 어머니가 초청을 받고 먼 걸음을 간 거죠. 덩달아 아들 예수도 가고 제자들도 함께 간 것이죠.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진 거예요. 이건 심각한 상황이에요. 누군가 책임을 져야 되는 일이죠. 그런데 보세요. 그런 문제를 예리하게 눈치 챈 어머니 마리아가 아들 예수께 와서 이야기를 해주는 거예요. “지금 포도주가 떨어졌단다.” 그 이야기를 아들에게 하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이걸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니?’라고 하는 것이죠. 아들이 말하지 않습니까? “어머니, 왜 그런 말씀을 저에게 하십니까? 아직 제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 부름 받은 아들이 가정을 떠나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출발할 그 시간이 가까웠음을 직감하고 있는 거죠.
<예수의 웃음>이라는 책이 있어요. ‘디디엥 드 코엥’이라는 프랑스 사람이 쓴 글입니다. 예수님의 여러 가지 스토리를 교회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물론 당연히 교회야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우리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신 분으로 고백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지만 때로는 넓게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 두 가지가 다 어우러져야 폭 넓은 신앙이 되고 아직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죠.
오늘 이야기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얼마나 엉뚱한 방법이에요? 아들에게 얘기를 던져놓고는 마리아는 한 발 물러가서 아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봅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가에 세워 놓은 돌항아리, 중동의 모래바람이 심한 그곳 사람들이 출입할 때 손발을 씻는 물항아리에요. 회교사원에 가보세요. 기도하러 들어갈 때 반드시 정한대로 손발을 씻고 들어가잖아요. 그 돌항아리에 물을 채우라고 하더니만 그 물을 떠다주라는 거예요. 그랬는데 그것을 받아 마신 연회장이 너무 맛있고 좋은 포도주라고 굳이 신랑을 불러서 다른 사람들은 다 좋은 걸 먼저 먹이고 나서 사람들이 취해서 판단이 흐려질 때쯤 되면 적당한 것을 내놓는 법인데 어떻게 이렇게 좋은 것을 이제까지 두었느냐고 얘기했어요. 손 씻고 발 씻는 물을 가지고 가장 향긋한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게 얼마나 엉뚱하고 창조적이에요? 얼마나 신선해요? 작가는 이 대목에서 마리아가 아들이 문제를 푸는 방식에 너무 놀라면서도 사람들을 의식해서 크게 웃을 수도 없고 해서 한쪽 구석에서 빙그레 웃는 거예요. 또 하인들은 어땠겠어요?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종들이지만 ‘아니 도대체 어쩌자고 손발 닦는 물을 갖다 주라고 하나?’ 연회장이 손발 닦던 더러운 물을 마십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 했는데 연회장이 “아니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포도주가 어디서 났느냐?” 했으니 하인들 또한 얼마나 웃었겠어요? 이러한 사실을 한 사람, 두 사람 눈치채면서 웃음이 번져나가는 것을 보시면서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웃었다. 여러분은 지금 너무 심각한 것 같아요. 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 하는 표정이에요. 너무 긴장하고 있어요. 마리아의 웃음이 파문같이 퍼져나가서 하인들의 웃음으로, 연회장의 웃음으로, 신랑의 웃음으로 그리고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의 웃음으로.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하나님의 드라마가 된 것이지요.
성경에 나와있는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님이 함께 엮어가는 드라마는 2막 2장인 것 같아요. 1막 1장은 아기 예수 사건. ‘네 몸에 성령이 역사해서 아이를 낳으리라.’ 이게 얼마나 놀라운 일이에요. 12살 예수, 예루살렘 성전에서 있었던 해프닝, 이것은 1막 2장이에요. 그리고는 이제 예수님의 가족과 함께 했던 스토리는 막이 한 번 내렸다가 올라가니까 예수님의 공생애 2막이 시작됐어요. 2막 1장, 포도주 사건이에요. 2막 2장이라면 어머니와 예수가 십자가에서 만나는 장면이죠. 그 안에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 그리고 세상 사람 누가 뭐라고 해도 포기할 수 없는 내 아들에 대한 한 여인의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어요.
그런데 잠깐, 이게 언제 물이 포도주로 바뀌었어요? 항아리에 있는 물을 떠다가 연회장에게 갖다 줬을 때? 물을 항아리에서 뜰 때 바뀐 거예요? 가져갈 때 바뀐 거예요? 아니면 마실 때 바뀐 거예요? 도대체 언제 바뀐 거예요?
<급하고 강한 바람처럼>이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은 1965년 인도네시아 티모르 섬 바로 옆에 ‘쏘우’라는 작은 섬에서 시작된 놀라운 부흥의 이야기에요. 인도네시아 역사 속에 1965년 9월 30일 쿠데타가 있었잖아요. 공산주의 쿠데타. 그런데 그 4일 전에 하나님께서는 깊이 잠들어 있는 티모르 교회를 깨워 기도하게 하셨어요. 나라를 위해 기도하게 하셨어요. 공산주의 쿠데타를 막으셨어요. 그 재미있는 드라마가 <급하고 강한 바람처럼>이라는 책에 실려있어요.
주인공이 ‘멜테리’라는 사람인데, 시골 고향에서 아주 똑똑한 학생이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나이 스물에 소련 장학생으로 뽑혀가게 됐어요. 출발 직전 부모님에게 인사하려고 고향에 돌아왔다가 예배에 참여하면서 이 놀라운 부흥을 경험한 거예요. 그 바람에 소련이고 뭐고 다 걷어 치우고 부흥의 불길 속에 빠져들어가게 되요. 그것을 체험하고 스물다섯에 미국으로 가서 세속에 빠져있는 미국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인도네시아 시골에 일으켰던 사도행전의 놀라운 역사를 증언해요. ‘하나님 말씀의 단순성으로 돌아가라’고 외쳐요. 우리가 좀 배우다 보니까 하나님 말씀을 믿으려 하지 않아요. 분석은 하는데 믿으려 하지 않아요. 자기 경험과 한계에 갇혀 버렸어요. 하나님이 오늘 불 붙는 마음과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 일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들이 거부해요. 거기에 보면 사도행전에 나와있는 놀라운 사건들이 그대로 다 재현돼요. 참 신기합니다.
그 중에 아주 재미있는 포도주 스토리가 있어요. 그 지역에서는 포도가 안 나기 때문에 성찬식을 할 때 술을 적당히 타가지고 성찬식을 했어요. 그러다가 뜨거운 은혜를 체험하고 나서는 목사님에게 “목사님, 우리가 더 이상 술을 섞어서 하는 성찬식은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뭐 좀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하다가 차에다 설탕을 넣어 성찬식을 했어요. 그것으로도 양이 안 차서 “우리도 성경대로 포도주를 가지고 성찬식을 할 수는 없을까요?” 하고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놀랍게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사건이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거예요. 주인공 멜테리가 마침 다른 섬에 전도여행을 몇 달을 갔다가 돌아와 보니까 교인들이 말하기를 물이 포도주로 바뀐 것을 가지고 성찬식을 했다는 거예요. 이제까지 하나님의 이적을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하니 믿어지지 않아요. ‘에이, 그럴 리가 있나. 뭘 어떻게 했겠지.’ 믿지를 않아요.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그 다음 성찬식 준비에 멜테리도 같이 참여하도록 하셨어요.
드디어 성찬식 때가 되었습니다. 준비팀이 모였습니다. 그들이 계속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게 포도주로 바뀌게 해주십시오.” 하나님이 멜테리에게 ‘네가 가서 물을 떠와라.’ 다른 사람이 물을 떠오면 거기에다 뭘 탈 수도 있으니까. 물을 떠다 놓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혹시 기도하는 사이에 누가 뭘 집어넣으면 안 되니까 ‘아무 것도 못 들어가도록 천으로 덮어라. 그리고 항아리와 천을 멜테리가 붙들고 있어라.’ 아무도 천을 들추지 못하도록 꼭 쥐고 기도합니다. 눈을 떴더니 색깔이 벌겋게 변했어요. ‘아니? 포도주가 됐구나.’ 드디어 천을 걷어 내고 둘러앉은 많은 사람들 중에 “세 사람만 그것을 마셔봐라.” 첫 번째로 자기의 처남이 마시게 됐어요. 그걸 마시더니 “우리에게 물로 된 포도주를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사건이에요. 두 번째로는 자기의 여동생이 마시게 됐어요. 동생까지 주님을 찬양하는 거예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마지막으로 자기에게 기회가 왔어요. 마셨어요.
어떻게 됐을까요? 맹물이에요. 깜짝 놀랐어요. ‘아니 어떻게 된 거지? 저 사람들은 포도주라고 주님을 찬양한다고 했는데 나는 왜 맹물이지? 내가 죄가 많기 때문인가?’ 혼돈에 빠졌어요.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묻습니다. “맛이 어떻습니까?” 뭐라고 대답해야 되죠? 갈등에 빠졌어요. 그런데 그 때 주님이 말씀하셔요. ‘멜테리, 나는 이것을 포도주라고 했다. 그런데 너는 머리와 혀로는 맹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자 이제 너는 어느 것을 믿겠느냐?’ ‘오 주님, 큰일 났습니다. 나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데요. 이건 분명 맹물인데요. 이걸 어떻게 하면 좋죠?’ 주님이 말씀하셔요. ‘아니다. 믿음으로 선포해라.’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에게 물로 된 포도주를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했어요. 그랬더니 그 항아리를 목사님과 장로님이 모여있는 교회로 가져가는 거예요. 이제 걱정이 앞서는 거예요. 큰일났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지. 목사님과 장로님이 다 둘러 앉았어요. “우리 같이 기도합시다.” 기도했어요. 그리고 목사님이 그걸 떠서 마시는 거예요. “오, 할렐루야. 너무 향긋한 포도주입니다. 장로님도 들어보시죠.” 다 할렐루야를 외치는 거예요. 그는 혼돈에 빠졌어요. ‘저분들이 지금 왜 저러는 거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차례가 왔어요. 자기도 마셨어요. 깜짝 놀랐어요. 포도주에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성찬식을 잘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처남과 여동생을 붙들고 물어요. “제발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줘. 아까 그거 마신 거 분명히 포도주였어?” “아 물론 포도주였지.” “아니, 교회에서 마신 것 말고 우리가 처음에 맛 본 것 말야.” 처남이 말합니다. “아 그때야 맹물이었죠.” “아니 맹물인데 그렇게 얘기해?” “주님이 나에게 가르쳐 주셨어요. 너는 내가 포도주라고 말하는 것을 믿을 것이냐, 아니면 네 감각과 생각으로 맹물이라고 말할 것이냐? 그 때 주님이 말씀하시기를 히브리서 11장 12절 말씀을 기억나게 하셨어요. 그 말씀에 보니까 죽은 것 같은 백 세 된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 놀라운 능력으로 임하셔서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다의 모래같이 수많은 후손을 이루게 하셨다는 말씀을 주시면서 너는 어떤 것을 택할 것이냐고 물어보셨기에 나는 내 감각을 의지하지 아니하고 믿음으로 주님이 주신 말씀을 선포했죠.” 여동생에게 물어봤어요. 여동생도 마찬가지로 선포했어요. 여러분, 믿음이 무엇입니까? 내 감각? 내 경험? 아니요.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주신 것을 받아들이고 선포하는 거예요.
그래서 동티모르 쪽에서는 물로 된 포도주를 가지고 성찬식을 하는데 한 60번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예요. 그리고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어요. 왜 그랬죠? 그게 또 하나의 마술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밤낮 그렇게만 변한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되겠어요? 점점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겠죠? 음식도 준비하지 않고 “하나님 우리에게 음식을 주십시오.” 사람들은 종종 그런 유혹에 빠지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거하고 많은 사람들이 증거할 수 있게 경험하고는 그 기적을 걷어가셔서 우리 신앙에 유익이 되는 데까지만 허락하셨어요.
그러나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오늘 예수님의 가나 혼인잔치 포도주이야기는 요한복음 전체가 그러하듯이 이건 설교에요. 그 어떤 이적도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우리에게 새 생명이 부어지는 사건보다 놀라운 이적은 없어요. 포도주는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을 상징하는 거예요. 예수님이 공생애의 첫발을 내디디면서 하시는 일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예요. 맹물 같은 인생들을 포도주같이 바꾸시기 위하여 먼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자기의 보혈을 흘리신 거예요.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이루시는 구원의 사건과 그 구원의 사건이 담겨있는 복음은 우리에게 기쁨이에요. 천주교를 다니시는 분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 앞에서 깊이 묵상하죠. 14개 처소를 두고 걸음마다 묵상하죠. 그러나 기억하세요. 그 십자가조차도 사흘 후면 부활의 기쁨으로 바뀌어요. 결혼식에서는 오직 신랑과 신부에게 집중하는 거예요. 결혼식에서만큼은 신랑, 신부의 과거를 이야기해서는 안 되요. 덕담만 하는 거예요. 아름다운 얘기만 하는 거예요. 결혼식장에서 죽은 사람 얘기하고 죽을 사람 얘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에요. 십자가까지도 3일 후에는 부활로 바꾸어 부활의 기쁨과 생명을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 복음이라고 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되요. 교회는 잔칫집이에요.
세계기도성회가 드디어 시작됐잖아요. 이제까지 수고들 많이 하셨어요. 진짜 잔치가 열리는 거예요. 그러므로 어떻게 해야 되요? 포도주가 떨어졌네, 누가 잘못했네. 아니요, 일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만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재해석 해야 되요. 다 덮어야 되요. 여기까지 십자가 은혜로 온 거예요. 누가 잘나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에요. 불러주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기도하게 하시고 참여하게 하신 건 다 주님의 놀라운 은총이에요. 물 떠온 하인들은 그 비밀을 알았다고 했어요. 우리는 하인들과 같이 주님이 이루신 일을 가까이서 본 증인으로서 기쁨과 감격과 웃음을 가지고 잔치에 찾아 온 모든 사람들에게 포도주를 나누어 주듯 그들의 삶에 넘치는 위로를 나누어 주는 종의 기쁨을 가지고 주님을 찬양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세대를 이어가면서 주님의 놀라운 은총을 고백하며 살아갈 때 진정한 생명과 효의 의미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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