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4424

맑은 선비(淸士)와 지혜로운 선비(智士) [박석무]

제 1187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맑은 선비(淸士)와 지혜로운 선비(智士) 「목민심서」 12편은 어느 것 하나 귀하고 값진 내용이 아닌 것이 없지만, 마지막 편인 ?해관(解官)?이야말로 은근하게도 큰 의미가 들어 있는 내용입니다. ?부임(赴任)?으로 시작해 ?해관?으로 끝나면서 적당히 마무리하면 될 것 같은 내용이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는 뜻에서 곱씹어야 할 내용이 참으로 많은 한 편입니다. 벼슬이란 언젠가는 그만둘 수밖에 없다는 것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벼슬자리에 연연하여 언제까지라도 벼슬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말합니다. 아무리 좋은 벼슬자리에 근무하고 있더라도 거기에 연연해서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켜야 하겠다는..

잘못은 시인하고 용서받아야 [박석무]

제 1186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잘못은 시인하고 용서받아야 관존민비의 어둡던 시절, 관의 탐학에 시달리던 백성들의 비참상은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관의 횡포가 극에 달했던 실감나는 사례의 하나가 「목민심서」 호전(戶典)의 평부(平賦) 조항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어떤 목민관이 탐학하여 백성이 밤중에 산에 올라가서 소리를 질러 매도했다. 그 이튿난 목민관이 향승(鄕丞)을 불러 말하기를 ‘산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귀신이 노했기 때문이다. 마땅히 제(祭)를 지내서 풀이를 해야할 것이다’라고 하고는 집집마다 10전씩 거두어 돼지 한 마리를 사서 제를 지내고 그 나머지는 목민관이 사적으로 착복하였다. 백성들이 또 다시 산에 올라가 외치자, 이번에는 ‘제를 박하게 지냈기 때문..

다산의 실력과 재주는 세상에 드물다 [박석무]

제 1185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의 실력과 재주는 세상에 드물다 평생동안 다산 관련 책을 읽고 있지만 어떤 때는 여러 번 읽어본 글 속에서도 새삼스럽게 이런 대목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음미하는 때가 있습니다. 다산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일생을 알려주는 기록을 몇 가지 남겼습니다. 18년의 긴긴 유배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4년 뒤인 1822년은 61세로 회갑을 맞은 해였습니다. 죽을 날이 멀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기록으로 남겼으니「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집중본(集中本)」과「광중본(壙中本」)이라는 두 편의 글입니다. 집중본은 문집에 실어 오래 전해지기를 바라서 자신의 삶과 학문적 업적 및 공직자로서의 업적까지 상세하게 기록한 내용을 담았고, 광중본은 무덤..

사람다운 사람, 나라다운 나라 [박석무]

제 1184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사람다운 사람, 나라다운 나라 인류의 역사가 있는 이래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범죄가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이 그친 날이 없었지만, 세쇠도미(世衰道微)한 시대 때문인지, 요즘에는 부쩍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적 살인사건이 이어지고 있으니 마음 아픈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친부모나 양부모가 어린 자녀를 학대하고 죽이는 지경까지 이르는 사태를 보면서는 옛 어진이들의 인륜도덕을 중요하게 여겼던 점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20년 전에 저술한 다산의『흠흠신서(欽欽新書)』라는 고전은, 인륜을 파괴하고 인간의 본성을 잃어버린 가족간의 ‘살사지변(殺死之)’에 대한 여러 사례를 열거하여 그에 대한 철저한 ..

노력없는 천재는 없다 [박석무]

제 1183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노력없는 천재는 없다 세계적인 천재 에디슨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노력)이다.” 보통 사람의 말이라면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천재가 본인 스스로 했던 말이니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긴 설명이 필요없이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땀 흘리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는 창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조선 후기 아무도 이견을 말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모두가 동의하는 일의 하나는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는 천재였다는 사실입니다. 추사는 다산보다 24세 연하로, 다산의 둘째 아들 정학유와 동갑내기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다산이 75세로 세상을 떠난 1836년에는 추사 나이 51세로, 문과에 급제해 병조참판을 지내 당대의 석학으로 이름을 크게 날리고 ..

지도자라면 지녀야 할 성격의 특성 [박석무]

제 1182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지도자라면 지녀야 할 성격의 특성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역시 많은 독자들이 애호하는 책의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 이름으로 ‘다음’에서 검색해보면 어떤 블로그에 ‘다산을 요약하다, ’라는 글이 있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다산 편지의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요약하여 다산의 높은 안목과 학식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4일자로 올라온 내용인데, 다산의 편지 글이 너무 길어 흔히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블로거는 참으로 훌륭한 내용을 놓치지 않고 멋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조던 피터슨교수가 어깨를 펴고 걸으라고 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면서 남자라면 다산이 말하는 성격의 특성을 지녀야 한다면서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세계 안에서의 ‘견딤’이 민주 시민을 만든다 [이병곤]

세계 안에서의 ‘견딤’이 민주 시민을 만든다 등록 :2021-10-20 18:12수정 :2021-10-21 02:35 [세상읽기] 이병곤|제천간디학교 교장 덴마크에 다녀왔다. 덴마크대안교육협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 참여를 위해서였다. 행사를 관통하는 주제는 ‘세계시민교육’.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전역은 물론 덴마크 국내에서조차 자국 대안교육 관계자들끼리 서로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을 서로 달래고 있었다.나는 ‘삶을 위한 교사대학’ 소속으로 그들과 만났다. 대안학교 교사를 양성하고 현직 교육을 실행하기 위해 조직된 작은 협동조합이다. 지난 10여년간 이 단체를 중심으로 이어진 한국-덴마크 사이의 대안교육 교류를 재개하고 지속하기 위한 ‘출장’이기도 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거트 비에스타 교수의 기조 발제가 ..

득세한 사람, 실세한 사람을 잊는다 [박석무]

제 1180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득세한 사람, 실세한 사람을 잊는다 1801년 신유년, 신유옥사가 일어나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 유배살이로 떠나야 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이던 40세의 다산, 죄가 없음을 인정받고도 중상모략에 휩싸여 풀려날 기약 없는 귀양살이로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유배 초기에야 마음의 안정을 못 얻어 괴롭고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오래지 않아 마음의 안정을 얻어 좌절과 낙망의 마음에서 훨훨 털고 일어나 학문연구에 생애를 바칠 각오로 독서와 저술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쓸쓸하고 외롭기 그지없던 때가 많았지만, 독거생활의 편안함을 오히려 책 읽고 글쓰기 좋은 환경으로 여기면서 본격적으로 수기(修己)의 학문과 치인(治人)의 학문에 온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다행히 ..

농단(壟斷)하는 천장부(賤丈夫) [한재훈]

제1078호 다산포럼 농단(壟斷)하는 천장부(賤丈夫) 농단(壟斷)의 어원 《맹자(孟子)》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옛날의 시장이란 남는 것과 부족한 것을 교환하는 장이었으며, 관에서는 분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정만 했다. 그런데 어떤 천장부(賤丈夫)가 나타나서는 깎아지른 언덕에 올라가 요모조모 관망한 다음 시장의 이익을 그물질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고, 따라서 그에게 세금을 먹이게 되었다. 상(商)행위에 세금을 먹이게 된 것은 바로 이 천장부로부터 시작되었다.” - 《맹자·공손추하》 중에서 ‘농단(壟斷)’이라는 말은 시장의 이익을 그물질하기 위해 천장부(賤丈夫)가 찾아 올라간 ‘깎아지른 언덕’을 뜻한다. 그곳은 시장에서 물건이 거래되는 상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군사독재시대의 간첩조작 [박석무]

제 1179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군사독재시대의 간첩조작 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최악의 수준에 이르는 경우, 우리는 쉽게 ‘제악(諸惡)의 근원이다’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합니다. 우리 민족과 국가가 처한 현상에 ‘민족분단은 제악의 근원이다’라고 말한다면 틀린 답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민족이 체제를 달리하며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다보니, ‘분단’ 때문에 우리가 당하는 가장 큰 비극은 분단장사를 하는 독재권력이 일으키는 간첩조작의 문제입니다. 부당한 정권유지를 위해 체제수호라고 위장된 명분을 내세워 수많은 조작 간첩을 양산하여, 그로 인한 개인과 한 가족을 파멸에 이르게 하여 하늘을 찌르는 억울함이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진 이유로, 50년 40년 전의 억울한 조작된 간첩들이 재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