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시끄럽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4. 6. 2. 10:06

6월의 묵상

내가 한 이 변명을 들어줄 사람이 없을까? 맹세코 나는 사실대로만 말하였다. 이제는, 전능하신 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답을 듣고 싶다.-욥31;35-

 

   위 말씀은 욥이 자기 사정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하나님께 호소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대화나 언어 소통이 안 되어 욥처럼 답답한 ‘불통’ 시대입니다.

 

   의사는 환자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불평합니다. 환자가 두 달 가까이 기침이 심하다고 하여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별 이상이 없었답니다. 그래도 기침이 간헐적으로 일어나며 그러고 나면 목소리가 허스키 해 진다고 또 호소를 했다고 합니다. 청진기로 심장박동을 잘 듣고 환자에게 모든 것이 정상적이니 2,3일 처방한 약을 드시며 기다려 보라고 했더니 그 말은 듣는 것 같지 않고 나이가 많아지면 남자도 남성호르몬이 결핍되어 면역력이 약해진다고 하니 호르몬 수치를 좀 재 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러나 꼭 원하시면 채혈을 해 놓고 가시면 3일 내에 알려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더니 또 엉뚱하게 채혈 같은 귀찮은 일 하지 않고 그냥 비아그라를 사 먹으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의사는 이 불통 환자가 답답하다고 호소합니다. 환자가 진단을 받으러 와서 의사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가 약까지 지정해서 처방하려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남이 말을 할 때 어떻게 응수를 해 줄까하고 생각하며 듣는 것은 정말 경청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목사 사모도 목사와 소통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목사가 아내를 데리고 부모를 찾아뵈러 가면 아내는 제 세상 만난 것처럼 기뻐서 시어머니에게 말을 안 들어주는 목사에 대해 하소연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시어머니는 “네가 참 힘들겠다.”고 며느리를 위로 하며 때로는 목사에게도 세심하게 아내에게도 신경을 써 주라고 주의도 준다고 합니다. 정말 말 안 들어주는 목사가 답답하여 목사 사모는 시어머니에게 호소하는 것인데 정도가 지나치면 시어머니는 한마디 한다고 합니다. “시끄럽다!” 그러면 상황이 끝납니다. 시어머니와의 대화는 끝납니다. 며느리는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을 잃은 것입니다.

 

    나는 자식들을 다 출가 시켜버리고 노부부 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대화가 막히면 온 가정이 불통가정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비교적 아내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아내는 나를 아이들 다루듯 합니다. 내가 외출하면 “옷을 다 입고 나면 반드시 거울 앞에 서서 보세요. 가시는 길은 알고 있겠지요? 정말 운전할 때 길을 자주 바꾸지 마세요. 도착하면 손을 씻으세요. 그리고 전화하세요. 남의 말만 듣고 자기 말은 하지 마세요.…” 이렇게 문을 나서기 전까지 계속 주의를 줍니다. 그럼 나도 모르게 “시끄럽다!”하고 극약 처방을 내립니다. ‘말 들어주기’를 끝낸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운전하고 가면서 이제 우리는 불통가정이 되는 것이 아닐까하고 후회합니다. 아무 해결은 없어도 그냥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은 없을까요?

 

기도:

하나님, 부르짖으면 응답해 주시고 크고 은밀한 일까지 알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멘.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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