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육신 기증 서약서

성령충만땅에천국 2015. 6. 14. 09:21

육신 기증 서약서|성경 말씀 묵상

은혜 | 조회 27 |추천 0 |2015.06.13. 09:16 http://cafe.daum.net/seungjaeoh/J75F/122 

6월의 말씀 산책

나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지금까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하나 있다. 초등학교를 떠난 지 16년 만에 우연히 그를 극장에서 나오면서 만났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타도로 직장을 옮겨 외로운 때였는데 그를 만난 것이다. 그 친구는 예수병원에 의사로 와 있다고 말했다. 3,4년 함께 지내다가 또 헤어졌다. 그러나 인연은 질긴 것이어서 2003년 아내가 심장조형수술을 할 때 또 나는 그를 찾았다. 아내가 가슴이 찌르는 듯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을 때 나는 예날 전화번호를 뒤져 그의 거처를 알아내어 그에게 상의 했다. 그는 놀래서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응급실로 가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바로 입원하여 심장조형수술을 마치고 이제는 완치 되었다. 그 뒤 우리 내외는 그들 부부와 거의 66년 만에 해방 후 1회 졸업이었던 고향의 초등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뒤 늦게 띠 동갑이 넘는 젊은 아내와 결혼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평생에 자기가 잘 한 일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한 일이라고 아내바보가 되어 있었다. 그의 아내는 내 아내의 고등학교 한참 후배였다. 그 뒤로 우리 부부는 더 가까워졌다. 내가 말씀 묵상집을 출판하고 보냈더니 그는 자기가 50권은 사주고 싶다고 해서 내가 저자에게 주는 할인 값으로 그에게 책을 보내고 내 구좌로 송금해 받은 일이 있다. 그런데 다음 해에 또 책을 냈을 때는 수고했다고 100만원을 그때 알게 된 내 구좌로 보내왔다. 과분하다고 사양했더니 여유가 있어 보냈으니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 그는 결단이 빠르고 낙천적인 기질이었다. 그는 기독병원 원장 서리, 조선대학교 의대 학장, YMCA, 로터리클럽 회장, 지방검찰청 상임소년선도위원 등 의사로 있으면서도 많은 대외 활동을 하고 대학 발전기금, 사회 복지재단 기부 등 거액의 돈을 귀한 일에 기부하고 사는 친구다. 그러나 검소하게 살아서 자녀들은 학교에 다닐 때 버스를 타고 다니게 했으며 고3인 딸이 수돗물을 아껴 쓰지 않는다고 이틀이나 학교를 못 가게 한 일도 있었던 친구이기도 하다. 지금은 은퇴해서 친구 병원에서 전문의로 노인들을 위한 치유활동을 하고 있다. 한 간호전문학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지난 해였다. 일본 크루즈 여행을 가자고 시간을 좀 비워놓으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오래 살겠느냐고 같이 여행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반대였다. 왜 그런 과분한 호의를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친구 아내가 적극적으로 아내를 설득했다. 언니와 여행도 하고 싶지만 그보다도 이런 오랜 남편의 우정을 자기는 본 일이 없다며 잘 모실 테니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가까스로 이를 사양하는 데 땀을 뺐다. 금년 초에는 아내가 뇌수술로 입원을 했었는데 또 입원비에 보태라고 100만원을 보내왔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아내는 절대로 받으면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나도 앞으로 이런 호의를 거절하기 위해서는 좀 서운하겠지만 극약처방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의 아내에게 이멜을 보냈다. 그는 컴퓨터를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나에게 전화나 멜을 통한 위로와 격려는 해주되 절대 현금은 보내지 말게. 마치 자네는 갑이고 나는 을 같은 생각이 들어 언짢네.’ 이런 내용이었다. 그러자 바로 답이 왔다. 자기는 친척이나 친한 친구에게는 의례 그래 왔는데 그렇게 느끼게 했다니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사이는 어색해졌다.

 

미국의 한 교회는 목사가 아무리 하나님께서 값없이 구원을 주었다고 해도 교인들이 믿지 않고 자기가 뭔가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입으면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헌금을 하고 또 더 큰 은혜를 입으려면 헌금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잘못 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 목사는 한 주일은 교인의 교회 헌금을 금하고 출석하는 교인에게 일불씩 지폐를 나누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거저 받는 연습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지폐 받기를 거절한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목사는 설교를 했다.

<꼭 지폐를 받아야 뭘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값없이 주시는 것이 많다. 공기를 값없이 주신다. 건강, 기쁨, 평화, 사랑, 무엇보다도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값없이 주신다. 눈에 보이지 않은 많은 것들을 값없이 주신다. 그런데 왜 돈으로 보답하려 하는가? 돈 아닌 것을 드려라. 감사하라.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사랑하라. 여러분은 헌금을 드리지만 그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은 사랑을 같이 바쳐야 한다.>

 

성경 잠언에는 은이나 금보다는 은총을 택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나는 친구가 보내준 것을 돈으로만 보고 그 속에 있는 우정과 사랑은 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평소 그는 모든 것은 세상에 돌려주고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들 부부가 죽은 뒤 자신들의 시신을 모교에 바치기로 서약하고 그것을 증명하는 카드를 품에 지니고 다니는 것을 보고 나는 큰 감명을 받아 나도 우리 지역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 있는 헌체운동본부에 서류를 요청하여 받아 놓은 것이 있다. 그런데 아무 실천은 못하고 있다.

나는 내 좁은 소견으로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니 이제는 화해하는 길을 찾아야겠다. 그를 본받아 CFK 후원, 루게릭 병에 걸려 있는 목사가족 돕기, 기아대책이나 월드비전을 통한 세계 재난지역 후원 등을 흉내 냈다고 그것이 화해의 제스처가 되겠는가

       

은이나 금을 보는 것보다 그 속에 사랑을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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