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성경 말씀 묵상
11월의 말씀 산책
삭개오는 유대인으로 압제자인 로마제국의 세입행정에 종사하는 세리장이었다. 그는 자기 민족을 로마인이 영속적으로 지배하는데 일익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로마제국의 공권력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자기 민족에게 세금을 부과하기도 하고, 착취하기도 하고, 부를 축적하기도 한 ‘허가된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로마 정부에서는 멸시를 당하고 자기 민족으로부터도 죄인 취급을 당해 삭개오는 내적인 갈등을 많이 겪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그는 내적 갈등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갈증으로 예수를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도 자기가 기거하는 여리고 근처에서 예수님은 앞 못 보는 맹인을 고쳤는데 그는 자기의 어두운 현실도 밝게 바꾸어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그는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 볼 수가 없을 것 같아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다. 세리장이란 사회적 권위를 다 내려놓고 올라간 것은 그만큼 생수에 대한 갈증이 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한 권위는 스스로 자기를 낮추는 겸손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그런데 지나가시던 예수님이 그를 쳐다보시고 “삭개오야, 어서 내려오라.”고 그를 부르신 것이다. 예수님은 천한 삭개오를 친히 초대하셨다. 예수님이 어떻게 그의 이름을 아셨을까하고 그의 전지전능하신 신적 전지성을 의심할 것은 없다.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하고 싶으면 그의 악명이 근동에 너무 자자해서 이를 듣고 그를 알고 계셨으며 죄인을 찾으러 오신 그분이 그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해도 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삭개오가 찾아 간 것이 아니고 예수님께서 먼저 그를 부르셔서 그를 초청하셨다는 것이다. 삭개오라는 이름의 뜻(순수한자)처럼 그는 퍽 순수했던 사람 같다.
지금도 나는 가끔 예수님께서는 우리 이름을 알고 불러 주시고 우리를 구원의 잔치에 초청해 주시는 것일까? 하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한 번도 들은 일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성경공부를 하러 가자.”고 말했다면 그것은 친구를 통해 예수님께서 그를 초청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삭개오처럼 초청에 바로 응하지 않은 것일까? 예수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제사장을 통해, 선지자를 통해, 예언자를 통해 하나님과 화해하고, 말씀을 듣고, 또 계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오신 후 신약성경이 완성되면서부터는 모든 하나님의 비밀은 이곳에 봉해졌다. 말씀 외에 다른 계시가 있을 수 없다. 말씀 묵상을 통해 우리는 하늘나라의 비밀을 깨닫고 그분의 계시를 보고 그분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성경의 말씀 없이 교회 마당만 밟고 다닌다. 지금은 교회에서 서로 만나고, 교제하고 성도들의 결혼·장례에 참석하고 함께 먹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전부가 되었다. 지금 그들에게는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간 삭개오의 열심이 없다. 하늘나라 잔치에 초청을 받고도 밭을 샀다, 소를 시험해야 한다, 장가를 갔다는 핑계로 성경을 묵상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가 된 것이다. 교회는 계속해서 세속화되어 가고 있다. 나는 하나님이 어떻게 삭개오의 이름을 알았을까? 내 이름도 알고 계실까? 언제 나를 부르고 계시는가를 생각하며 성경을 상고한다. 성경이 내 삶에 간섭하시는 주님과의 교제 없이는 성경을 읽는 즐거움이 없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나는 기도 전 인터넷을 통해 ‘생명의 말씀’을 읽고 그 해석을 읽는다. 또 RBC(Radio Bible Class)에서 배포하는 ‘Our Daily Bread'를 통해 삶을 통한 말씀의 간증을 읽고 명상한다. 1838년 미시건의 작은 집 지하에서 리처드 드한(Rev. Richard Dehaan)이 성경공부를 하고 방송하던 것이 지금은 직원 600명을 거느린 말씀 사역의 장이 되었다. 이와 같은 매체를 통해 예수님과 교제할 때 주님은 매 순간 나와 교제하며 나를 불러 주신다고 생각한다. 개울물은 요람한 소리를 낼지라도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 깊은 강 속에 숨겨진 보화를 명철한 사람만이 길어낼 수 있다. 그 속에서 예수님의 초청이 있을 때는 응답해야 한다.
"삭개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서 묵어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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