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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심장질환자 청국장은 참으시라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17. 09:37

뇌졸중·심장질환자 청국장은 참으시라

한겨레 등록 :2006-12-03 18:46수정 :2006-12-05 17:26

 

25면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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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K2가 항응고제 방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괜찮아
각종 비타민도 과잉 땐 부작용
신장질환자엔 보양식 해로워
전통 식품이면서 콩으로 만든 청국장에는 여러 영양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에는 식사 외에도 가루나 환 형태로 챙겨 먹는 사람도 많다. 또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등을 앓아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는 항응고제 처방을 받고 있다면, 전문가들은 청국장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청국장에 든 한 비타민 성분이 항응고제의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청국장과 더불어 비타민 등 몸에 좋다면 무조건 많이 먹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몸에 좋다는 비타민 등도 과다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청국장이 항응고제 기능 막아=ㅇ아무개씨(51·여)는 동맥경화를 진단받은 뒤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응고제를 먹는 중이다. 이와 함께 그는 주변에서 ‘청국장이 피를 맑게 해준다’는 말을 듣고, 약과 함께 청국장을 먹기 시작했다. 그 뒤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은 결과, 혈전이 생길 위험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흥곤 세종병원 심장내과 부장은 “비타민 K는 혈액이 응고되는 작용을 촉진해 몸에 상처가 났을 때 피를 굳게 한다”며 “이 비타민 K가 청국장에는 일반 채소류보다 5~10배 이상 많이 함유돼 있다 보니 ㅇ씨와 같은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영탁 성균관의대 심장외과 교수와 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역시 “항응고제를 먹는 환자들에게 비타민 K는 금기할 정도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청국장의 비타민 K는 세밀하게 구분하면 K2로, 브로콜리·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에 든 비타민 K1와는 조금 다르다. 비타민 K2는 K1에 비해 몸 안에 머무르는 기간이 더 길다. 채소에 든 K1은 섭취 뒤 하루 정도면 사라지지만 청국장의 비타민 K2는 5일 이상 몸속에서 효능을 발휘한다. 황 부장은 “뇌졸중, 판막질환 등의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먹는 경우에는 청국장을 비롯해 녹황색 채소류도 많이 먹는 것은 제한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청국장을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끼 청국장 먹는 정도면 큰 문제 없어=보통 식사 한 끼로 청국장을 먹는다면, 이 속에 든 비타민K는 약 120㎍ 정도다. 이 정도 양은 항응고제를 먹는 환자들이라도 일주일에 한 끼 식사 정도로만 먹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 황은주 세종병원 약제팀 약제과장은 “항응고제를 먹는 환자들이 비타민K를 섭취할 때, 그 양이 150㎍ 이상인 경우에는 항응고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며 “영양제처럼 먹는 건강식품의 경우 이 양을 넘기므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청국장 건강식품의 하루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30~60g으로 비타민K로 따지면 240~480㎍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항응고제를 먹지 않는 경우에는 청국장이 문제될 것은 없다. 이 교수는 “청국장은 비타민K를 비롯해 여러 비타민이 풍부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아 보통 사람들에게는 좋은 음식”이라고 말했다.

식품별 비타민K 함량
식품별 비타민K 함량
비타민 등도 과다하면 부작용 있어=만병통치약처럼 일컬어지는 비타민 역시 과다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비타민 A의 경우, 과다하면 두통, 구토 등의 가벼운 증상부터 심한 경우 뇌에 물이 차는 뇌수종이 생길 수 있다. 유준현 성균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임신부의 경우 비타민 A를 과다 복용할 경우 기형 유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 D는 골다공증 예방 등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과다하면 간에 해를 줄 수 있으며, 비타민 E는 혈액 응고를 막아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유 교수는 “피로회복제처럼 알려진 비타민 C 음료의 경우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비타민이 부족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음료”라고 말했다.

각종 보양식의 경우 꼭 피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김유선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투석환자를 비롯해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의 경우 각종 보양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오히려 몸속에 새로운 노폐물을 만들어 신장에 피로를 준다”며 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칼륨 성분이 많이 든 야채나 견과류, 유제품 역시 피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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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175855.html?dable=30.52.3#csidxcd13846373ad7dc861aa6665a74cd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