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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 건강하면.../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1. 17. 04:02

몸만 건강하면...

                        보낸사람

박완규 <pawg3000@naver.com> 보낸날짜 : 17.11.14 15:14                




 






 

 



 

몸만 건강하면...



 

 




   

어제는 저의 생일이었습니다.


어느새 55번째 생일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철이 없고 천방지축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벌써 오래전부터 조금만 더 나이가 들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을 한 지가 언제인데 저는 아직 이러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니 생일이라 해서 별다른 감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눈을 떴는데 34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갑자기 막~ 보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가신지 30년이 훨씬 넘었으면 이제 잊혀 질만도 한데 어머니라는 존재는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꽃다발 하나 들고서 마침 휴가를 나온 막내아들까지 데리고 어머니 산소엘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산소에 가면 늘 가슴이 시원하고 후련해집니다. 그리고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머니께서 생전에 늘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몸만 건강하면 사람은 산다.”


이 말씀은 안 굶어죽으니까 절대로 쫀쫀하게 살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굶어죽지 않으니 쪽 팔리게 살지 말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렇게 배가 고파도 돈이 없어도 남 앞에서는 절대로 기죽지 말라는 말씀을 늘 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어렸을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어머니의 그 말씀덕분에 제가 이렇게 기죽지 않고 살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직위가 낮다고 힘이 없다고 기가 죽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우리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세 끼 밥 먹고 사는 것은 너나 나나 똑 같은데 어머니 말씀처럼 사람은 몸만 건강하면 어떻게든 살기 때문입니다.


어느 고승이 하산을 하는 자신의 수제자에게 아무 때나 열어보지 말고 정말로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열어 보라면서 편지 한 통을 주며 산을 내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정말로 이 제자에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때 자신의 스승이 주신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기대감에 그 편지를 펼쳐보았습니다.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엊그제는 군대에 있는 둘째 아이가 휴가를 나왔습니다.


휴가를 나와도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식당에서 밤늦도록 엄마아빠 일을 도우면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오늘 아침에 부대에 복귀를 한다고 집을 나서는데 그 아이를 보내며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 한 번 보내지 못하고 아이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쩌겠냐고 했습니다. 아이는 괜찮다고 했지만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느 것보다 부모의 본보기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은 자식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것은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좋은 본을 보이며 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TV를 보면 가끔 성질머리가 아주 고약한 강아지들이 나옵니다. 사람만 보면 물려고 달려들고 자신을 키워주는 주인조차도 물려고 하는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다고 보호자는 그 강아지를 쓸고닦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강아지들을 보면서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씨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강아지에게는 언제나 문제 있는 보호자가 있다고 말입니다.


강형욱씨는 보호자가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강아지를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결국 보호자의 잘못된 사랑이 버릇 없는 강아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호자의 사랑이 너무 과해서 버릇없는 강아지를 만드는 것처럼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너무 과해서 버릇없고 예의 없고 인간미 없는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주변을 봐도 부모가 자식을 못되게 키우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냐오냐 하는 사랑 속에 안하무인의 아이로 키우고,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로 키우고, 예의 없는 아이로 키우고, 이기적인 아이로 키우고... 요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청소년들의 사회문제도 어찌 보면 부모의 잘못된 사랑이 청소년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기준을 갖고 삽니다. 어떤 사람은 선한 기준을 갖고 살고 어떤 사람은 거친 기준을 갖고 삽니다. 선한 기준을 갖고 사는 사람은 별 것 아닌 말에도 상처를 받고 마음이 쓰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남들로부터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 하냐?”는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그러나 악한 기준을 갖고 사는 사람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뻔뻔스러운 행동을 해도 그리고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수시로 해도 자기 스스로 의연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늘 잘 먹고 잘 삽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정치인이 되고 리더가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사회가 더 거칠어지고 건조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을 해도 남에게 존경(?) 받고 사는 모습을 보면서 청소년들 또한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쉽게 하고, 힘없는 친구들을 쉽게 괴롭혀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고운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대원(大原)
박 완 규 올림




 

 

오늘 사진은 박곡희 작가님이

백양사에서 담아온 가을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