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먹먹하여 애꿎은 술잔만 기울이다가 이러한 말로 후배를 위로했습니다.
“힘들긴 해도 네가 많이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형이 시 하나 읽어줄게.” 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제가 좋아하는 장사익님의 노래 ‘이게 아닌데’의 가사를 읊어주었습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날마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하면서 사는 삶이 우리 삶이 아닐는지요. 가끔은 지금까지의 인생을 헛살았다는 반성도 하고... 가끔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은 것을 반성도 하고..
그러다가 가끔은 꽃이 피었다가 지듯이.. 그냥 세월만 보낸 것 같아 내 자신을 자책하며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 같습니다. 후배와 헤어지면서 쳐진 그의 어깨를 안아 주면서 이 말을 해 주었습니다.
“넌 참 괜찮은 녀석이야~ 힘 내...” 후배와 헤어지니 새벽이 내게로 걸어왔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나태주 시인은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그것을 '행복'이라 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가 지금보다 조금은 덜 불행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늦은 밤이면 누군가는 하루의 피곤을 안고, 또 누군가는 상처입은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늦었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고, 아직 괜찮다고 하기엔 너무 늦은 우리의 인생 앞에서 상처를 안고 사는 모둔 분에게 ‘잘 될꺼야’라는 무책임한 말보다 ‘당신은 잘할 수 있어요.'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 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수많은 상처와 수많은 아픔을 겪고 살아왔지만 지나고 나니 모두 별 것이 아니었습니다. 혹시 오늘, 마음의 상처나 마음의 아픔이 아직 가슴에 남아있거든 이것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 것 아닐 것이라 생각하며 잘 이겨 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잘 이겨냈던 것처럼요...
by 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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