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유기성*신우인목사설교+칼럼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6. 20. 목요일 / 약할 때 강하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9. 6. 23. 17:03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6. 20. 목요일 / 약할 때 강하다.|김동호목사의 매일칼럼

스티그마 | 조회 34 |추천 0 |2019.06.20. 06:00 http://cafe.daum.net/stigma50/Dhpk/2600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6. 20. 목요일

약할 때 강하다.

1.
항암 주사 맞은 첫째 날 둘째 날 견딜만 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항구토제 덕분인 걸 모르고 항암 만만하게 보고 까불었습니다.(?)
사흘 째 되는 날부터 속이 미슥거리며 음식과 물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공평하신 하나님이 저에게만 특별 대우를 해 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그런 하나님이 섭섭하진 않습니다.
저는 제가 하나님의 특별 대우를 받아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하거든요.
하여튼 좀 힘들었습니다.

2.
닷새가 지나고 엿 새째가 되는 어젠 조금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풀리니 이것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저것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조금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피피엘 재단의 이사회가 있었습니다. 이사회 후 식사를 하는데 미역국이 나왔습니다. 밥은 한 두 숟갈 정도 먹었는데 미역국을 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입이 짧아 본시 국에 떠 있는 고기는 다 골라내고 밥 먹는 사람인데 고기도 다 먹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금방 힘이 났습니다.
이 템포로 가면
그래서 먹을 수 있게 되고
힘도 회복하게 되면
내일부터는 늘 운동하던 산에도 올라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하여튼 속이 편하니 살 것 같았습니다.

3.
이제 겨우 풀리기 막 시작 한 건데 다 풀린 줄 알고
뭘 많이 먹고 마시지는 못했지만
먹고 마시는 속도가 조금 빨라졌습니다.
아주 조금
몸이 거부하지 않으니까
보통 때 물 마시듯 물을 마셨습니다.

4.
그게 겨우 진정 되려고 하던 비위를 다시 뒤집어 놓았습니다.
점점 좋아질 줄 알았던 비위가 다시 머슥거리기 시작했고
조금 그러다 말 줄 알았는데
어제 저녁엔 결국 토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겨우 가라 앉은 흙탕물이 다 없어진 줄 알고
텀벙 발 디뎠다가 흙탕물을 다시 다 뒤집어 놓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혼 났습니다.
어제 저녁 제일로 혼 났습니다.
아침이 되니 다시 조금 가라 앉았습니다.
일 주일이 되어 오니 아무래도 항암주사의 독성이 조금씩은 빠져 나가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습니다.

5.
풀려도
조심해야겠습니다.
내 약한 비위가
물이 들어오는지
음식이 들어오는지 눈치 채지 못하게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식으로
물도 수액 맞듯이 조금씩 조금씩 몸이 눈치 못채게
살금 살금 먹고 마셔야겠습니다.
살살 몸을 얼려서 풀어야겠습니다.

6.
이런 힘든 과정을 조금씩 몸으로 하나 하나 공부해 가며
내가 얼마나 암과 암 친구들의 힘듦과 고통을 잘 알지도 못하고
함부로 위로한다고 덤벙거렸는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르면서
격어 보지도 못했으면서...

저의 항암 치료는 비교적 약한 축에 속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약한데도 이러니
나보다 더 힘든 항암 과정을  겪는 우리 친구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절망감이 몰려 왔습니다.
CMP
집회 말입니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싹 없었졌습니다.
전에는 이렇게 하면 되고
저렇게 하면 잘 되고
그렇게 하면 대 성공이겠다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 났습니다.

대단한 생각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암의 맛에 발을 디뎌 놓고 보니
나보다도 훨씬 더 힘든 과정을 격고 있는 우리 암친구들의 힘듦과 고통이 훨씬 더 커서
아무리 대단한 생각과 프로그램으로도 저들을 위로하고 저들에게 힘을 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7.
그런 절망을 느끼면서
역설적으로 모래 앞으로 다가 온 CMP 집회가 기대됩니다.

홈런을 치려면
힘을 빼야 합니다.
힘이 들어가면 절대로 홈런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간의 힘듦을 통해 몸과 마음의 힘이 다 빠졌습니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다 사라졌습니다.
힘을 뺀게 아니라 빠졌습니다.
홈런이 기대됩니다.

8.
사도 바울의 내가 약할 때 강하다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약해졌으니까 하나님의 위로는 더 강할 겁니다.
홈런성일겁니다.
내 힘과 능력 재주로 하지 않고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힘을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되었으니까요.

'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4:13)

능력 주시는 자 밖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스스로에게 무슨 힘과 능력이 있는 줄로 착각하는 사람은
능력 주시는 자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못합니다.
능력 없는 약한 사람만이 능력 주시는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에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 그곳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아슬 아슬하게
제게 능력주시는 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컴퍼트 마이 피플(comfort my people) 집회가 모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래 덕소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