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분단의 아픔' 추천사와 머리말
은혜 추천 0 조회 14 20.07.04 09: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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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씀 남북형제의 사모곡 합창 -오승재 작가의 『분단의 아픔』을 읽으며 이 명 재
바야흐로 하늘 푸르고 녹음 짙은 6월입니다. 이런 계절에 모처럼 오승재 교수께서 펴내는 책자를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필자는 오승재 교수(작가)와 동향인 데다 우리문학을 전공한 문학도로서 작가의 아우인 오영재 시인의 한겨레문학사적인 비중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오승재-오영재 형제분께서 함께하는 『분단의 아픔』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미 9년 전에 세상을 뜬 아우의 귀한 작품과 친지들의 사연을 모아서 엮은 내용으로써 소중한 선물입니다. 금년은 마침 우리 한반도에 뼈아픈 상처를 남긴 전쟁 발발 70주년에 이르는 해이기에 더 뜻깊게 생각됩니다. 오승재(吳昇在) 교수는 195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제3부두」로 당선된 작가로서 강의와 창작을 겸해온 우리 문단의 원로입니다. 미국 유학에서 귀국한 전후부터 모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대학원장도 역임했습니다. 정년 이후에는 특히 칠 남매의 맏이로서 북녘에서 외롭게 살며 큰 시인으로 활동해온 2년 터울의 아우를 잊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서로 헤어진 반세기 만의 2000년 여름, 제1차 이산가족 상봉 때 서울에서 잠시 만났던 10여 년 후인 2011년 가을에 76세를 일기로 평양에서 먼저 세상을 뜬 영재 시인을 위해 이 책자를 엮어낸 것입니다. 실로 60여 년 동안 떨어져 살며 생전에 부모님 임종도 못하고 떠난 아우가 백조의 노래처럼 부르다 남긴 사모곡들을 여기에 싣고 있습니다. 오영재(吳映在) 시인은 1935년 11월에 전남 담양에서 오씨 집안의 둘째로 태어나 자랐습니다. 중학생 때 만난 6·25전쟁의 회오리 속에서 16세 의용군으로 입북하여 60년을 가족과 떨어져 살며 전시의 병사시절과 전후의 노동생활을 거쳐서 북한문단의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런 사실은 필자가 펴낸 『북한문학사전』(1995년 국학자료원) 등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첫 작품 「갱도는 깊어간다」 (1953) 이후 1960년에 대학과정인 작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천리마시대의 노동을 형상화한 서정시 「조국이 사랑하는 처녀」(1961), 서사 시집 『철의 서사시』, (1981), 혁명과 건설의 심화 발전상을 군중 예술론으로 형상화한 대동강 편답의 기행체 장편서사시인 『대동강』(1981~1985) 등을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1989년에 영예로운 북한의 계관시인이 되고 1995년 말에 ‘노력 영웅’ 칭호로써 북한의 최고 훈장을 받은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생각하면, 2000년 8월 15일에 김포공항 도착한 다음 나흘 동안 제1차 남북 이산가족 100쌍이 서울에서 가진 극적인 만남은 일시적인 감흥으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에 견주어 이 책자에다 모은 자료들은 어머니 가신 지 5년 뒤에야 2000년 여름에 형제들이 상봉한 여느 작품보다 극적인 실화로서 이산의 아픔을 겪은 분단 한반도를 실증한 이야기입니다. 남북한의 당사자들은 물론 미국이나 그 밖의 외국 지성인들도 함께한 인간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울러 한 남측 소년이 북측에 살면서 남북을 거족적으로 아우르는 통일 조국의 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이 책자에 실린 인간 본연의 시편을 비롯하여 소감이나 편지 사연 등은 소중한 글로서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여기에는 「여기에 광부들의 일터가 있다」(1965) 등의 작품에서 못다 토로한 목마른 사랑의 욕구를 담고 있습니다. 전란기에 훈련받던 소년이 강진 운동장 옆의 탱자 울타리 곁에서 한 살배기 여동생 영숙을 업고 먼 길을 걸어와서 아들을 만나고 무더위 속 저녁 길로 떠나던 어머니 모습을 잊지 못해 토하는 목맨 울음만이 아닙니다. 3부의 사모곡 「아, 나의 어머니」에서는 실로 40년 만에 칠순 노모가 고향에 살아 계시다는 소식에 울부짖는 소리가 가슴을 울립니다. 「고맙습니다」 「아들의 심정」 「부르다 만 그 이름」은 고향의 모정에 목마른 인간의 울부짖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을 또 보며」 「목소리」 등에 이어서 「늙지 마시라」는 구구절절 인용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5부 추모곡과 소원시에서는 극적인 상봉이 있기 다섯 해 전에 돌아가신 모친 소식에 향한 피맺힌 갈구를 봅니다. 「무정」 「다시는 헤어지지 맙시다」 「슬픔」 「기어이 안기고 싶어」 등이 제목부터 감동을 줍니다. 이 책자는 남측의 작가 형과 북측의 시인 동생이 한 가족 그대로 만나 한겨레의 간절한 사랑과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형제의 합창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외에서 성원하는 여러분이 이 사모곡의 합창을 통해서 나비효과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오랜 세월 가슴 저리고 뼈아팠던 분단 75년의 아픔을 치유하고 우리 남북 당사자를 비롯해서 이웃의 열강들도 화해, 협력해졌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2005년 말 이후 서울 친척과 평양 가족 사이에 끊긴 서신 교류는 물론 남북을 왕래한 인편으로 음성녹음이며 귀한 옷감선물로 노모께서 팔순 잔칫상을 전해 받던 남북 화친이 복원 진전되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 형제의 절절한 사모곡이 쓰라린 분단의 아픔을 넘은 한겨레 모두의 디아스포라적인 가족사를 통해서 화평한 한반도 통일기원의 소중한 울림으로 울려 퍼지길 기원합니다.
1939년 전남 함평 태생,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학평론가 활동. 중앙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학장 겸 복지대학원장 역임, 현 명예교수. 북한문학사전, 한국현대민족문학사론, 세계문학 넘어서기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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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04:11 새글
가족의 역사와 분단의 슬픔을 안고 사는 한 민족 대한민국 남한과 북한의 역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책을 출판하심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장로님의 모습에 크게 감동하면서 이런 귀중한 책을 출판하시기까지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닮는 헌신의 실천적 신앙을 보여주신 아름다움을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책의 제목 <분단의 아픔> 부제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와 함께 역사적 기록으로서 그 속에 담긴 소중한 사진들은 글의 내용과 함께 예술작품으로서 걸작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도 사료되어 하나님에 대한 믿음 유무에 관계 없이 한반도에 사는 남북한 백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기대하면서 감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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