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목사 설교집

은혜 받은 자의 고백[요셉=하나님의 놀라운섭리,꿀맛] / 장영수 목사

성령충만땅에천국 2010. 8. 2. 17:09

은혜 받은 자의 고백

 2008 9 28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실로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 어미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중심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이스라엘아 지금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바랄찌어다

(시편 131:1-3)

 

올해 마흔둘의‘명희’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이 여인의 미국식 이름은‘켈리’입니다. 미국식 이름이 있는 까닭은 그가 오 남매의 막내딸이었는데 가난 때문에 다섯 살에 미국으로 입양되어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을 완전히 잊고 살았습니다. 미국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남편의 권유로 한국의 가족들을 수소문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 양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아버지가 자기를 버렸다는 것 외에는 다른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은 그저 낯선 나라였던 것이죠. 그러다가 작년에 36년 만에 부모형제가 한국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1년 동안의 준비를 거쳐서 37년 만에 부모형제를 찾아서 한국으로 오게 됩니다.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얼마나 많이 변했을까. 내가 입양되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부모형제를 만난 다음에 벌어지는 상황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망설임도 있었지만 용기를 내어서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습니다.

   공항에 마중 나온 언니들과 눈물의 재회를 합니다. 집에 가서 늙은 어머님을 만나게 됩니다. 입양의 뒷이야기를 세세히 듣게 됩니다. 37년 전에 빚보증을 서 준 것 때문에 재산을 다 날리게 되자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쓰러집니다. 아버지가 다시 일어나리라고 가족 누구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심한 상태였어요. 가족 부양을 엄마 혼자 다 떠맡게 되었는데 그때 주위의 사람들이 권유하기를 이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 아이 하나라도 입양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 마지못해서 막내딸을 입양 보냈던 것이죠. 내버린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가난 속에서 아이에게 잘 되는 길을 열어 주려고 했던 사랑의 결정이었던 것이죠.

   아버지를 만납니다. 아버지는 벌써 여든하나예요. 많이 늙으셨어요. 2년 전에 결정적으로 치매가 와서 가족들과 함께 살 수가 없어서 요양 병원에 입원해 계셔요. 그 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언니들과 같이 갑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아버지,“아버지, 명희가 왔어요.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하던 명희가 왔어요.”그 순간 아버지의 정신이 돌아 왔어요. 딸을 알아보는 거예요.“명희야”시키는 대로 그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제라도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는 말합니다.“내가 어렸을 때 병상에 누워계신 분이 나를 끔찍이 사랑해 준 기억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분이 할아버지가 아니고 아버지였군요. 나는 그 사랑 하나로 얼굴도 다르고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2주 만에 다시 떠나가는 딸에게 어눌한 말로 한마디 합니다.“명희야, 사랑해.”미국에 가정이 있고 직장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합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아왔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서 통역을 세우고 얘기할 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할 수 없어서 너무너무 답답해하고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내 지난날 37년 동안에 막연하게 안개 속에 쌓여 있던 것 같은 모든 과거가 사랑이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족도 없고 그 누구도 없기에 전혀 올 생각을 하지 못했던 한국이라는 나라에 새로운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자랑할 만한 문화가 있고 아름다운 삶이 있다고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억눌렸던 모든 것을 다 털어내고 이제는 새롭게 출발할 수 있겠습니다.”그들이 2주간을 함께 있으면서 입을 열 때마다 하는 말은‘감사해’였습니다.“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지. 어떻게 이렇게 꿈같은 일이 우리에게 주어졌을까. 감사해.

   여러분, 이게 인간의 운명이잖아요. 여기에 하나님의 손길이 있어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거 그저 내 노력으로 된 거 아니에요. 우연도 아니에요.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과 은혜가 있어요. 교만이라고 하는 것은 열등의식의 또 다른 표현이에요. 교만이든 열등의식이든 그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거예요. 얼마나 내가 사랑 받는 존재인가 하는 것을 알지 못한데서 시작된 거예요. 교만할 때 비어 있는 마음을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는 거예요.‘탐욕은 우상숭배다.’성경은 말합니다. 하나님을 만나야 할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지 못할 때 그 비어있는 허무를 탐욕으로 채우려 하는 거죠.

   여러분 잘 알다시피 최근에 벌어진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맹신, 과신, 교만의 대가입니다. 고위험, 고수익의 많은 금융상품들을 만들어 내었던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기인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것의 뿌리는 신뢰에 있어요. 신뢰가 무너지면 우리의 삶은 존재할 수 없죠.

  ‘신현송’이라고 미국의 프린스턴대학 교수이며 금융 안전시스템 전문가는 이 상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금융은 어디까지나 실물경제의 하인이어야 한다. 그런데 금융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자기가 주인인양 설치고 다닐 때 인생과 모든 것에 거품이 끼게 되고 이것이 몰락을 자초하게 되었다.’재미있는 통계를 들이대요.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들이 금융업계에 많이 들어간 몇 년 후에는 반드시 금융위기가 온다. 내로라 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들어가서 오만방자하게 자기 지식을 의지하고 경제를 휘두를 때 온 세계에 고통을 주게 된다고 하는 것이죠.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되겠습니까. 오늘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내 심령이 고요하고 평안하다. 마치 엄마 젖을 충분히 먹고 그 품에 잠든 아기와 같다.’우리가 평안하다고 할 때 떠오르는 그림 중에 하나가 엄마 품에 잠든 아기잖아요. 우리의 삶이 그토록 고요하고 평안하다. 언제 가능하겠습니까? 십자가의 은혜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발견할 때에만 가능하죠.

   하나님이 왜 우리를 이곳으로 부르셨을까요? 그 부르심을 확인해야 돼요. 거기에 사랑의 손길이 있어요.

   우리가 잘 아는 성경의‘요셉’을 생각해 봅니다. 그에게 남다른 고난이 있었어요.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성공도 있었어요. 그러한 고난과 성공 속에 요셉의 안목이 점점 넓어져요. 이제까지 걸어왔던 자기 삶을 새롭게 해석하게 돼요. 그가 애굽 땅에서 모진 고통 끝에 총리가 되고 첫 아들을 낳았을 때‘므낫세’라고 이름을 붙여요. 그 이름의 뜻은 뭐냐,‘이제 이 땅에 살게 됐으니 지난 날의 모든 고난과 부모형제를 다 잊어버렸노라.’다 잊어버리고 여기서 새롭게 출발하겠노라. 둘째를 얻어요.‘에브라임’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이제 이곳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성공을 맛보고 살겠노라.’그게 전부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형제들을 만나게 돼요. 형제들과 얽혀있던 아픈 상처들을 하나하나 씻어가게 돼요. 결정적으로 형제들과 화해하게 되면서 자기의 인생을 새롭게 해석합니다.‘내가 여기에 먼저 오게 된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있었다.’요셉이라고 하잖아요. 요셉이라는 말은 플러스라는 말이에요. 더한다는 말이에요. 원래는 그 엄마‘라헬’이 자기 언니에게 지지 않으려고 어렵게 아들을 얻었을 때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고‘아들을 더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이름을 요셉이라고 지었어요. 이게 사람의 생각이에요. 그러나 요셉이라는 이름 속에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있었어요. 그에게 남다른 꿈을 주시고 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고난과 연단을 주시고 드디어 섭리와 은총 속에서 큰 성공을 이루게 하시고 그 성공을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일에 쓰신 거죠. 큰 고난이 있었어요. 그러나 큰 구원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어요.

   부끄럽습니다만 저도 자주 생각해요.‘왜 하나님이 나를 이곳에 보내셨을까?’제가 처음 여기 오게 되었을 때 제 주위에 있는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거기 가서 그냥 3년만 있다가 와.”그 분 생각에 인도네시아는 3년 살기 알맞지. 더 살면 피곤해.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와서 살아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요.‘하나님이 왜 나를 여기 부르셨을까. , 막차 인생을 위해서 쓰시려고 그랬구나.’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대학 신입생 때 열차로 통학했었어요. 하루에 딱 두 번 밖에 없는 열차이기에 그거 놓치면 얘기가 아주 복잡해집니다. 신입생 때 친구와 같이 다른 대학에서 하는 연극을 봤어요. <꿀맛>이라는 연극 있잖아요.Taste of Honey.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그거 보고는 막 서울역에 뛰어 갔는데 눈앞에서 열차를 놓쳤어요. 한참을 기다려서 막차를 탔지만 그 막차는 우리 동네에 서는 열차가 아니고 그 다음 역에 서는 거죠. 그걸 기다렸다 타고 집에 들어오니까 12시가 넘었더라고요.‘꿀맛’을 보다가 그만‘쓴맛’을 봤습니다. 그나마 막차라도 탔으니 망정이지 막차 놓치면 어떻게 됐겠어요.

   여러분, 나이 들어 예수 믿는 분들은 다 막차 인생이에요. 남은 시간이 결코 많지 않아요. 왜 그렇게 막차를 타게 됐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릴 때부터 예수를 믿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찬송을 듣고 기도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는 것이 가장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늦게까지 예수를 믿지 못했을까. 거기에는 많은 오해도 있었고 낯가림도 있었던 것 같아요. 교회가 잘못한 일들도 있었죠. 사람이 모이다 보니까 아름답고 뜻있고 거룩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참 많거든요. 신앙의 자유함과 기쁨, 자발적인 헌신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것을 나누고 싶어요. 우리의 삶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만 갇혀있는 게 아니고 교회에서 받은 은혜가 가정과 일터로 이어져서 한 평생 온전한 은혜 가운데서 살고 또 다시 그것이 흘러 넘쳐서 내 자녀가 뱃속에서부터 은혜 속에 태어나고 자라나고 독립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 이것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이고 인생이에요.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은총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해외에 나와 살아보니까 여러 나라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인종과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생명들을 구원하시는가 하는 구원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저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시편은 예배자들이 예루살렘 시온 산을 향하여 올라가면서 부르는 찬송이에요. 예전에 교회는 대부분 높은 언덕 위에 있었어요. 나이 드신 분들은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대부분 흥얼흥얼 찬송을 부르면서 올라갔어요. 유대인들도 마찬가지예요. 찬송을 부르면서 예루살렘 성으로 올라 왔어요.

   여러분, 북한산에 올라가 보셨어요? 어느 프로를 보니까 지난 8.15 연휴 때 북한산의 풍경이더라고요. 참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더라고요.“왜 산에 올라갑니까?”그랬더니 공통점이 뭐냐 하면 욕심을 버리게 된다. 마음을 비우게 된다. 겸손을 배우게 된다. 때 묻은 일상 속에서 벗어나서 자기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또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허물없이 서로 친구가 된대요. 오늘 처음 만났는데도 서로 반갑게 교제를 하더라고요. 거의 날마다 올라오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팔십이 된 노인이 반바지에 운동복 차림으로 얼마나 씩씩하게 올라오는지 몰라요. 그를 붙들고 물어봅니다.“여기 자주 올라오십니까?”“매주 두 번씩 올라옵니다.”사십 대 체력이래요.“어떻게 올라오시게 됐습니까?”자기는 실향민인데 어떡하든지 살아생전에 통일을 보고 가족을 만나고자 하는 열망으로 몸이 건강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얘기합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촬영이 끝날 무렵인 늦은 오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백운대 꼭대기에 어떤 여자 청년이 회사 나가는 차림으로 막 치마를 휘날리면서 올라오더라고요. 좀 심하게 얘기해서 미친 사람같이 올라오더라고요. 어떻게 이 늦은 시간에 여길 올라오느냐고 했더니, 자기가 3일간 휴가를 얻어 방에만 쳐박혀 있었는데 문득 이렇게 휴가를 보낼 수는 없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나도 모르게 이끌려서 산에 왔다. 바람 부는 꼭대기에서 옷이 다 휘날리면서 말하기를“올라와 보니 너무 좋다. 너무 잘했다.

   이번 Idul Fitri연휴에 성지순례 가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그럼, 아마 시내산 꼭대기에 올라가겠죠. 그 감격 대단합니다. 오늘 성경이 말해요.‘은혜의 산에 오르라.

   여러분, 주무실 때 그냥 주무시지 마시고 잠깐 좋은 책을 읽으세요. 성경을 읽어도 좋고, 설교집을 읽어도 좋고 간증을 읽어도 좋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주무세요. 그러면 잠자리가 편안하고요, 그 다음날 아침에 벌떡 일어나면서 생명의 약동을 느낄 수 있어요. 이게 은혜 받은 자의 고백이에요.‘지금부터 영원까지 내가 하나님만 바라겠노라.

   며칠 전 뉴스를 보니까‘윌리엄 해밀턴 쇼 주니어’라고 하는 사람의 기념비를 세우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선교사 자녀로 평양에서 출생했어요. 2차 대전 때는 해군장교로 참전했어요. 하버드대학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던 중 6.25가 터졌어요. 그가 고심하다가 해군장교로 재입대합니다. 인천상륙작전이 있을 때 맥아더 장군의 측근 보좌관이 되어서 그 상륙작전을 돕습니다. 안 와도 되는데 왜 왔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말합니다.“나도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한국 사람이다.”그리고 인천 상륙작전이 끝난 다음에 9.28 서울수복작전에 미군 해병대로 자원해서 서울전투에 들어왔다가 녹번동에서 전사해요. 그때 그의 나이가 스물아홉이에요. 그의 유해는 서울의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묻혀있습니다.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는 선교사로 우리나라에서 끝까지 일하시다가 돌아가시고 모두 그곳에 묻혔어요. 그 묘비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요한복음 15 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

 

무엇이 그를 한국으로 이끌었을까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십자가의 사랑, 바다를 넘고 인종을 넘고 언어를 넘어 오늘 하나님이 나를 이끄시는 대로 은혜 받는 자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