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행함이 없는 믿음

성령충만땅에천국 2013. 4. 6. 08:12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그들에게,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라고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약 2:16-

 

어느 주일 예배가 끝나고 광고시간도 끝날 무렵 목사님이 쪽지를 들로 긴급 기도 요청이 있다고 알렸습니다. 교인 중 한 집사가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데 위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바로 제 구역 원이었습니다. 면회 시간은 12시와 오후 6시 반이어서 저는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보통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병자는 일흔이 넘은 어머니 한 분을 모시고 사는 사람인데 소아마비로 장애인이며 아내와는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는 분이며 직장도 은퇴한지 얼마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들리는 바로는 생활에 부채도 있어 갚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뇌출혈로 입원한 것입니다. 병원 심방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튿날 병자의 노모에게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그녀는 병자의 간병보다는 그의 병원비와 당장 생활을 꾸려나갈 일 때문에 걱정인 모양이었습니다. 벌써 병원비가 250만원이 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동 사무소에 뛰어가 속수무책인 아들의 병원비를 위해 긴급구호금을 좀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또 그가 생활 능력이 없어 영세민(기초생활 수급자) 대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 물었는데 수속하는 서류가 너무 많고 눈은 보이지 않아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이것은 다른 대리인이 할 수 없으며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고 해서 너무 무리해서 그런지 입 안이 다 헐었다고 했습니다. 병원도 하루 두 번은 가야 하는데 버스로 가기 때문에 한 번 오가는데 두 시간이 걸렸고 전날 밤에는 면회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혈당 증세가 생겨서 쓰러질 번했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추워 감기에 걸리면 간병도 못하니 잘 때나 따뜻이 자라고 당부했더니 방안 온도를 올리고 잘 수도 없다고 말하며 지난 추위에는 너무 참을 수 없어 난방을 하고 며칠 잤더니 삼 만원이던 기름 값이 오만원이나 나왔다고 모기소리만큼 힘없는 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라고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라는 성경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몸에 필요한 것이 엄청나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구역원이 합심기도하고 우선 가능한 헌금으로 그 노모에게 절망에서 일어나 소망을 갖도록 힘을 보태자고 구역 원을 독려했습니다. 이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많은 참새보다 우리를 귀히 여기시며 돌보시는 하나님임을 순간 믿어야 했습니다.

기도

하나님, 절망적인 순간이 주님이 역사하는 순간이 되게 해 주십시오. 아멘.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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