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3. 6. 19. 11:34

6월의 묵상

한 소리가 외친다. "너는 외쳐라." 그래서 내가 "무엇이라고 외쳐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을 뿐이다. -사 40:6-

 

오랜만에 미국에 있는 자녀들 집을 방문하기로 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아내는 떠나는 전날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정말 미국 자녀들 집에 가서 거기서 산 적이 있었는가?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교회 다니고, 교인들과 어울려 봄나들이도 가고, 시장도 가고, 홈쇼핑도 하고 …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다보니 여기 말고 다른 세상은 없는 것 같은 혹은 꿈속에서나 그런 곳은 다녀 온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참 삶은 집을 가지고 지인들과 함께 사는 여기에 있고 그쪽 삶은 이곳의 그림자거나 꿈같은 느낌이 들어서겠지요.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인도하는데 한 여자 권사가 새삼스럽게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더니 “장로님은 왜 그렇게 야위셨어요. 너무 왜소해 지셨네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죽을 날이 가까워지면 몸도 야위고 백지장처럼 가벼워지는 것 아니요?” 이렇게 대답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님이 그렇게 야위고 가벼워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이곳이 진짜이고 천국이 그림자일까, 천국이 진짜고 이곳 삶이 그림자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천국은 가본 적이 없지만 “내 본향 가는 길…”이라고 찬송도 부르고 “너희를 위하여 (천국에)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3).”는 예수님의 말씀을 늘 읽고 있는 터라 그곳은 가 본 것만큼 분명한 본향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곳은 영생할 곳이고 이곳은 길어야 100년이기 때문에 영원에 비해서 100년은 한 점과 같은 순간이어서 이곳이 진짜 삶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한 순간을 살다 떠나는 인간의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을 뿐이라고 이사야에게 외치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서울에서 댈러스까지는 12시간 반인데 아침 11시에 출발했으니 밤 11시 반까지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하면 다시 아참 9시 반이니 또 한 번 뜬 눈으로 하루를 지내야 합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며 잠을 청하는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저는 기내 영회인 ‘레미제라블’을 보고 또 ‘반창꼬’를 보았는데 시계를 보니 아직도 도착까지 7시간이 남았습니다. 잠을 자야 저쪽 세상으로 가는데 충분한 준비를 못하고 도착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 몽롱한 정신 가운데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고층 빌딩도 없는 황량하고 넓은 세상입니다. 그러자 한국의 삶이 벌써 꿈같습니다. 도토리들이 키를 재고, 더 잘 살겠다고 욕하고 미워하고, 싸우고, 상처 주고, 상처 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삶이 꿈같이 느껴지고 덧없이 느껴졌습니다.

이처럼 언젠가는 천국 가는 짐도 싸야 하는데 그 때도 실감이 나지 않겠지요?

 

기도:

하나님, 우리의 천국 가는 짐도 아내가 싸게 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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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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