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스크랩] 본받는 자녀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3. 8. 23. 08:13

8월의 묵상

형제자매 여러분, 다 함께 나를 본받으십시오. 여러분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은 것과 같이, 우리를 본받아 사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십시오. -빌 3:17-

 

“나를 본받으십시오.”라고 말하는 바울의 말은 참으로 부러운 말입니다. 실수투성이의 우리는 감히 나를 본받으라는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바울은 자신 뿐 아니라 자기와 동역했던(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 분들까지 눈여겨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길들여진 양같이 비교적 지도자를 잘 본받는 사람들이라고 자부합니다. 부모가 하는 대로 따라하고, 교사의 말을 잘 듣습니다. 목사님이 지시한대로 따라 하며, 광장에서 군중들이 움직이면 따라 움직입니다. 이렇게 본받기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지도자가 문제입니다. 누가 지도자입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 지도자로 인정을 받습니다. 그래서 “나를 본받으십시오.”라고 하지 않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번에 아들 집에 가서 한달 남짓 지냈습니다. 그 때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 손녀들은 모처럼 만난 저희 부부를 보고 우리를 본받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 손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대학교육으로 월반한 학생으로 얼마 전 우리나라 TV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에서 영재학교(YAMS)라고 소개도 된 그런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뭔가 좀 잘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와 저는 연령차(63세)가 있습니다. 언어차(영어와 한국말)가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차(미국과 한국)가 있습니다. 그래서 몇 마디 하기는 했지만 서로 마음을 제대로 열지 못했습니다. 손녀는 그 과정을 끝내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SAT 시험을 봐야 하는데 제가 수학을 좀 도와 줄 수 있을까 해서 의견을 냈는데 반응이 없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녀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한 시간 쯤 산책하는 것과 컴퓨터를 통해 하루 성경말씀을 보고 기도하는 것인데 그녀는 8시가 넘어 일어나기 때문에 그런 부지런한(?) 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여름학기를 하기 위해 트랜싯(통학열차)까지 태워다 주는 일은 했지만 몇 마디 말을 교환하지도 못했습니다.

 

한국으로 귀국해서 여름을 잘 지내고 있는지 알 수 없어 국제 전화를 했더니 마침 그 손녀가 받았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TV 보고 있어”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안 돼. 공부해야지.” 하는 소리기 나왔는데 참았습니다. 집안의 장손녀인데 출발을 잘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자기의 즐거움을 위해 공부하지 집안의 장손녀 명예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나 하겠습니까? 그녀의 대답이 당당한 것이 저는 서운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우리가 그곳에 있을 때 이층에서 계속 한국의 연속방송을 한 달 내내보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를 본받아 그렇게 당당한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본을 보이는 지도자라는 것을 알게 해 주십시오. 아멘.

 

아칸소주 유레카스프링스에서 행하는 예수 수난 연극

http://blog.daum.net/seungjaeoh/84 

출처 : 낮은 문턱
글쓴이 : 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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