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2. 8. 금요일 / Balance|김동호목사의 페이스북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2. 8. 금요일
Balance.
1. 우리 아버지는 1904년 생이셨다. 나는 51년생 무녀 독남이고 거의 쉰둥이인 셈이었다. 평생 자식 없이 사실 줄 아셨다가 기적적으로 출생한 내가 얼마나 신기하고 귀했을까? 2. 그래도 우리 아버지는 나의 실수와 잘못에 대하여 적당히 그냥 잘 넘어가주지 않으셨다. 매를 드셨다. '하나가 아니라 반쪽이라도 안 돼' 자라면서 아버지에게서 참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였었다. 무녀독남 쉰둥이 오냐 오냐 하다가 버릇없이 막 자랄까봐 염려가 되셨기 때문이었다. 3. 아버지의 매는 언제나 한 대였다. 때리시기 전에 몇 대 맞을래 묻곤 하셨는데 내가 언제나 '한 대'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정말 꼭 한 대만 때리셨는데 그 한 대가 매웠다. 다시 맞고 싶지 않을만큼. 4. 아버지는 매를 때리실 때 거의 한 번도
'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식의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으셨다. 오히려
'사람은 누구나다 이런 잘못을 해' '너만 그러는건 아니야' '다시 안 그러면 돼' '솔직히 아버진 너만 했을 때 너보다 더 했었다 뭐' 초등학교 4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셨던 우리 아버진 주벽만 아니셨으면 정말 최고의 아버지셨었다. 교육학을 전공한 나보다 훨씬 더 교육학적이셨다. 덕분에 제법 난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었다. 5. '하나가 아니라 반쪽이라도 안 돼' '그러나 너만 그러는 건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다 그래' '솔직히 아버진 너만 했을 때 너보다 더 했었다' '다시 그러지 않으면 돼' '그러시면서도 매는 정확하게 에누리 없이 매 답게' '딱' 6. 세상을 살아가며 옳지 못한 일과 사람을 보았을 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 아버지를 많이 생각한다. 생각해 보니 우리 아버지의 그런 생각과 자세는 참 균형잡힌 생각과 자세셨었다. 우리 하나님을 참 많이 닮으셨었다. 7. 아닌 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서도 옳지 못함과는 타협하지 않고 그것에 대하여 매서우면서도 도가 지나치지 않게 자신이 마치 하나님인양 착각하지 않고 자신은 마치 그런 잘못 안하면서 사는 사람인 것 착각하지 않고. 8. 이 새벽에 문득 내가 불효했던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며 다시금 깊이 생각해 보는 중요한 생각들
공의와 사랑 justice and tolerance 그와 같은 것들의 bala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