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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6. 13. 목요일 / 1차 항암 전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성령충만땅에천국 2019. 6. 17. 17:35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6. 13. 목요일 / 1차 항암 전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김동호목사의 페이스북

스티그마 | 조회 38 |추천 0 |2019.06.13. 08:00 http://cafe.daum.net/stigma50/Dhpk/2590 


김동호 목사 Facebook. 2019. 6. 13. 목요일

1차 항암 전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1.
오늘 1차 항암주사 맞으러 갑니다.
폐암 진단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일이 기도한대로 다 이루어져 담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갑니다.
다 여러분들의 그 디도스 중보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 설명 드리기는 어려우나 거의 로또 맞은 수준의 기도응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
저는 수술 전에도 목에 약간의 가래가 끼곤 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폐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현상 중에 하나였습니다. 저에게는 목이 좀 자주 쉬는 일도 나타났었습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가래가 불편하여 편히 잠들기 어려워 고생했던 날도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 수술을 하면 가래가 많이 생기는데 힘들고 아파도 그걸 기침으로 뱉어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게 신경이 쓰였는지 수술 받기 전 엉뚱하게도 '가래 좀 안 끼게 해 주세요' 기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도대로 되었습니다. 저에게만 무슨 특별한 조치와 처방을 하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수술 이후부터 지금까지 가래가 전혀 없습니다.

3.
저는 지금 또 항암주사를 앞두고 그런 식의 기도 하나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구역질과 구토에 대한 기도입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제가 쓰는 항암제는 90%의 환자가 구역질과 구토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10% 정도의 예외가 있지만 저는 전혀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음식에 대한 폭이 아주 좁습니다.
못 먹는 음식
먹기 싫어하는 음식이 꽤 많습니다.
그런 음식이 계속 나오면 먹는 건 고사하고 냄새도 못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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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약 한 달 가까이 신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는데 식사 때문에 학교 카페테리아에 가는 게 아주 곤욕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먹는 건 고사하고 냄새만 맡아도 힘들었습니다. 식사 때마다 식당 가는게 고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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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처음 중국엘 갔을 때에도 거의 보름 가까이 똑 같은 일을 격었습니다. 중국은 미국보다 도 더 힘들었습니다. 중국 식당의 그 이상하고도 특이한 향이 있어서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양평 황토방에서는 공동식사를 하는데 식사가 암 환자들에게 맞게 아주 건강식으로 준비 됩니다. 붜페식으로. 그런데 며칠 전부터는 저는 그 식당을 가지 못합니다. 제가 먹기 좋아하지 않는, 좀 더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싫어하는 음식이 늘 나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며칠 전부터는 아예 식당에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식사를 하고 오면서 제가 먹을 수 있는 아주 간단한 한 두 가지만 가져오고 따로 제 식사를 준비해 줍니다. 그래서 다음 달부터는 아예 직접 취사가 가능한 방을 얻어 이사(?)를 합니다. 아내가 고생입니다. 그러니 주사까지 맞아 놓으면 구역질과 구토로 식사하기 어렵게 되는 건 따논 당상입니다.

그래서 이번 저의 엉뚱한 기도 때문에 주사를 맞고도 구토와 구역질을 쉽게 넘어간다면 그건 120% 기도의 응답입니다. 구토와 구역질을 막아주는 약이 처방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고생하는 선배 환자들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정말 제가 무사히 넘어간다면 그건 정말 기도 응답 때문이 확실합니다.

4.
그러나 그보다 요즘 제가 더 강하게 기도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구역질에 대한 기도보다 더 중요한 기도입니다.

항암주사를 앞두고
마음이나 의식에 나타나는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
정말 거의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폐암 진단과 수술 후에 제가 요즘 조금 이상해 진 것 같습니다.
쓸데 없는 고집
정말 쓸데 하나도 없는 고집이 늘었습니다. 약간의 짜증이 섞인.
평소 때 같았으면 고집은 고사하고 말도 안하고 넘어갔을 소소한 일에 자꾸 고집을 부립니다.
그리고 그 고집으로 자꾸 곁에 있는 아내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아내가 상처 받고 맘 상해 하는 걸 보면 금방 깨닫고 후회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스스로 다짐합니다. 그런데 무슨 나사가 풀린 게 아니라 아예 빠진 것 같이 똑같은 일을 벌써 세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5.
어제도 그랬는데
억울한 아내는 상대가 오늘 항암 주사 시작하는 남편이라 마음 껏 화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걸 알고 있으니 더 스스로에게 화가 납니다.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폐암 상황이
저의 무의식에
제가 모르는 사이에 자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전형적인 암 환자들의 쿠세(이것도 일본 말인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6.
제가 믿음으로 암을 이겨내려고 작심하고 있다는거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지요?
'
믿음의 가오'라는 거창한 말까지 사용하면서 말이지요.
그런 결심이 저의 의식과 삶에 제법 큰 영향을 끼치고 효과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믿음이
저의 의식 세계뿐만 아니라
무의식 세계까지도 완전히 정복하기를 기대하고 욕심 냅니다.

무의식적으로 저에게서 나타나는
암 환자의 쿠세
쓸데 없는 고집과 짜증
그 잃어버린 것 같은 나사를 되 찾아
오히려 폐암 이전보다 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치 씨티와 페트 씨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전이이지만
혹시나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암 세포까지도 제거하기 위하여
항암 주사를 맞듯이 말입니다.

그게 오늘 1차 항암주사를 맞으러 가기 전
하나님께 드리는 제일 크고 중요한 저의 기도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항암 시작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