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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파시즘 찾기

내 안의 파시즘 찾기 등록 :2021-04-23 05:00수정 :2021-04-23 09:40 파시스트에 철저히 빙의한 작가가 서술한 ‘고백록’ 현실에 빗대어 읽어보면 ‘꿀잼’, 필요한 것은 성찰 파시스트 되는 법: 실용지침서미켈라 무르자 지음, 한재호 옮김/사월의책·1만3000원 나는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민주주의는 쓸모없을 뿐 아니라 해롭다. 솔직히, 일반대중에겐 이런 주장을 할 필요도 없다. 파시즘이 민주주의보다 낫다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다. 민주주의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늘 이야기하고, 자발적으로 파시즘으로 눈길을 돌린다. 문제는 민주주의에 지친 교양 계층이다. 이들에겐 왜 민주주의가 유해하며 파시즘이 필요한지 가르쳐 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말 거는 한겨레] 범죄 피의자 신상 보도 / 이봉현

[말 거는 한겨레] 범죄 피의자 신상 보도 / 이봉현 등록 :2021-04-20 17:09수정 :2021-04-21 02:36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봉현 | 저널리즘책무실장(언론학 박사) 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어디까지 보도해야 할까? 는 경찰이 신상정보를 공개한 ‘노원구 세 모녀 살해사건’ 피의자 김태현의 이름과 나이는 기사에 쓴다. 하지만 얼굴이 드러나는 정면 사진은 쓰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붙잡힌 ‘엔(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의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냈다. 2019년 일어난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의 범인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지만, 최근까지 사진..

프랑스어에 바짝 붙은 ‘어린왕자’ 번역본

프랑스어에 바짝 붙은 ‘어린왕자’ 번역본 등록 :2021-04-20 18:21수정 :2021-04-20 19:40 고종석 작가, 고수들 각축에 한 권 보태 “이 책에 혹시 오자는 있을지 몰라도 오역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그것만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의 한국어 결정판을 자부한다는 번역자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넘쳤다. 이미 100여 종이 훌쩍 넘는 한국어판이 나와 있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명저 의 새 번역본을 내놓은 언론인 출신 작가 고종석(사진)의 장담이었다. 도서출판 삼인을 통해 번역본을 낸 그는 20일 낮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번역이 가장 뛰어난 번역이라는 건 아니지만, 여태까지의 한국어 번역본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는 성서 다음으로 많은 언어로 ..

믿음의 유산- 에세이 [오승재 장로]

믿음의 유산- 에세이 은혜 추천 0 조회 26 21.03.08 17:11 댓글 0 현재페이지 URL복사 https://cafe.daum.net/seungjaeoh/J74U/117?svc=cafeapiURL복사 믿음의 유산 흔히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듣는다. “나는 물려줄 재산은 없고 다만 믿음의 유산을 남기고 죽고 싶을 뿐이다.” 정말 믿음의 유산을 자녀들에게, 또는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 이번에 훌륭한 한 기업의 회장은 나라에 크게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떠날 때는 자녀들에게 많은 재산을 유산으로 남겨주어 그 상속세만 해도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재물은 유산으로 남길 수가 있다. 상속세만 내면 수혜자는 아무것도 안 해도 그 재산이 자녀들 소유가 된다. 그러나 믿음의 유산은..

“시대의 어른” “당당한 자유인”…채현국 이사장 추모 물결

“대통령 재임 중엔 전화도 말라던 선생님이셨는데…” 등록 :2021-04-04 16:56수정 :2021-04-05 02:43 “시대의 어른” “당당한 자유인”…채현국 이사장 추모 물결 효암고 졸업생 “상받았다고 우쭐하지 말라고 하셨던 기억”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빈소 사진. “시대의 큰 어른 우리 채현국 선생님. 가시는 듯 다시 오소서. 늘 우리들 곁에….”방명록 곳곳에 남은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 있었다. 조문객들은 ‘시대의 어른’, ‘자유롭고 당당한 자유인’ 등으로 그를 기억했다.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장례 이틀째인 4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그를 추모하려는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효암고등학교 졸업생인 대학생 강윤희(21)씨는 “삶의 가르침을 주셨던 분이..

[사설] 윤석열, 장모 ‘부동산 투기 의혹’ 책임있는 해명을

[사설] 윤석열, 장모 ‘부동산 투기 의혹’ 책임있는 해명을 등록 :2021-04-05 18:12수정 :2021-04-06 02:39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나오고 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아파트 건설 시행 사업을 하면서 농지법을 위반하며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의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5일 입장문을 내어 “관련 법령에 따라 아파트 시행 사업을 적법하게 진행했고 세금도 모두 정상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보도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는 2006년 12월 경기 양평..

윤석열 장모 쪽 “농지, 부동산 개발은 정상…제3자 경작 문제 안돼”

윤석열 장모 쪽 “농지, 부동산 개발은 정상…제3자 경작 문제 안돼” 등록 :2021-04-06 04:59수정 :2021-04-06 08:46 [윤석열 장모 최씨 농지법 위반 의혹] 보도 이후에야 변호사 통해 입장 밝혀 전문가들은 “농지법 위반을 인정한 셈” “제3자 경작도 자경 원칙 위배돼” 황당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경기 양평군 아파트 시행 사업 중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장모 쪽 변호사가 “농지를 사서 부동산 개발하는 건, 통용되는 정상적인 것”이라며 “농지 취득 후에도 제3자를 통해 경작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명이 “되레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사들..

[유레카] 기억 앞에서 겸손하다는 것 / 안영춘

[유레카] 기억 앞에서 겸손하다는 것 / 안영춘 등록 :2021-04-04 14:08수정 :2021-04-05 02:38 ‘기억 앞에서의 겸손함’이 탁월한 문학적 수사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기억의 불확실성과 자의성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 없이 저런 표현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 능력은 영리함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영리함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뇌과학자들이 기억의 기제를 설명한 것들을 보더라도 저토록 사려 깊은 표현을 만날 수는 없다. 가령,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릭 캔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억은 그 핵심에서 보면 심장 박동과 다르지 않은 생물학적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더없이 명쾌하지만, 겸손이나 성찰 대신 상실감을 안긴다. 로맨틱한 기억도 쓰라린 기억도 저 설명..

[사설] ‘시대의 어른’ 채현국 선생의 삶을 돌아볼 때다

[사설] ‘시대의 어른’ 채현국 선생의 삶을 돌아볼 때다 등록 :2021-04-04 18:32수정 :2021-04-04 21:47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효암학원 이사장인 채현국 선생이 2일 별세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대구에서 태어난 선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1961년 (현 한국방송) 피디로 입사했으나 3개월 만에 그만뒀다. 방송을 권력의 선전도구로 삼으려는 박정희 군사정권의 부당한 제작 지시를 거부하고 사표를 던졌다. 선생은 부친을 도와 강원도 삼척의 광산업체 흥국탄광을 운영하며 사업가로 크게 성공했다. 1970년 소득세 납부 실적 전국 2위에 올랐다. 그러나 1972년 박정희 정권의 10월 유신 이후 기업을 정리하고 재산을..

포로수용소의 ‘셰에라자드’

포로수용소의 ‘셰에라자드’ 등록 :2021-04-02 04:59수정 :2021-04-02 10:54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유제프 차프스키 지음, 류재화 옮김/밤의책(2021) 단박에 읽어버릴 만큼 얇은 책의 표지를 보며 여러 단상이 떠올랐다. 라는 제목에서 어떤 존엄을 향한 열망을 읽어냈다. 부제에 눈길이 갔다. ‘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 생뚱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도대체 누가 포로수용소에서 프루스트를 강의한단 말인가. 분명히 그 난해하다는 를 주제로 강의했을 텐데, 이게 가능한가 싶었다. 그러다 서문을 채 몇 줄 읽지 않고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 사연인즉 이러했다. 일군의 폴란드 장교가 1939년 10월부터 1940년 봄까지 스타로벨스크 포로수용소에 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