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1310

[유레카] 푸슈카시와 손흥민 / 김창금

[유레카] 푸슈카시와 손흥민 / 김창금 등록 :2020-12-15 15:05수정 :2020-12-16 02:42 선수에게 최고의 영광은 상이다. 고대 그리스의 아틀론(αθλον·athlon)은 상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 경쟁하는 선수(athlete)가 나왔다고 하니 연원은 오래됐다. 로마의 건국 신화를 다룬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에서도 한 챕터가 운동 경기와 우승자 시상에 맞춰져 있을 정도다. 트로이 함락으로 망명 백성들을 이끌게 된 아이네이스. 그는 고된 이탈리아 항해 중 아버지 앙키세스의 장례를 치른 뒤 노젓기, 달리기, 권투, 활쏘기 등 각종 운동 경기로 축제를 연다. 가장 뛰어난 선수는 무구나 청동솥 등을 상으로 받는다.고대 이래 군사적 목적을 위한 전사 훈련, 중세 기사들의 마상 창대결, 현대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등록 :2020-12-11 04:59수정 :2020-12-11 09:33 서양사학자 곽차섭 교수의 마키아벨리 공화주의 사상 연구서 시민의 자유와 정의 사랑한 마키아벨리의 이상 집중 분석 16세기 피렌체의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 도서출판 길 제공 마키아벨리의 꿈 곽차섭 지음/길·2만8000원 서양사학자 곽차섭 부산대 교수는 마키아벨리 전문 학자다. 마키아벨리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을 펴냈고, 마키아벨리 삶에 관한 권위 있는 전기인 로베르토 리돌피의 과 마키아벨리 사상 연구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온 존 포칵의 를 우리말로 옮겼다. 마키아벨리의 대표작 의 이탈리아어 대역본을 내기도 했다. 은 이렇게 지난 30여 년 동안 마키아벨리에 관한 연구와 번역을 ..

동주는 백석의 시집을 필사했다

동주는 백석의 시집을 필사했다 등록 :2020-12-11 05:00수정 :2020-12-11 14:00 김응교 교수 새 책 ‘서른세 번의 만남, 백석과 동주’ 윤동주 시에 나타난 백석의 영향 살펴 윤동주의 삶과 죽음을 그린 영화 에서 윤동주 역할을 맡은 배우 강하늘(왼쪽)과 동주의 사촌 송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의 모습. 영화에서는 몽규가 동주에게 백석 시집 을 권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루스이소니도스 제공 서른세 번의 만남, 백석과 동주 김응교 지음/아카넷·1만8000원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법 만능주의에 대한 ‘강골’ 검사의 질타

법 만능주의에 대한 ‘강골’ 검사의 질타 등록 :2020-12-11 04:59수정 :2020-12-11 14:28 ‘월가의 저승사자’ 프릿 바라라 전 뉴욕남부지검장 첫 저서 현장 사례 가득한 ‘실천적 정의론’…검사들 필독서로 충분 프릿 바라라 전 뉴욕남부지검장. 흐름출판 제공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흐름출판·1만8000원 ‘그럴듯한 대의명분을 설정한 뒤 결론을 정해 놓고 수사한다.’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지막지하게 수사한다.’ ‘목표에만 집착해 절차를 무시하고 인권을 등한시한다. ’지난 2월 에 실린 칼럼(제목은 기사 뒷부분에)을 다시 읽다가, 이 대목에서 눈길이 멈췄다. 마침 프릿 바라라의 를 읽고 있던 터. 그가 누군가. ‘월스트리트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미..

웃을 일 없는 사건의 연속, 바닥에서 선택한 웃음

웃을 일 없는 사건의 연속, 바닥에서 선택한 웃음 등록 :2020-12-05 09:03수정 :2020-12-05 10:04 [토요판] 그림책 작가들의 ‘돌파하는 힘’ (5) 고정순 링 위에서 두들겨 맞는 권투선수 손바닥이 상처투성이가 된 아이 불러주는 사람 없어 사라진 아이 ‘그림책 출판 어둠 담당’이래요 난독증·학습 장애·중증의 질병 붓과 손 동여매고 그림 그리기도 고통이 내게 무얼 가르치나 생각 “코너에 몰릴 땐 팍 웃어버려요” 고정순 작가의 작업실이자 집인 서울시 은평구 아파트는 미니멀리스트의 집처럼 세간이 매우 적고 정리정돈이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 거실에는 테이블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는데, 매일 화구를 들고 나와 이 자리에서 작업하고 마치면 다시 모든 재료를 깨끗하게 정리해 수납한다. 매일 아침..

“남 인정 못 받으면 나한테도 아무 의미 없나요?”

“남 인정 못 받으면 나한테도 아무 의미 없나요?” 등록 :2020-11-21 16:28수정 :2020-11-21 17:26 [토요판] 그림책 작가들의 ‘돌파하는 힘’ (4) 유설화 달리기에서 거북한테 패배한 토끼 남 시선 상관 않는다면 어땠을까 내 한계 어딘지 살피는 건 중요해 “자유롭고 거침없는 작가 보면 샘나죠 평범한 그림체지만 그게 제 것이고요 타인의 기대와 자기욕심 잘 다뤄야죠 내 불안 정체 무엇인지 질문하면서요” 서해로 넘어가는 가을 햇빛이 예쁜 그림자를 드리우는 10월 말 늦은 오후, 인천 서구 왕길동 자택의 작은 서재가 유설화 작가의 작업실이다. 여러 초등학교에서 요청해 온 온택트 강연을 잘 진행하려고 작업실 벽면에 소음 방지 패드를 붙였다. 등 뒤로 대표작인 포스터가 보인다. 해란 작가 ..

백년도 살지 못하면서...[박완규]

백년도 살지 못하면서... 백년도 살지 못하면서 마구 화내는 자, 천년도 살지 못하면서 만년 어치의 근심을 하고 사는 자, 누구입니까? 어제는 만석을 가진 사람이 힘들게 사는 사람의 콧구멍에 들어있는 마늘 쪼가리를 뺏어 먹겠다며 기를 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천년을 살 것처럼 그렇게 모질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낮다고, 없다고, 함부로 화내고, 함부로 사람 무시하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요즘은 일에 치여 살다 보니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아예 새벽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벽에 컴컴한 산을 오르는데 길가에 비석도 없는 무덤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그 무덤들을 보면서 멀지 않은 시기에 나도 저 안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

녹암 권철신, 천주교 신자 아니었다 [박석무]

제 1139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녹암 권철신, 천주교 신자 아니었다 금년 1월 20일자로 「죽음의 공포도 이겨낸 다산」이라는 ‘풀어쓰는 다산이야기’의 글에서 1801년 신유옥사 이후 18년의 귀양살이 동안은 물론, 1818년 해배되어 시간이 오래 지낼 때까지도 다산을 다시 귀양보내거나 잡아다 죽여야 한다는 상소가 계속 이어졌음을 말한 바 있습니다. 1830년 69세이던 다산을 죽여야 한다는 상소가 있었음을 기록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다산을 미워하고 반대했던 권력자들은 그렇게 끈질기게 다산을 위협해가며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옥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굳은 심지의 다산, 그런 불안과 공포에도 끝내 굴하지 않고 그는 학문적 대업을 완성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해배되어 4년이 지난 1822년, 초봄에..

[유레카] 수험생과 공교육 죽이는 ‘킬러 문항’ / 권혁철

[유레카] 수험생과 공교육 죽이는 ‘킬러 문항’ / 권혁철 등록 :2020-11-23 15:27수정 :2020-11-24 02:39 수능이 끝나면 이른바 ‘킬러 문항’ 논란이 벌어지곤 한다. 킬러 문항은 ‘문제가 너무 어려워 시험 보는 사람의 멘탈을 킬(kill)하는 문제’란 뜻이라고 한다. 입시당국에서는 어감이 살벌한 킬러 문항 대신 ‘최고난도 문항’이라고 점찮게 표현한다. 킬러 문항은 주로 수학에서 나온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수학 21번, 29번, 30번 문제가 킬러 문제라고 통한다.(21번과 30번을 꼽는 의견도 있다.) 수능 수학은 30문제를 100분에 풀어야 한다. 평균 한 문제를 3분 안팎에 풀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방송(EBS) 수학 강사도 킬러 문항 하나 푸는 데 20분 이상이 걸린다고 한..

“남 인정 못 받으면 나한테도 아무 의미 없나요?”

“남 인정 못 받으면 나한테도 아무 의미 없나요?” 등록 :2020-11-21 16:28수정 :2020-11-21 17:26 [토요판] 그림책 작가들의 ‘돌파하는 힘’ (4) 유설화 달리기에서 거북한테 패배한 토끼 남 시선 상관 않는다면 어땠을까 내 한계 어딘지 살피는 건 중요해 “자유롭고 거침없는 작가 보면 샘나죠 평범한 그림체지만 그게 제 것이고요 타인의 기대와 자기욕심 잘 다뤄야죠 내 불안 정체 무엇인지 질문하면서요” 서해로 넘어가는 가을 햇빛이 예쁜 그림자를 드리우는 10월 말 늦은 오후, 인천 서구 왕길동 자택의 작은 서재가 유설화 작가의 작업실이다. 여러 초등학교에서 요청해 온 온택트 강연을 잘 진행하려고 작업실 벽면에 소음 방지 패드를 붙였다. 등 뒤로 대표작인 포스터가 보인다. 해란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