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4424

[세상읽기] 깃발 든 보수, 불행한 공동체 / 조형근

[세상읽기] 깃발 든 보수, 불행한 공동체 / 조형근 등록 :2020-05-03 17:32수정 :2020-05-04 02:38 조형근 ㅣ 사회학자 라운드 종료의 벨이 울린다. 펀치를 멈추고 코너를 향해 돌아선 매기를 챔피언이 공격한다. 반칙이다. 매기는 넘어지면서 1, 2번 경추가 부러진다. 전신불수가 된 매기 앞에서 평생 그녀의 등골을 파먹어온 가족들이 보상금을 놓고 다툰다. 매기는 혀를 깨문다. 모질게도 응급처치로 살아난다. 트레이너 프랭키를 향한 눈빛이 갈수록 처연하다. 마침내 결심한 그가 한밤, 병원을 찾아서 매기의 호흡기를 떼어내고 치사량의 아드레날린을 주사한다. “모쿠슈라, 너에게 붙여준 이 이름의 뜻은, 사랑하는 나의 혈육이란다.” 매기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프랭키는 매기를 안는다. 영화..

[빛과 소금] 새로운 삶의 방법론

[빛과 소금] 새로운 삶의 방법론 전정희 뉴콘텐츠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입력 : 2020-05-02 04:03 “이곳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대됨에 따라 모든 학교 및 교회에 휴교령과 종교집회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갑작스러운 발표로 20여 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아침 큐티와 기도회 모임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마스크와 손세정제, 알코올 등을 급한 대로 준비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지 사역자 한 명이 이곳 선교센터에 왔을 때 고열이 심해 이 나라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대기 순서가 100번이 넘으니 연락하면 방문하라고 했답니다.” 최근 아시아 A국에 나가 있는 선교단체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해당국의 열악한 의료 형편과 미숙한 정부 대응에도 헌신하는 선교사들의 노고..

[한겨레 프리즘] 아버지의 5월 / 이세영

[한겨레 프리즘] 아버지의 5월 / 이세영 등록 :2020-05-03 18:57수정 :2020-05-04 02:37 이세영 ㅣ 정치팀장 아버지는 정의당원이다. 1936년 제주생. 오랫동안 열정적인 디제이(DJ) 지지자로 살았다. 대선 투표하러 고향 집에 내려간 1992년 겨울, 아버지는 새벽이 오도록 개표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주무세요. 어차피 김영삼이 되는 선거였어요.” 반응은 싸늘했다. “이것만은 알아둬라. 너희 젊은 놈들, 역사에 큰 죄를 지은 거다.” 나는 그 선거에서 김대중을 찍지 않았다. 아버지는 장로교 은퇴 목사다. 육지로 건너와 신학교를 다니며 전도사 생활을 시작한 게 1960년대 초. 초임 교사이던 어머니를 만나 광주에서 결혼했다. 10년 넘게 농촌 사목을 하다 1970년대 말 ..

재난지원금 기부, 소득공제 10년안에 받으면 된다

재난지원금 기부, 소득공제 10년안에 받으면 된다 등록 :2020-05-03 21:11수정 :2020-05-04 02:39 코로나 재난지원금 A to Z 4일부터 취약층 280만 가구 현금 지급 세금납부 적거나 공제 못 받는 저소득층 불이익 안되게 기간 늘려 식구 일부만 수급자인 가구는 제외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 단장)이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4일 취약계층 280만가구부터 현금으로 지급된다. 또 기부한 재난지원금 소득공제 가능 기간은 10년으로 정해졌다.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법 브리핑을 열었다. 우..

[조은 칼럼] 오월 광주와 ‘우리 선생님’에 대한 사유

[조은 칼럼] 오월 광주와 ‘우리 선생님’에 대한 사유 등록 :2020-04-30 18:06수정 :2020-05-01 10:59 80년 오월 광주의 열흘을 빠르게 요약하고는 ‘우리 선생님’이 밖으로 뛰쳐나가려던 학생들을 가로막고 나가려거든 “나를 밟고 가라”고 누워버리셨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속에서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우리 수피아는 쑥대밭이 되거나 줄초상이 났을 거라는 참담한 말로 마감한 그 친구 이야기를 내 안에서 틀고 또 틀었다. 오월의 문턱에 들어서면 언젠가는 한번쯤 꺼내고 싶지만 덮어두었던 이야기를 일상에 쉼표가 찍힌 동안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오래 유예한 숙제다. 초중고를 광주에서 다녀 깊은 연고가 있지만 1980년 5·18에서 시작하는 그 열흘간의 ‘오월 광주’에 부재했고 사회(과)..

[사설] ‘부동산 투기·탈세 의혹’ 양정숙, 비례대표 사퇴해야

[사설] ‘부동산 투기·탈세 의혹’ 양정숙, 비례대표 사퇴해야 등록 :2020-04-28 19:43수정 :2020-04-29 02:43 ‘부동산 투기·탈세 의혹’으로 사퇴 권고를 받은 양정숙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8일 당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뒤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윤리위는 혐의를 부인하며 사퇴를 거부한 그를 ‘검증 기망’ 등의 사유로 제명했다.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이 28일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부동산 투기 및 탈세 의혹에 휩싸인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자를 제명하고,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재산 증식 과정에서 불법이 있다고 판단해 자진 사퇴를 권고했지만 양 당선자가 거부하자 ‘정치적 파면’을 선언한 것이다. 4·15 총선에서 시민당 비례대표 15번을 ..

[유레카] 코로나19 항체 검사 / 구본권

[유레카] 코로나19 항체 검사 / 구본권 등록 :2020-04-28 17:50수정 :2020-04-29 02:40 미국 뉴욕주는 지난주 5개 도시에서 무작위로 선별한 주민 3천명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 검사’를 했다. 검사자 14%에게서 항체가 검출됐다. 뉴욕주 1945만명 인구에 14%를 적용하면 약 27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28일 현재 감염 검사를 통한 확진자 수의 약 10배에 이르는 규모다. 에 지난 21일 실린 연구를 보면, 무증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이 약 40%다. 대부분의 국가가 증상자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률을 고려하면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다는 얘기다.현재 코로나 감염 검사는 무증상 초기 상태에서도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어 방역..

항쟁의 밤 한복판에 스러진 들불들, 대하소설로 살려낼 것

항쟁의 밤 한복판에 스러진 들불들, 대하소설로 살려낼 것 등록 :2020-04-27 19:33수정 :2020-04-28 02:33 [5·18 40주년 기획] 오월, 그날 그사람들 ⑩소설가 전용호(광주시 인권옴부즈맨) 탈춤 추던 대학생 ‘들불야학’에 들어가 윤상현·김영철·박관현 등 만나 큰 울림 마지막 항전 뒤 수배 피해 서울로 도피 ‘광주학살 고발’ 넋풀이 노래극 기획해 황석영 집서 숨죽이며 녹음·배포하기도 마지막 노래가 바로 무명 때도, 등단 뒤에도 ‘5·18’ 화두로 1년에 한 편씩, 항쟁 주역들 써 갈 것 1980년 10월 광주 군 상무대 계엄재판에 나온 전용호씨. 전용호씨 제공 “그냥 우리가 대본 쓰고 노래 만들어 카세트테이프로 보급하자, 이런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지난 16일 광주광역시청 1층..

“세상 부럼 없다는 북한 사람들 ‘행복지수’ 잣대부터 다르다”

“세상 부럼 없다는 북한 사람들 ‘행복지수’ 잣대부터 다르다”[박한식의 평화에 미치다] 등록 :2020-04-27 20:57수정 :2020-04-27 21:00 ‘사과-오렌지처럼 단순비교 땐 오류’ 2012년 국내총생산 남한의 30분의 1 ‘삶의 질 지수’ 따지면 평가 달라져 대내경제-대외경제 다른 방식 운영 내부는 ‘사회주의 분배의 정의’ 초점 ‘필요’ ‘사회적 공헌도’ 맞춰 생활비 대외론 자본주의 질서 따라 자원 수출 2000년대초 서해·동해 ‘원유’ 확인 미 부통령 체니도 변호사 통해 연락 “북한 원유개발사업 참여 주선해달라” 2013년 개성공단 일시중단 때 관여 남북간 협의 주선하며 ‘특이점’ 실감 중국 경제특구 부작용 반면교사 삼아 “사업주 아닌 공단에서 ‘임금’ 배급” 길을 찾아서-29회 북한..

전통무용 춤사위의 멋과 귄 [박석무]

제 1110 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전통무용 춤사위의 멋과 귄 19세의 청년 정약용이 경상도 진주에 가서 지은 “칼춤 시를 지어 미인에게 주다”라는「무검편 증미인(舞劍篇贈美人)」시의 한 구절입니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며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 조지훈 시인의「승무」라는 시의 구절입니다. 검무이건 승무이건, 춤이라는 예술이 이렇게 멋지고 깊은 맛이 담겨 있음을 이제사 느껴보는 자신이 참으로 짜잔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며칠 전 우리 시대의 춤꾼 이애주교수가 자신의 스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