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1310

어이없는 방송심의 역사는 계속된다…유튜브로 다 들을 수 있는데, 왜?

어이없는 방송심의 역사는 계속된다…유튜브로 다 들을 수 있는데, 왜? 등록 :2020-06-19 17:20수정 :2020-06-20 02:31 [이재익의 아재음악 열전] 송창식의 ‘왜 불러’는 가사가 국민에게 반항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는 등 과거 황당한 이유로 방송 부적합 딱지가 붙는 경우가 많았다. 자료사진 찰리 채플린의 유명한 말이 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금지곡의 역사 역시 그러하다. 당대에는 서슬 퍼런 검열의 칼날이 창작자의 목에 겨눠진 상황이었지만 지금 보면 그 이유가 황당하고 우습기 짝이 없다.금지곡이 가장 흔했던 시기는 군사정권 시기이며 그 뿌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대통령 긴급조치 9호’로 ..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역사의 증인, 시민의 여행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역사의 증인, 시민의 여행 등록 :2020-05-15 06:00수정 :2020-05-15 10:02 5·18 40돌을 맞아 나온 여러권의 책을 봅니다. 와 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중심에 놓은 역사기행입니다. 좋은 문장에 깊은 생각을 담은 책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경건해집니다. 는 광주관광호텔에서 본 5·18을 담았습니다. 도청 앞 광장과 금남로가 한눈에 들어오는 호텔에서 일한 홍성표씨는 그곳에서 열흘 동안 겪은 일을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그가 일지와 메모를 제공하고 안길정씨가 기획·집필한 이 책은 발포 명령이 없었다는 발뺌과 부인을 되풀이한 (2017)의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홍성표씨는 5월27일 전일빌딩을 향한 헬기 사격의 유일한 목격자인데, 높은 ..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단단한 각오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단단한 각오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등록 :2020-06-12 06:01수정 :2020-06-12 14:44 [책&생각] 책거리 통영의 작은 마을에 자리잡은 소담하고 아름다운 출판사 ‘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가 오랜만에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는 “험악해서 안부 묻기도 어려운 시절”이라며 반가운 새 책 소식을 전했습니다. 20년이 넘도록 전국 방방곡곡의 구멍가게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온 이미경 작가의 신간 가 나왔다고요. 3년 전 선보인 이 작가의 은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책을 들고 가게를 찾아간 독자들, 이미경 작가에게 어릴 적 구멍가게가 아직 살아 있다며 제보를 한 사람도 있었답니다. 정 대표는 “이 책이 만든 여러 기적이 있다”며 당시 가 실은 책 소개 기사에 대한 독..

‘나는 누구인가’ 그림 속 내 얼굴이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그림 속 내 얼굴이 묻는다 등록 :2020-06-19 05:59수정 :2020-06-19 09:21 얼굴을 그리다 정중원 지음/민음사·1만9000원 본인의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 작품을 바라보는 정중원 작가. 민음사 제공 ‘그림이야? 사진이야?’ 얼굴에 있는 작은 모공, 거뭇거뭇한 주근깨, 얇은 솜털까지 생생하게 보인다. 마치 누군가를 마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초상화’다. 하이퍼리얼리즘은 장소나 물건, 사람 등 일상적 소재를 마치 사진과 같이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미술 장르로, 극사실주의 또는 포토리얼리즘이라고도 불린다. 는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로 주목받아온 정중원(32) 작가가 쓴 에세이다. 지은이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 박한철 전 헌법재판..

“미안해, 함께 추락하기 싫어…” ‘학출’ 노동자 부부의 냉정한 현실

“미안해, 함께 추락하기 싫어…” ‘학출’ 노동자 부부의 냉정한 현실 등록 :2020-06-19 05:59수정 :2020-06-19 09:25 자연사박물관 이수경 지음/강·1만3000원 이수경(사진)의 첫 소설집 에는 2016년 신춘문예 당선작인 표제작을 비롯해 일곱 단편이 실렸다. 일곱 작품은 단편으로서 독립성을 지니면서 동시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니, 이 책은 연작소설집에 해당한다. 연작의 주인공은 중년의 노동자 부부. 작품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긴 하지만 이들은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같이 한 동지였고, 공장 노동자가 된 남편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가 두 번이나 해고를 당한다. 아내는 결혼 전에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음독까지 했으며 어머니는 결국 자살하고 만 아픔을 지니고 있다. 명문 외고..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아무튼, 평화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아무튼, 평화 등록 :2020-06-19 05:59수정 :2020-06-19 09:35 [책&생각] 책거리 누구나 기회를 잃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한 선배는 몇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 정상을 눈앞에 두고 뒤처진 동료를 챙기느라 눈물의 하산을 했다고 합니다. 산악 잡지를 만들고 30여개 대회 1500㎞를 달린 ‘트레일러너’ 장보영 작가가 쓴 (코난북스)을 보니, 그 또한 산행 때 예측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고생한 일이 한두번 아니었다고 하는군요. 운좋게 알프스 몽블랑 원정대원으로 합류하게 된 그는 7달 동안 산악훈련까지 했지만 서유럽 최고봉을 눈앞에 둔 해발 3786미터에서 컨디션 난조로 원정대장에게 ‘하산’ 명령을 받았답니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산..

세상을 지우고 새로운 시공을 열고 싶은 꿈, 달리다

세상을 지우고 새로운 시공을 열고 싶은 꿈, 달리다 등록 :2020-06-19 06:01수정 :2020-06-19 10:49 김훈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출간 “적개심과 야만적 폭력 이해할 수 없어”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지음/파람북·1만4000원 신작 장편 을 낸 작가 김훈.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야만은 약육강식의 문명”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간의 선의에 호소한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고, 제도와 구속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훈의 신작 장편 은 시간과 공간이 불분명한 고대 세계를 무대로 삼는다. 나하라는 강을 사이에 두고 두 나라가 대치하고 있다. 북서쪽의 초는 유목 문명에 기반한 나라..

‘강화길표 스릴러’, 여성만 알아챈 폭력과 차별에서 시작된다

‘강화길표 스릴러’, 여성만 알아챈 폭력과 차별에서 시작된다 등록 :2020-06-19 06:01수정 :2020-06-19 10:54 두 번째 소설집 ‘화이트 호스’ 펴낸 강화길 작가 인터뷰 젊은작가상 대상 ‘음복’ 등 여성서사 스릴러 문법에 담아 화이트 호스 강화길 지음/문학동네 ·1만3500원 신간 를 선보인 강화길 작가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소설가는 현재의 이야기를 메타포로 만들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 친구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소설 속 이야기예요.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저와 친구들, 주변 사람들이 함께 만든 거죠.”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

귀양지에서 다산을 되살린 소실 홍임모

귀양지에서 다산을 되살린 소실 홍임모 등록 :2020-06-19 06:01수정 :2020-06-19 10:06 [책&생각] 이숙인의 앞선 여자 일러스트 장선환 1999년, 서울의 고서점에서 한시 16수가 발견된다. 이것저것 필사해 놓은 책 사이에 들어 있던 이 시 (南塘詞)는 강진에 유배 와 있던 유명한 학자를 현지에서 보살폈던 첩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바로 다산 정약용의 소실 이야기였다. 해배된 다산을 따라 어린 딸과 함께 마재 본가까지 왔다가 ‘쫓겨나’(遭逐) 쓸쓸히 강진으로 되돌아간 그녀의 마음을 독백의 형식으로 풀어놓은 것이다.시의 작자가 그녀의 목소리에 자신을 숨기고 있는 형상은 등 뒤로 숨겨져야 했던 생전의 그녀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사실 7, 8년을 함께 살며 아이까지 낳았지만 다산의 그..

“나는 변경을 몸에 두른 자들의 상속인이다”

“나는 변경을 몸에 두른 자들의 상속인이다” 등록 :2020-06-19 06:01수정 :2020-06-19 10:49 일본 메이지 유신 이후 150년간 변경으로 떠밀린 이들 삶 복원한 기행 강상중 교수 “한국, 강한 사회-강한 국가 조합…상황 과소 평가 말아야”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메이지 이후의 일본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사계절·1만3800원 지진 직후 구마모토현 마시키마치에서. 2016년 5월15일 기준, 구마모토현 지진 피해는 사망 49명, 지진 관련 사망 19명, 행방불명 1명, 부상 1664명, 주택 파손 8만 4817채, 피난자 1만 4340명에 이르렀다. 강상중 교수는 “재난이 닥쳤을 때 지역, 사회, 국가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썼다. ⓒ 교도통신사·호리 마코토, 사계절 제공..